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렬 작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후문에 달고나를 파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나와 친구들은 종종 뽑기를 하러 갔다. 국자에 설탕을 담아 불에 녹이고 베이킹 소다를 콕 찍어서 저으면 설탕이 빵처럼 부풀어 올랐다. 하얀 설탕이 황금색으로 변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신기했다.
납작하게 만든 뒤 돌고래, 우산처럼 어려운 모양을 찍어놓은 달고나 뽑기에 성공하면 대형 잉어 엿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성공한 날은 손에 꼽는다. 뽑기에 실패해도 그리 아쉽지 않았다. 부서진 달고나를 입에 넣으면 바삭하고 달짝지근한 맛에 금세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추억의 간식을 근사한 디저트로 변신시켜보고자 한다. 바로 ‘달고나 치즈케이크’다. 냉동실에 얼려놓은 케이크를 자르면 단면에 달고나 조각이 살짝 녹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크림치즈에 달고나 맛과 향이 배어 독특한 풍미가 느껴지고, 간간이 씹히는 달고나 식감도 재미있다. 오늘의 주인공 달고나를 잘 만드는 팁을 전하면 설탕이 완전히 녹아 살짝 갈색이 됐을 때 베이킹 소다를 넣고 빠르게 섞어야 한다. 그리고 기포가 생기기 전 유선지에 부어 굳혀야 예쁜 모양의 달고나가 완성된다. 노오븐 베이킹이라 재료만 준비하면 쉽게 만들 수 있고, 맛도 유명 브랜드 치즈케이크 부럽지 않다.
크림치즈와 달고나, 환상의 케미 ‘달고나 치즈케이크’
재료달고나 재료(설탕 150g, 베이킹 소다 4분의 1티스푼), 15㎝ 원형 틀, 다이제 쿠키 90g, 녹인 무염버터 40g, 크림치즈 200g, 설탕 40g, 바닐라 익스트랙 2g, 레몬즙 3g, 젤라틴 5g, 50% 정도 휘핑한 생크림 150g
만드는 법
1 냄비에 설탕을 넣고 약불에 올려 녹인 다음 베이킹 소다를 추가해 달고나를 만들어 평평하게 굳힌다.
2 다이제 쿠키를 부순 다음 녹인 무염버터와 섞어 원형 틀에 꾹꾹 눌러 담고 냉장실에 넣어둔다.
3 굳은 달고나를 손으로 조각내고 반가량 지퍼백에 넣어 곱게 부순다.
4 실온에 놓아 말랑해진 크림치즈를 넣고 주걱으로 부드럽게 푼 다음 분량의 설탕, 바닐라 익스트랙, 레몬즙을 넣어 잘 섞는다.
5 약간의 물에 녹인 젤라틴, 50% 정도 휘핑한 생크림을 차례대로 넣어 섞는다. 마지막으로 부순 달고나를 섞는다.
6 냉장실에 넣어둔 틀을 꺼내 그 위에 치즈케이크 재료를 붓고 평평하게 만든 다음 냉동실에서 1시간가량 굳힌다.
7 스팀타월로 틀을 감싸 겉면을 살짝 녹여 틀을 제거한다. 케이크를 조각으로 자르고 잘라놓은 달고나를 올려 마무리한다.
연출법
달고나 치즈케이크를 담을 접시는 깔끔한 하얀색이 좋다. 접시에 케이크 한 조각과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면 행복한 디저트 타임을 즐길 수 있다. 접시는 영문 잡지 위에 올리고 계절감 있는 꽃을 화병에 꽂아 테이블을 장식하면 모던한 카페 분위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