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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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커피 내기’ 하는 Z세대 직장인들

[김상하의 이게 뭐Z?] 팔 뻗어 위에서 머리 찍은 뒤 사진 첨부 후 질문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5-11-2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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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세대 일상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늘고 있다. Z세대 관련 다양한 웃픈(‘웃기면서 슬픈’의 줄임말) 에피소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다 보니 이들을 따라 하고, 공감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렇다고 Z세대 일상을 꼼꼼히 공부할 필요는 없다. Z세대 일상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경과를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를 꾸준히 하는 등 과정까지 재밌는 방식을 추구하는 정도다. 이번 주 Z세대 일상을 파고들어가 보자.

    #핀터레스트로 나를 알아보는 법

    ‘How Pinterest sees me’ 게시 글로 취향을 공유하는 Z세대. 김상하 제공

    ‘How Pinterest sees me’ 게시 글로 취향을 공유하는 Z세대. 김상하 제공

    필자는 요즘 Z세대는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MBTI, 에겐·테토 같은 성향 분석 테스트로 단순히 자신의 캐릭터를 파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깊이 분석한 뒤 인생 영화, 책, 취미 등을 정리해 SNS에 올리고 다른 사람들과 감성이 맞는지 알아가고자 한다.

    요즘은 핀터레스트(Pinterest)를 활용하는 방식이 유행이다. 이미지 기반 SNS인 핀터레스트는 Z세대 사이에서 자신의 취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SNS로 자리 잡았다.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에 꼭 맞는 참고 사진을 스크랩하고, 분위기별로 정리해둘 수도 있다. 누군가의 취향을 확인하려면 인스타그램보다 핀터레스트를 보는 게 더 효과적이다.

    X(옛 트위터)에선 ‘How Pinterest sees me(핀터레스트가 생각하는 나)’라는 게시 글도 유행한다. 사진 4장으로 내 취향을 한번에 보여주는 방법이다. ‘Room(방)’ ‘Singer(가수)’ ‘Aesthetic(심미적)’ ‘Outfit(차림새)’ 키워드를 각각 핀터레스트에 검색하고 가장 먼저 나오는 사진을 하나씩 모아 4장을 올리면 끝이다. 사진 4장을 SNS와 카카오톡 단체방에 올려 취향을 나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Singer 대신 Food(음식) 분야 사진을 올리면 된다. 앞으로 핀터레스트로 자신의 취향을 나타내는 방법이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

    #줄이어폰 유행은 돌아온다

    걸그룹 르세라핌의 곡 ‘스파게티(SPAGHETTI)’ 콘셉트에서 차용한 유선이어폰 줄을 정리하는 굿즈. 르세라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쳐

    걸그룹 르세라핌의 곡 ‘스파게티(SPAGHETTI)’ 콘셉트에서 차용한 유선이어폰 줄을 정리하는 굿즈. 르세라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쳐

    무선이어폰이 등장한 이후 삼성 버즈나 애플 에어팟을 쓰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해도 유선이어폰은 여전히 ‘힙’의 대명사다. 아무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힙스터들은 일부러 유선이어폰을 사용한다. 요즘 유선이어폰이 다시 유행하는 듯하다. 시작은 걸그룹 르세라핌이다. 신곡 ‘스파게티(SPAGHETTI)’로 컴백하면서 유선이어폰 줄을 정리하는 굿즈를 출시했다. 모양새가 포크에 스파게티 면을 감는 것 같아 센스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실물 앨범 판매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 엔터사들은 CD플레이어와 인이어 등 팬들이 좋아하고 실용성 있는 굿즈를 다양하게 만든다. 이번 르세라핌의 굿즈도 트렌드와 맞닿아 있고 신곡 콘셉트와도 일맥상통한다. 헤드셋이 유행하는 시기에 ‘헤꾸’(헤드셋 꾸미기)가 인기 있었던 것처럼, 유선이어폰 꾸미기도 유행 중이다. 핀터레스트에서 유선이어폰을 꾸미는 가지각색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이어폰 줄을 비즈나 뜨개실로 돌돌 감는 매듭공예는 기본이고, 스피커 부분에 스티커까지 붙여야 완성이다. 우리 조상은 갓에 달린 줄도 꾸며서 쓰는 민족이었으니, 후손인 Z세대도 꾸미기를 멈추지 않는다.

    #챗GPT야, 커피는 누가 사야 할까

    챗GPT로 커피 내기를 하는 직장인들. 현대엔지니어링 유튜브 채널 ‘HEC TV’ 캡처

    챗GPT로 커피 내기를 하는 직장인들. 현대엔지니어링 유튜브 채널 ‘HEC TV’ 캡처

    점심을 다 먹은 12시 30분,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커피 내기를 해봤을 것이다. 내기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톡 사다리 타기나 게임 애플리케이션은 흔하다. 한동안은 ‘마블 룰렛’ 프로그램이 유행했다. 트렌드에 빠삭한 직장인은 이제 마블 룰렛에도 지겨움을 느낄 것이다. 요즘은 챗GPT에 커피를 살 사람을 지목해달라는 릴스가 화제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MZ 숏’을 찍는다. 팔을 위로 길게 뻗어 하늘 높이로 휴대전화를 들고 커피 내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머리가 다 나오게 한다. 그다음, 챗GPT에 사진을 첨부하고 “커피를 사야 하는 사람 머리에 ◯◯을 그려줘”라고 프롬프트를 작성하면 끝이다. 인스타그램엔 MZ 숏 찍기부터 실패해 깔깔대는 릴스까지 많이 올라와 있다. 결과도 두근대고 과정도 재밌는 커피 내기, 이번 주 직장 동료와 함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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