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본인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 씨(64)가 작성한 유서 내용이다. 전 씨는 노트 6쪽 분량의 유서에서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며 이 대표와 관련해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수차례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관에 의해 3월 9일 오후 6시 45분경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전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대표 측근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전 씨는 이 대표가 연루돼 있는 의혹과 관련해 여러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게 대표적이다. 검찰은 2014년 성남시 행정기획국장이던 전 씨가 성남시와 네이버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하며 네이버가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것(제3자 뇌물공여)으로 봤다. 전 씨는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에도 연관됐다는 정황이 나오기도 했다. 올 1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 A 씨는 “2019년 5월 경기지사 비서실장(전 씨)이 김성태 당시 쌍방울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했다.
전 씨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대표를 보좌해온 최측근으로 꼽힌다. 1978년 9급 공무원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2013년 성남시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이 대표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대표 신임을 얻은 전 씨는 2014~2017년 성남시 푸른도시사업소장, 수정구청장, 행정기획국장, 행정기획조정실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2018년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이후엔 경기도 산하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사장 직무대행을 했다. 이 대표의 지근거리에서 행정을 담당한 기간이 10년 가까이 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전 씨 사망의 책임을 검찰로 돌렸다. 이 대표는 3월 10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라”면서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수사 당하는 게 제 잘못인가”라고 반발했다.
전 씨를 수사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고인에 대해 2022년 12월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한 차례 영상 녹화를 진행했고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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