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권을 구입하면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기분이 좋아지죠. 허탈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더 많지만… 복권은 꼭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 같아요.” 김씨의 ‘복권론’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씨는 스포츠 용품 회사에 근무했다.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그만둔 김씨가 복권판매업을 시작한 것은 2년 전.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수입은 크게 줄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해졌다. 김씨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한 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생활한다. “여름엔 더위에, 겨울엔 추위에 시달리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합니다. ‘행운’을 파는 사람이 우울하게 앉아 있으면 안 되죠.”
그의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천차만별이다. 매일 500원짜리 즉석복권을 한 장씩 사는 철부지 중학생, 매주 25만원어치의 복권을 구입하는 ‘젊은 사장님’, 당첨되지도 않은 복권을 새 것으로 바꿔달라는 아줌마까지.
“복권에 당첨돼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저도 용꿈, 돼지꿈을 꾸면 몇 장 사보려고요. 아직까진 좋은 꿈을 못 꾸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