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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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청춘이라 죄송합니다

“공감과 소통으로 변화 시작하길”

‘사축일기’ 쓴 시인 겸 싱어송라이터 강백수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6-01-25 14: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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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친구들이 지금 직장에서 보통 ‘사원 말 대리 초’ 상황에 놓여 있어요.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은 사라지고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회의가 커져갈 시기죠. 그 친구들과 만나 얘기하면서 한 자 한 자 적은 글이 책이 됐습니다.”
    젊은 직장인의 비애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책 ‘사축일기’로 화제를 모은 강백수(사진) 씨 얘기다. 등단시인이자 ‘강백수 밴드’를 이끄는 싱어송라이터이며, 한양대 국문과 박사과정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하는 ‘예비학자’이기도 한 강씨는 정작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의 책이 대중의 공감을 산 건 오히려 철저히 제삼자 위치에서 현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축일기’에는 ‘신입사원의 별’에 도착한 어린왕자가 ‘서류 한 무더기와 USB 저장장치가 꽂힌 컴퓨터를 앞에 놓고 말없이 앉아 있는’ 신입사원과 다음과 같이 대화를 나누는 대목이 나온다.

    “일을 왜 하나요?”
    “대출금을 갚기 위해서야.”
    “왜 대출을 했나요?”
    “대학교 학비가 부족했기 때문이야.”
    “왜 대학을 나왔는데요?”
    “회사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야!”


    짧은 이야기에서 신입사원의 대답에 당황한 어린왕자는 그 별을 떠나고 만다. 하지만 대한민국 청년들은 스스로를 ‘흙수저’라 자조하고,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고 조롱해도 대부분 자신의 별에서 떠날 수 없다. 그것이 강씨가 ‘사축일기’를 펴낸 이유라고 한다.
    그는 이 책을 낸 뒤 주위 반응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 “내 직장상사가 네 책을 재미있게 읽더라”는 얘기를 꼽으며 “내 친구가 보기에 그 사람은 ‘사축일기’에 나오는 얄미운 상사였다. 그런데 본인은 자신을 ‘사축’으로 여긴 거다. 우리 책이 그렇게 서로 다른 처지에서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각자의 고민을 나누는 도구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조금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당장 세상을 바꾸고 시스템을 개혁하기는 힘들겠지만, 서로 이해하고 소통한다면 최소한 ‘불합리한 조직문화’ 때문에 발생하는 고통만큼은 줄어들 테니까요. 저는 시를 쓰고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라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져야 먹고살 수 있습니다. ‘사축일기’를 통해 우리나라 직장문화가 조금이라도 바뀌고,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삶을 살게 되면 좋겠습니다.”
    강씨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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