주간동아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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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산으로 등반 여행 떠나볼까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5-04-28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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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명산으로 등반 여행 떠나볼까

    동남아시아 최고봉을 자랑하는 키나발루 산. 동중국해의 일출이 장관을 이룬다.

    ‘봄을 타면 산을 타라’. 최근 한 스포츠용품 브랜드가 내놓은 매혹적인 광고 문구다. 이 광고는 등산이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웰빙 스포츠며 가장 트렌디한 패션이 되었다고 속삭인다.

    특히 꿈처럼 여겨졌던 히말라야나 키나발루, 판시판 등 외국의 명산을 찾아나서는 이들이 늘어나 등산이나 트레킹을 테마로 한 여행 상품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등산이나 트레킹은 성취도가 매우 높은 스포츠입니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려서 얻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죠. 또 정상 정복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습니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15년을 넘으면서 ‘어디 가봤다’는 식의 여행은 끝나고, 자신에 대한 도전의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등반 전문여행사 TNC 채경석 대표는 최근 유행에 민감한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이 해외 등반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귀띔한다. 배우 조재현, 박상원 씨 등은 고산 등반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체력과 정신력을 보여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해외 등반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나라에선 오를 수 없는 해발 4000m 이상의 고도, 즉 하늘 가까이까지 자기 힘으로 걸어 올라가면서 원시적인 자연과 맞서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등반 전후에 이국 문화를 접하고 온천이나 리조트 등 현지 휴양 시설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특징을 갖춘 곳으로 각광받고 있는 여행지가 말레이시아의 키나발루, 베트남의 판시판, 네팔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 코스와 에베레스트 트레킹, 중국의 화산과 황산, 대만의 옥산, 일본의 북알프스 등이다. 사진으로만 보던 산이지만 일반인들의 안전과 체력을 고려한 등반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해외 명산으로 등반 여행 떠나볼까

    히말라야 산군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사바주에 솟아 있는 키나발루는 해발 4095m로 히말라야보다는 낮지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고도가 높아 등산을 하며 순간순간 열대우림에서 고산지대, 암반으로 변화하는 풍경에 빠질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난이 서식하는 곳(약 400종)으로, 말레이시아의 첫 번째 세계문화유산 지정지다.

    해외 명산으로 등반 여행 떠나볼까

    키나발루 등산 여행은 인근의 해양리조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트라 하버 리조트(왼쪽)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곳이다.

    키나발루 등산은 대부분 버스를 타고 해발 1588m에 위치한 키나발루 국립공원(싱가포르보다 넓다) 본부까지 올라가서 시작한다. 여기서 등산 허가를 받고, 등반 안내인을 배정받는다. 마음씨 좋은 현지인 안내인과 함께 소형버스를 타고 가다 팀포혼 입구에서 내려 본격적으로 산행을 하는데, 저 높이 보이는 키나발루 정상의 모양이 희한하다. 원래 바다였던 지역이 3억년 전에 융기해서 생긴 것으로, 그 모습이 중국 여인이 누워 있는 듯하다 하여 ‘키나발루’(차이나+여신)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팀포혼 입구에서 부지런히 걸어 오후 3~4시쯤 라반 산장에 도착해 일찌감치 저녁을 해먹은 뒤 9시에 취침한다. 새벽 2시에 일어나 야간 산행을 하여 해 뜨기 전에 정상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키나발루 정상에서 보는 동중국해의 일출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 중 하나로 꼽힌다. 정상까지 9시간 정도 걷는 등산 코스지만, 고산지대에 적응하기 위해 반드시 산장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휴식한다.

    팀포혼 게이트 앞에는 매년 열리는 키나발루 산악 마라톤 대회의 우승자 이름과 기록이 커다랗게 써 있는데, 가장 최근의 우승자는 2시간 40분대 주파 기록을 세운 이탈리아의 브루노 씨로 돼 있다.

    현지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한국인 고승환 씨는 “상금이 있어 산악 가이드들이 목숨 걸고 마라톤에 참여한다. 경기하다 죽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 특히 계단이 많아 관절염 환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해준다.

    키나발루 산이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은 등산 코스도 훌륭하지만, 주변의 휴양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키나발루 산이 있는 사바주에만 6개의 골프 클럽이 있고 바다에 접한 대형 리조트에서 다양한 스포츠가 가능하다. 탄중아루와 수트라 하버 등 리조트가 세계 최고의 수준이면서 번잡하지 않아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키나발루 산이 있는 사바주는 지진해일 이후 반사 이익을 보고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사바주의 보르네오섬은 주변에 큰 섬들이 감싸고 있어 해일, 태풍, 지진 피해가 없다. 늘 가벼운 바람만 불 뿐 바다는 마치 호수처럼 평화롭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코타키나발루 공항까지 직항 운항을 시작했기 때문에 해외 산행을 꿈꾸는 초보 등산객이라면 1순위 후보로 올릴 만하다.

    본격적으로 해외 등반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면 네팔 히말라야에 도전해볼 수 있다. 네팔 히말라야는 강과 계곡에 의해 여러 산군으로 나뉜다. 최근 우리나라 트레킹족과 등반객들이 많이 도전하는 곳이 에베레스트 트레킹(쿰부 코스)과 안나푸르나 산군 코스다. 에베레스트 트레킹은 8000m 고봉들을 바라보며 일주일을 걷는데 트레킹으로선 유일하게 5000m가 넘는 고소를 오르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베트남 북쪽 고산지대 사파에서 오르는 판시판은 해발 3143m로 1994년 일본 산악인들에 의해 아름다움이 처음 소개된 산이다. ‘로케트’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데, 급경사를 이룬 산의 모양이 마치 로케트처럼 생긴 데서 유래했다.

    중국에서는 시안에 있는 화산이 유명하다. 표고(1997m) 는 높지 않으나 거대한 바위에 파놓은 돌계단을 따라 걸으며 감상하는 전망은 최고의 영상미를 이룬다는 평을 받는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에 위치한 백두산(2749m)은 이미 많은 관광객들에게 알려진 등반 코스가 되었다.

    해외 등반 상품은 해외 등반 전문여행사에서 대부분 취급하며 큰 규모의 여행사에서 ‘옵션’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해외 산악 등반은 다른 여행보다 현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등반에 필요한 전문 지식도 요구되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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