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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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5~10월 증시 어렵다지만 7월은 예외”

자동차·고배당주·에너지화학·철강·2차전지 섹터 주목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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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3-07-0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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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국내 증시는 투자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6월 초 코스피가 2600 선을 돌파하면서 연내 3000 선을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투자 준비금 성격의 증권사 ‘투자자예탁금’도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인 50조 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미끄러진 코스피는 6월 말 2500대로 원상 복귀했다. 이 같은 6월 증시에 김이 샌 투자자들은 최근 온라인 주식투자 카페 및 커뮤니티에서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퀀트 투자 전문가 겸 작가 강환국. [지호영 기자]

    퀀트 투자 전문가 겸 작가 강환국. [지호영 기자]

    6월 장은 안 좋은 게 정상

    강환국 퀀트 투자 전문가 겸 작가는 이런 분위기를 두고 “실망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7월 증시가 투자자의 쓰린 속을 달래줄 것이기 때문이다. 강 작가는 평소 5~10월 증시를 ‘5~10 지옥’이라고 평가하지만 그중 7월만은 예외로 꼽는다. 계절성에 힘입은 증시가 반짝 오르는 기간이 바로 7월이기 때문이다. 강 작가는 7월 3일 “통계적으로 7월에는 코스피가 상승세를 나타내왔다”며 “7월 중 코스피가 2650 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와 따로 움직였던 코스닥도 요즘은 동조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6월 증시 흐름을 예상했나.

    “당연히 전혀 못 했다(웃음). 그래서 욕을 굉장히 많이 먹었다. ‘야, 네가 (4월에) 주식 팔았다고 해서 팔았는데 올랐잖아’라면서. 다만 팩트는 이거다. 국내 주식을 4월 20일에 모두 처분했는데, 그때 코스피가 2570 언저리였다. 지금(7월 3일 기준) 1%가량 오른 것 같다. 코스닥은 당시 880대였는데, 현재 내가 팔았을 때랑 비슷한 수준이다. 지수 자체가 별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몇몇 종목은 부귀영화를 누렸을지 모르지만 지수는 별 차이 없다는 것이다.”

    예년과 비슷하게 움직인 건가.

    “보통 6월 코스피는 좋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는 6월 10일쯤까지 장이 좋아서 ‘좀 다른가’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역시나 나머지 20일 동안 많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했다. 통계상 6월 코스피는 원래 안 좋은 게 맞다.”



    하반기 단기 전략의 중간 성적은 어떤가. 지난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라이언 따라 하기, 곱버스 반대 매매 등을 언급했는데.

    “사실 두 전략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웃음).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라이언을 따라 하는 전략을 쓰려 했는데, 그분이 4월에 한 번 트위터에 나타나고는 아직까지 침묵 중이다. 5월에 그분 스승님이 돌아가시면서 부고를 하나 올린 게 전부다. 그래서 따라 할 수가 없었다. 곱버스 반대 매매는 게을러서 못 했다. 5월에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하느라 미국에 다녀왔고 6월에는 독일로 휴가를 갔었다. 조금 정신이 없었다. 두 전략에 할당했던 투자금은 그냥 현금으로 들고 있다.”

    7월 중 코스피 2650 뚫을 수도

    7월 증시는 어떻게 흘러갈 거라고 보나.

    “통상 5~10월은 증시가 어렵다. 하지만 7월만은 예외다. 직장생활을 할 때 보통 7월에 여름휴가를 갔는데, 그때마다 이상하게 주식이 올랐다. 어디 바닷가에 앉아 있으면 오르고 또 오르고 하는 거다. 그래서 수십 년 데이터를 쭉 분석해봤더니 실제로 코스피가 통계적으로 7월에 상승한다는 게 확인됐다. 이걸 다른 말로는 ‘월별 계절성’이라고 한다. 주식뿐 아니라 채권, 외환, 원자재 등 거의 모든 자산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떤 자산이 3월에 많이 오른다고 하면 미래에도 3월에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미 여러 논문으로 입증된 개념이기도 하다. 미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3번 중 2번 확률로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에 충분히 참고할 만한 지표다.”

    그래서 7월 코스피 투자도 하반기 단기 전략 중 하나로 넣은 것인가.

    “맞다. 독일에서 귀국하자마자 6월 29일에 KODEX 200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수했다. 한 달간 보유한 뒤 매도할 예정이다. 오늘 코스피가 다시 2600을 넘겼던데, 시작이 좋은 느낌이다.”

    7월 코스피는 언제까지 얼마나 오를까.

    “통계적으로 7월 내내 오른다. 얼마나 오르느냐고 하면 평균 2~3%다. 지난 연말쯤 애널리스트 10명 정도가 나와서 올해 코스피가 2000~2650 사이에서 움직일 거라고 전망했다. 근데 보통 이 폭이 맞는 경우가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올해 코스피가 2650 이상까지 갈 거라고 생각한다. 7월에 보통 장이 좋으니 이때 2650을 뚫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7월이 아니라 8~10월 안 좋은 장을 지나 11~12월쯤 돌파할 수도 있다.”

    7월 계절성을 이끄는 섹터, 주식이 뭔지도 궁금하다.

    “일단 7월에는 코스피가 주로 오르고 코스닥은 그렇게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유리했던 것 같다. 섹터는 사실 생각을 안 해봤다. 지금까지 나도 코스피가 오르니까 그냥 코스피 ETF를 사야지 했는데, 이 질문을 들으니 산업별 상승세를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7월 계절성을 타고 코스피보다 더 많이 오른 섹터 ETF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걸 한번 분석해보겠다.”

    안 오르고 고꾸라지면 위험 신호

    자료 | 강환국

    자료 | 강환국

    강 작가가 7월 6일 전해준 분석 결과를 보면 최근 20년간 7월에 코스피보다 강했던 섹터 ETF는 자동차, 고배당주, 에너지화학, 철강이었다(표 참조). 코스피는 2003~2023년 7월 평균 2.43%씩 올랐다. 승률(7월에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낸 비율)은 68.75%였다. 이에 비해 자동차는 2006년부터 2.67%(승률 75%), 고배당주는 2009년부터 2.86%(승률 87%), 에너지화학은 2010년부터 3.08%(승률 69%), 철강은 2010년부터 3.29%(승률 85%), 2차전지는 2019년부터 6.47%(승률 75%)로 모두 코스피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섹터별 ETF 출시 시기가 달라 기준 연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4년치 데이터밖에 없는 2차전지를 제외하면 철강이 7월 계절성을 가장 크게 견인한다고 볼 수 있다.

    7월 코스피가 정반대로 하락세를 나타낼 수도 있나.

    “앞서 얘기한 것처럼 계절성은 3번 중 1번 정도 틀린다. 그런데 그것도 살짝 틀리는 경우가 있고, 아예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후자는 위험 신호다. 과거 7월 코스피가 박살나면 그 추세가 상당히 오래, 강하게 지속됐다. 2021년 7월이 대표적이다. 원래는 7월에 올라야 하는데, 아예 고꾸라지면서 코스피 대세 하락장이 시작됐다. 코스피가 3300에서 2200까지 쭉 떨어지지 않았나. 그래서 7월 증시가 못 나가면 그 후 장이 잔인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바로 전략을 바꿔서 주식 대신 현금 보유량을 늘리거나 채권, 금 등으로 투자처를 옮기는 게 좋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이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 같다. 7월 코스닥도 투자할 만한가.

    “나는 안 했다. 그런데 오늘 바로 후회했다. 에코프로가 17% 올랐더라(웃음). 기존에 코스닥은 코스피와 따로 움직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코스닥이 코스피와 동조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흐름이 굉장히 많이 비슷해졌다. 그래서 코스닥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내 경우는 아직 평균치가 안 나온다고 생각해서 안 하고 있다. 이것 역시 내가 어리석은 것일 수 있다.”

    미국의 7월은 어떻게 보나. 중간선거 다음 해 7월부터는 안 좋다고 전망하던데.

    “중간선거 다음 해 미국 증시는 세게 오르는 게 맞다. 보통 나스닥이 S&P500보다 많이 오르는데, 올해도 그랬다. 패턴이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도 이 흐름이 유사하게 나타난다면 7월부터는 지수가 쉬어가는 구간이다. 그렇다고 떨어지는 건 아니고 3~4개월 정도 횡보한다고 보면 된다. 보통 7~10월까지 지지부진했다가 10월 중순이나 말쯤부터 다시 올라 한 해가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게 정석이다.”

    비트코인, 지금이 괜찮은 엔트리

    강환국 작가의 신간 ‘평생 저축밖에 몰랐던 66세 임 여사, 주식으로 돈 벌다’. [페이지2북스 제공]

    강환국 작가의 신간 ‘평생 저축밖에 몰랐던 66세 임 여사, 주식으로 돈 벌다’. [페이지2북스 제공]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지금 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투자 비중을 늘려도 될까.

    “신중하게 답변해야 할 것 같은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안 들어간 분한테는 지금이 괜찮은 엔트리라고 생각한다. 내 코인 투자 원칙이 최저점에서 2배 올랐을 때 들어가는 것이다. 코인은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 정도는 올라야 안정적인 가격대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은 그게 3만1000달러(약 4030만 원)였다. 그런데 내가 5월 욕심에 눈이 멀어서 3만300달러(약 3940만 원)에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 뒤에 2만6000~2만7000달러까지 확 떨어지더라. 지금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3만1000달러를 넘어섰으니 투자할 만하다고 본다. 다만 코인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에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보통은 비트코인이 오르면 알트코인도 같이 오르는데, 최근에는 증권성 논란 때문에 이더리움 이외에 알트코인은 인기가 시들하다. 지금 눈여겨볼 만한 알트코인이 있나.

    “알트코인은 그냥 모멘텀을 보고 투자하는 게 가장 좋다. 최근 1~2주, 한 달 사이 많이 오른 알트코인에 올라탄 다음 한 일주일 보유하고 바꿔 타고, 또 바꿔 타는 전략이 상당히 괜찮다. 물론 이걸 하려면 하루 종일 코인마켓만 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일반인이 실행하기는 좀 현실적이지 않다.”

    지난달 출간한 신간 얘기도 안 할 수 없다. 어머니에게 퀀트 투자를 가르쳐드렸던데, 이미 경제적으로 안정된 60대 은퇴자가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은퇴자 대부분이 지극히 한국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 예금으로 차곡차곡 돈을 모아 부동산을 사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문제는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월세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그 전에는 1억짜리 집을 세를 줘 연 500만 원(5%) 수익을 얻었다면, 이제는 그 집이 4억이 돼 같은 500만 원을 받아도 수익률이 1.25%밖에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은퇴자도 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형 올웨더 전략 등으로 1년에 한 번 자산배분만 잘 해도 연복리 수익률 10~15%는 무난하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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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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