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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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3.5·람다 품은 국내 유일 AI 플랫폼 기업 ‘마인즈랩’

경량화 가능한 '마음GPT' 출시… 캐나다 알버타AI 연구소와 공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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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3-03-12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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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사 초거대 인공지능(AI) 언어 모델을 경쟁하듯 공개하고 있다. ‘GPT-3.5’(오픈AI)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람다’(구글), ‘라마’(메타) 등이 그 뒤를 쫓는 모양새다. 이들 AI 언어 모델은 성능 차이와 장단점이 확실하다. 따라서 각각을 합치면 좀 더 뛰어나고 정교한 AI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AI 플랫폼 기업 ‘마인즈랩’은 이 같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자체 보유한 초거대 AI 언어 모델은 물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공개한 다수의 AI 언어 모델을 ‘마음오케스트라’(마음.ai 1.0)라는 하나의 플랫폼에 연동해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AI 플랫폼 기업은 국내에 마인즈랩이 유일하다. 최근 불고 있는 ‘챗GPT’ 바람은 마인즈랩의 사업에 순풍이 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너나없이 AI 언어 모델 발표에 속도를 내면서 마인즈랩은 이를 자사 플랫폼 고도화의 땔감으로 쓸 수 있었다. 2월부터 마음오케스트라를 활용한 해커톤(해킹+마라톤) 대회인 ‘제2회 마음톤’을 진행 중인데, 참가율이 전년에 비해 높다. 단일 AI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과 차별화되는 마인즈랩의 AI 플랫폼 사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尹 정부가 선택한 AI 기업

    마인즈랩은 2014년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당초 빅데이터 사업으로 시작했으나 2015년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이사가 마인즈랩을 인수하면서 사업 노선이 AI로 확장됐다. 빅데이터를 AI 학습 자원으로 활용하면 그를 기반으로 다양한 AI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본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마인즈랩은 현재까지 40여 개의 AI 엔진을 자체 개발했다. 2021년엔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스닥에 기술특례로 상장했다. 지난해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 부문 자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각 정부 부처에 분산된 빅데이터를 통합·관리하고 거기에 AI 기술을 적용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마인즈랩이 최근 주력하는 AI 상품은 ‘마음GPT’다. 챗GPT에 적용된 GPT-3.5와 유사한 초거대 AI 언어 모델로, 차이는 ‘유연함’이다. 마음GTP는 인간 뇌의 시냅스 역할을 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 개수가 60억 개다. 이를 용처에 맞게 자유자재로 줄이고 늘릴 수 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AI 제품 및 서비스엔 너무 많은 파라미터 개수가 되레 독이 되기도 한다. 가정에서 슈퍼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마인즈랩은 마음GPT를 이용해 고객사 도메인에 적합한 용량으로 AI를 ‘파인 튜닝’(미세 조정)해 제공한다. 지난 8년간의 결실인 마음GPT는 지속적인 테스트를 거쳐 3월 10일 공개됐다.

    마인즈랩이 만든 가상인간 ‘휴먼AI’. [마인즈랩 제공]

    마인즈랩이 만든 가상인간 ‘휴먼AI’. [마인즈랩 제공]

    마인즈랩은 기존에 내놓았던 AI 상품의 기술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마음오케스트라는 3월 10일 3.0 버전이 발표됐다. 자사 초거대 AI 언어 모델인 마음GPT가 ‘완성형’에 가까워진 데다, 최근 공개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언어 모델이 모두 연동돼 AI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선택을 받아 화제가 된 마인즈랩표 가상인간 '휴먼AI'는 4월 5일 얼굴·음성 인식, 언어 능력 등이 더 뛰어난 3세대(M3)가 공개된다. 현재 마인즈랩은 대법원, 서울시, 포스코, 하나은행 등 다수의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발표 이후로 그 영역이 더 확대되리라는 게 마인즈랩 측 설명이다.



    “4월 기점 매출·영업이익 상승할 것”

    다만 마인즈랩의 수익 구조는 아직 불안정하다. 2021년엔 연결 기준 매출 82억4000만 원, 영업이익 -67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매출 82억2000만 원, 영업이익 -53억8000만 원으로 영업손실 폭은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자다. 이에 대해 마인즈랩 측은 “지난해 실질 매출액이 증가한 동시에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해 영업손실을 개선할 수 있었다”며 “그간 마음GPT, 마음오케스트라(마음.ai) 플랫폼 등을 완성하기 위한 과감한 비용 투자가 이뤄졌는데, 내달 이를 발표함과 동시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이사
    “기술 기업은 기술로 말한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이사. [동아DB]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이사. [동아DB]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이사의 이력은 특이하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에서 20년간 공인회계사로 일하다 2015년 인공지능(AI) 사업가로 변신했다. 언뜻 연결고리가 부족해 보이는 이력이지만 유 대표는 빅데이터 전문 기업이던 마인즈랩을 국내 유일의 AI 플랫폼 기업으로 일구는 저력을 보였다. 3월 8일 유 대표에게 마인즈랩의 경영 철학과 향후 목표에 대해 물었다.

    AI 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있나.
    “원래 나는 정보기술(IT) 인력이다. 20년간 회계사 경력 중 18년을 IT 쪽에 있었다. 무늬만 회계사고 회사에선 빅데이터,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을 담당했다(웃음). 그러다 보니 빅데이터가 잠재력이 많은 분야라는 걸 남들보다 조금 일찍 알게 됐고 그걸 사업으로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최고경영자(CEO)에 비해 언론 노출이 적은 편인 것 같다.
    “기술 기업은 기술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8년간은 마인즈랩 AI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만 몰두했다. 최근 ‘오픈AI’가 주목받는 이유도 결국 ‘챗GPT’라는 엄청난 성능의 AI 챗봇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마인즈랩도 일단 AI를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만들어놓고 그 뒤 언론을 통해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게 순서라고 봤다.”

    마인즈랩만의 차별화된 AI 기술이 있다면?
    “요약하면 ‘파인 튜닝’(미세 조정)과 ‘플랫폼’이다. 곧 선보일 초거대 AI 언어 모델 ‘마음GPT’는 경량화가 가능하다. 1.3~6GB의 다양한 용량으로 각 고객사 도메인에 최적화된 AI를 제공할 수 있다. 여러 AI 언어 모델을 융합할 수 있는 ‘마음오케스트라’(마음.ai) 플랫폼도 마인즈랩에만 있다. 최근 한 식품기업 임원과 미팅을 했는데 “식품에 관해 질문하면 가장 잘 답할 수 있는 챗GPT를 개발하고 싶다”며 제작을 요청해왔다. AI가 상용화되는 시기엔 거의 모든 기업이 AI를 활용해 저마다 상품성을 높여가려 할 것이다. 마인즈랩의 특색 있는 AI 기술이 지금보다 더 각광받으리라고 보는 이유다.”

    최근 캐나다 ‘알버타AI 연구소’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기대 효과는?
    “알버타AI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강화학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 기술 개발의 핵심은 결국 학습이다. 알버트AI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앞으로도 마인즈랩 AI 기술력을 계속해서 높여나갈 계획이다.”

    상반기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던데.
    “향후 마음오케스트라(마음.ai)가 마인즈랩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서비스와 사명을 ‘마음.ai’로 통일해 기업 정체성을 다지려 한다. 또 기존 사명인 마인즈랩은 ‘랩(lab)’이라는 단어 때문에 신생 기업, 스타트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사명 변경과 함께 통상적인 스타트업 수준을 뛰어넘는 AI 기술을 선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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