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1월 22일(이하 현지 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물 내용이다. 11월 17일 올트먼은 오픈AI 이사회로부터 전격 해고돼 MS행을 결정했다가 닷새 만인 22일 새로운 이사회와 함께 오픈AI CEO로 복귀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처럼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날 뻔했으나 가까스로 사태가 봉합된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해고 직후인 11월 19일(현지 시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것(출입증)을 착용한다”며 X(옛 트위터) 계정에 업로드한 사진. [샘 올트먼 X(옛 트위터) 캡처]
올트먼 CEO가 오픈AI로 복귀가 결정된 11월 22일(현지 시간) X 계정에 올린 게시물. [샘 올트먼 X(옛 트위터) 캡처]
오픈AI 직원들 “나도 MS 가겠다”
기존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의 해임을 결정한 이유로 ‘정직성’을 꼽았다. 이사회는 11월 17일 해고 사실을 알리면서 “올트먼이 이사회와의 소통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았다”며 “이사회는 올트먼이 오픈AI를 계속 이끌어나갈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더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배경은 공개하지 않아 올트먼 퇴출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했다. 이후 오픈AI 내부가 혼란에 휩싸이자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이사회 결정이 어떤 부정행위나 회사의 재무·사업·안전성 또는 보안, 사생활 문제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의 메모를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고 미국 CNBC가 보도했다.올트먼은 오픈AI에서 축출된 직후 MS 합류를 발표했다. MS는 오픈AI와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것은 물론, 오픈AI 지분 49%를 보유한 대주주다. 그럼에도 올트먼의 해고 사실이 MS에 뒤늦게 전달됐고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크게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델라는 이를 기회 삼아 올트먼을 직접 품었다. 올트먼이 MS에 합류하기로 한 11월 20일 MS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05% 오른 377.44달러(약 49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올트먼 쫓아낸 이사회 대폭 물갈이
올트먼이 오픈AI로 되돌아온 데는 오픈AI 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주요했다. 11월 2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픈AI 직원들은 “이사회 사임, 올트먼 CEO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모든 직원이 올트먼 CEO를 따라 MS로 이직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사내에 돌렸다. 전체 오픈AI 직원 770명 중 700명 이상이 이 성명에 동참했다. 내부 반발이 일자 올트먼 해임을 주도했던 일리야 수츠케버 공동창업자는 X 계정을 통해 “이사회 결정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오픈AI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올트먼은 자신의 복귀를 요구하는 오픈AI 직원들과 수츠케버 공동창업자의 X 게시물에 하트 이모티콘을 남기며 오픈AI로 복귀 희망을 드러냈다.올트먼은 결국 해임 닷새 만인 11월 21일 화려하게 컴백했다. 그의 복귀와 함께 오픈AI 이사회에서는 대규모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 올트먼의 우군으로 꼽히는 브렛 테일러 전 세일즈포스 공동 CEO, 생성형 AI 개발 지지자이자 조직에 무게감을 더하는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이사회에 합류함에 따라 올트먼의 리더십은 한층 강력해질 전망이다. 기존 이사회 4인 중에서는 애덤 디엔젤로 CEO만 잔류하기로 했다. 새로운 이사회는 총 9명으로 예상되며, 이번 올트먼 퇴출 사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MS 측 인사도 일부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수혜자로 MS를 꼽는다. 조성배 연세대 AI대학원장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으나 올트먼 퇴출 사태는 생성형 AI 개발을 두고 두머(doomer·파멸론자)인 이사회와 부머(boomer·개발론자)인 올트먼이 부딪친 결과라는 게 중론”이라면서 “여기서 올트먼이 승기를 잡았고 그 과정에서 MS가 힘이 된 만큼 향후 오픈AI는 MS와 함께 AI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자 할 텐데, 이는 MS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올트먼 축출을 주도했던 수츠케버는 이사회에서 배제되고 ‘AI 안전 개발’이라는 자신의 명분도 지키지 못해 이번 사태의 최대 패배자로 남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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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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