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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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 설욕 나서나 

[위클리 해축] 반환점 돈 UEFA 챔피언스리그… 연승 질주 바이에른 뮌헨 우승 후보

  • 박찬하 스포티비·KBS 축구 해설위원

    입력2025-11-1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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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매치데이4’가 11월 6일(현지 시간) 끝났다. 지난 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는 바뀐 ‘리그 페이즈’ 제도에 따라 팀당 최소 8경기씩 치르는데 이제 반환점을 돈 셈이다. 조별리그가 아니라 36개 팀이 순위를 가리는 구조라서 승점 한 점, 골득실 하나하나가 중요한 상황이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주목할 팀을 살펴봤다.

    분위기 일신한 바이에른 뮌헨 

     바이에른 뮌헨(1위: 4승 12승점, 이하 11월 11일 기준) 

    1년 사이 가장 크게 달라진 팀은 단연 독일 슈퍼클럽 바이에른 뮌헨이다. 지난해 1월 필자는 주간동아에 바이에른 뮌헨의 위기를 진단하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불안하기 그지없던 팀은 최근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위력을 뽐내고 있다. 리그 10R 1. FC 우니온 베를린 원정에서 비기긴 했지만 개막 후 16연승을 내달리며 거침이 없다. 빅클럽 사령탑으로는 부족해 보이던 뱅상 콩파니 감독의 지도력은 1년 만에 흠잡을 데 없이 발전했다.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은 허리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경기를 돕는다. 새로 합류한 윙 포워드 루이스 디아스는 최고 영입 선수로 평가된다. 혜성처럼 등장한 2008년생 레나르트 카를도 빼놓을 수 없다. 주전 수비수가 된 요나탄 타 때문에 김민재가 백업이 된 것은 마음 아프긴 하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의 현 모습만 보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근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한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돈나룸마 영입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스타일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뉴시스

    최근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한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돈나룸마 영입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스타일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뉴시스

     맨체스터 시티(4위: 3승 1무 10승점)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한 지 10년이 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구단과 선수,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자신도 크게 변화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모든 게 엉망이었다. 전 대회 우승을 노리던 팀이 트로피를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다. 천하의 과르디올라 감독도 맨체스터 시티에서 퇴장할 시간이 다가온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다시 도전을 택했다. 새로운 선수를 대거 영입하고 라이벌 위르겐 클롭 감독의 오른팔이던 코치까지 데려왔다.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기존 성공 공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팀을 리빌딩하겠다는 의지다.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영입은 맨체스터 시티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교한 후방 빌드업을 중시했고, 그만큼 골키퍼는 패스와 킥 정확성이 필수였다. 하지만 돈나룸마는 발을 아주 잘 쓰는 골키퍼는 아니다. 그 대신 장신(196㎝)에 기막힌 반사신경과 뛰어난 선방 능력을 자랑한다. 무조건적인 지배와 공격 대신, 역습과 실리적인 축구가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 무대도 밟지 못한 맨체스터 시티가 실패를 반복할 것 같지 않다.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갈라타사라이 SK의 빅터 오시멘. 오시멘의 맹활약으로 갈라타사라이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을 노려볼 만한 위치에 올라섰다. 뉴시스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갈라타사라이 SK의 빅터 오시멘. 오시멘의 맹활약으로 갈라타사라이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을 노려볼 만한 위치에 올라섰다. 뉴시스 

     갈라타사라이 SK(9위: 3승 1패 9승점) 

    빅터 오시멘은 2022∼2023시즌 김민재의 동료로서 SSC 나폴리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마스크맨’(과거 안면 부상으로 보호대를 착용해 트레이드마크가 됨) 오시멘은 이번 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갈라타사라이 SK에 합류했다. 이적료만 7500만 유로(약 1275억 원)에 달한다. 튀르키예 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한 파격 영입의 효과는 확실했다. 갈라타사라이는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였던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만 패했을 뿐 이어진 리버풀, FK 보되/글림트, AFC 아약스와의 경기를 모두 이겨 토너먼트에 가까워지고 있다. 갈라타사라이가 승리한 세 경기에서 스트라이커 오시멘이 6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AS 모나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로 이어지는 마지막 3연전을 잘 치른다면 8위에 들어 16강 직행도 노려볼 수 있다.

     가라바흐 FK(15위: 2승 1무 1패 7승점) 

    아제르바이잔 가라바흐 FK는 챔피언스리그 2차 예선부터 험난한 여정을 뚫고 본선에 합류했다. 그 나름 유럽 대항전 경험을 쌓은 팀이지만 이번 시즌 초반 돌풍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이 팀은 첫 경기인 벤피카 원정에서 승리해 상대 감독을 경질시켰다. 매치데이4에서는 첼시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가라바흐는 엄청난 활동량과 기동력,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승부를 건다. 변방 팀이라고 쉽게 생각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콘테 감독 ‘챔스 징크스’ 재현된 나폴리

     SSC 나폴리(24위: 1승 1무 2패 4승점) 

    이탈리아 챔피언 SSC 나폴리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챔피언스리그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징크스가 이번에도 재현됐다. 콘테는 과거에도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첼시를 정상히 앉힌 다음 시즌에도 그랬고,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에서의 두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케빈 더브라위너의 현 소속팀과 과거 친정팀의 맞대결 ‘더브라위너 더비’로 관심을 모은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나폴리는 0-2로 완패했다. PSV 아인트호벤 원정에선 6골을 내주며 패했다.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와 플레이메이커 더브라위너의 부상으로 공격력이 약화된 게 가장 큰 문제다. 

     유벤투스(26위: 3무 1패 3승점) 

    구단의 잘못된 선택은 어김없이 팀을 추락시켰다. 이탈리아 강호 유벤투스의 현 상황이 딱 그렇다. 근년 유벤투스를 보면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유벤투스 구단은 검증되지 않은 안드레아 피를로를 사령탑으로 선택하거나 티아고 모타를 금방 경질하고 의문투성이인 이고르 투도르 감독과 계약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결국 이번 시즌에도 감독이 경질되고 루치아노 스팔레티가 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선택에는 희망을 걸어볼 만하다는 점이다. 남은 경기 상대도 보되/글림트, 파포스, 벤피카, 모나코라서 포기하긴 이르다. 스팔레티 감독의 노련함과 경험을 믿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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