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미니앨범 ‘SUPER REAL ME’
전곡을 담은 ‘스페드업(Sped Up)’ 버전 미니앨범을 발매한 아일릿(ILLIT). [빌리프랩 제공]](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6/21/c2/cf/6621c2cf1c03d2738250.jpg)
데뷔 미니앨범 ‘SUPER REAL ME’ 전곡을 담은 ‘스페드업(Sped Up)’ 버전 미니앨범을 발매한 아일릿(ILLIT). [빌리프랩 제공]
같은 곡을 새롭게 감상하는 재미
섣부른 진단은 이르다. 리믹스라 해도 단순한 스페드업에 불과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곡 재생 속도를 높여 호들갑스럽고 경쾌하게 만든 스페드업은 틱톡(TikTok) 등 짧은 영상 콘텐츠 문화에서 널리 쓰이는 음악 형태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직접 간단히 편집해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면, 틱톡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음원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면서 지난 몇 년간 발매사가 공식적으로 스페드업 버전을 등록하는 일도 늘었다. 특히 지난해 피프티피프티의 ‘Cupid’가 틱톡을 무대로 대대적인 바이럴 인기를 구가한 이후 더 본격화했다. 팬들의 문화 현상에 기획이 직접 뛰어드는 모양새가 낯 뜨겁지 않게 여겨지는 흐름이 만들어진 셈이다.그러나 K팝 시장의 변화를 시사하는 면도 분명 있다. 빌보드 차트 등 해외 차트에서는 원곡 판매량과 리믹스 트랙의 판매량을 합산하기도 한다. 그러니 팬에게 리믹스는 같은 곡을 새로운 기분으로 감상하면서 차트 성적에도 기여하는 방법이 된다. 별도로 녹음하거나 준비해야 할 일이 적은 아티스트에게도 활동 부담은 다소 낮추면서 시장에서 입지는 유지 또는 확대하는 발판이 된다. 또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활용도를 과거보다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K팝의 핵심적 활동 공간이 지상파 음악방송 무대에서 SNS와 팬 참여의 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분간은 리믹스 발매가 산업적으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그렇다면 음악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아티스트와 협업이나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의 도입을 바랄 수 있을까. 리믹스를 통해 여러 장르로 변주하는 르세라핌, 특유의 음악적 색채를 효과적으로 확장한 뉴진스 등을 보며 기대감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