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5일 치러지는 제21대 총선은 처음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돼 정당과 경기지역 후보자별 셈법이 매우 복잡하다. 특히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인구 하한선(13만9천470명)을 밑도는 경기 군포 갑·을을 하나로 통합하고, 안산 상록 갑·을과 안산 단원갑·을 네 개의 선거구를 3개로 축소하는 선거구 안을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어 62개에 달하던 선거구가 최소 2개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달라진 총선 게임의 룰에 따라 여야는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공천 전쟁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월15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를 포함, 현역 불출마 지역 13곳 모두를 전략공천 대상지로 선정했다. 경기도에서는 ▲부천 오정(원혜영) ▲고양정(김현미)▲ 고양병(유은혜) ▲광명갑(백재현) ▲의정부갑(문희상) ▲용인정(표창원) 등 6곳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됐다. 여기에 당에서 진행한 현역 의원평가 하위 20%는 경선에서 사실상 컷오프 될 가능성이 커 앞으로 추가로 전략공천 대상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자유한국당도 1월 16일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역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당협위원장이 없는 사고 지역구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하는 혁신 공천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 양당의 치열한 공천 경쟁 와중에 안철수 전 대표가 1월19일 귀국함으로써 총선 판세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검증된 젊은 후보에게 선거자금 1억원 지원을 포함, 파격적인 지역구 공천을 단행하겠다고 예고, 경기도내 박빙지역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도 선거구 가운데 현역 의원의 불출마로 여야간 경쟁이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는 8곳의 총선 초반 판세를 살펴본다.
용인시
네 곳 선거구 중 세 곳에서 현역 불출마
용인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김민기(용인을)·표창원(용인정), 이우현(용인갑)·한선교(용인병) 등 각 2석씩 차지해 진보와 보수 표심이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그런데 21대 총선을 앞두고 용인이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용인 4개 선거구 중 3곳에서 현역의원 불출마가 확정됐기 때문. 용인갑(처인구)은 법원 선고로 한국당 이우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해 오랜 기간 공석이었고, 용인병에서 내리 4선을 기록한 한선교 의원(한국당)이 1월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용인정은 표창원 의원이 지난해 12월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용인을 김민기 의원은 이번 총선에 3선 도전에 나선다. 무주공산이 된 처인구에선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평화부지사로 호흡을 맞췄던 이화영 전 부지사가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찬민 전 용인시장이 뛰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재선 도의원 출신의 오세영 전 지역위원장, 곽동구 민주당 고문 등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특히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이 용인갑에 출마할 예정이어서 삼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용인갑 총선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한선교 의원이 불출마한 용인병 선거구도 다시 주목받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춘숙 의원과, 용인시의회 의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용인에서 터를 닦아온 이우현 전 지역위원장, 그리고 이홍영 전 청와대 행정관까지 가세해 공천을 받기 위한 당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당에서는 19대 의원을 지낸 이상일 전 의원이 한 의원의 뒤를 잇기 위해 몸을 풀고 있다. 이 전 의원 외에도 권미나 한국문화예술연구소 이사장 등이 총선 예비후로로 등록해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표창원 의원이 불출마하는 용인정에선 민주당에서는 이수덕 전 백군기 의원(현 용인시장) 보좌관이 출마를 준비 중이고, 한국당에서는 김범수 당협위원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고양시
누가 전략 공천될 지 관심사
네 개의 선거구가 있는 고양시는 지난 총선에 4석 중 민주당 3석, 정의당 1석을 확보하는 등 진보 진영이 초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 김현미(고양정·3선), 유은혜(고양병·재선) 등 장관직을 겸직 중인 민주당 현역의원 2명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구에 누가 전략 공천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의 전략 공천설이 유력한 가운데, 당이 영입한 인재 중 본선 경쟁력 등을 고려한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의 지역구인 고양정은 부동산전문가인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하며 일찌감치 표밭을 갈아왔다. 정의당에서는 전 민노총 사무총장을 지낸 이홍우 당협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의 지역구인 고양병은 민주당에서는 이상성 전 도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한국당에선 지난해 고양시장 후보로 나선 이동환 당협위원장과 김미현 전 고양시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정의당은 SBS 환경전문기자 출신으로 2018년 지방선거 때 고양시장 후보로 출마한 박수택 당협위원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고양시갑은 심상정 의원과 민주당의 문명순 지역위원장의 후보 단일화가 관심사다. 양 후보측은 “더 이상의 후보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심 의원이 단독으로 등원했지만 또다시 승리할 수 있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 고양을은 민주당 예비후보로 최성(56) 전 고양시장과 박종권(54) 고양미래도시연구소장이 경선을 앞두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18·19대 의원을 지낸 김태원 당협위원장과 박상준 전 고양시의원, 함경우 전 한국당 경기도당 사무처장간 3자 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의정부시
‘아빠 찬스’ 논란 전략 공천으로 되치기?
문희상 국회의장 불출마로 공석이 된 의정부갑은 아들 문석균 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의 출마로 불거진 ‘세습 논란’으로 뜨거웠다. 야당에서 ‘공천 세습’이라고 비판하고 나서자 문 부위원장은 1월23일 '선당후사하겠다'며 불출마 뜻을 밝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당에서는 20대 총선에 문 의장과 접전을 벌인 강세창 당협위원장과 중국 유학에서 돌아오는 김동근 전 경기부지사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김경호 지역위원장이 출마할 예정다.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홍문종 의원도 의정부갑 출마를 공언하고 있어 의정부갑 선거구는 다자간 대결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의정부을에는 민주당에서 김민철(52) 지역위원장과 임근재(53)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 경제부문 상임이사 등이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당에선 이형섭 당협위원장을 비롯, 이영세 경기도당 수석부대변인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중당에선 김재연 전 의원이 나선다.
평택시
치열한 경쟁으로 총선 판세 시계 제로
평택은 지난 총선에서 한국당 후보 2명이 당선됐다. 원유철 의원이 5선을 기록한 평택갑에서는 민주당에서 김선기 전 평택시장과 임승근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홍기원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이 치열한 경선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평택을 선거구에서는 현역인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현재까지 7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민주당에선 오중근 지역위원장, 이상기 국가균형위 특별위원, 이인숙 전 민주화운동관련 전문위원, 오세호 전 지역위원장, 김기성 복지재단 이사장, 유병만 전 정책자문위원이 출마를 선언, 치열한 당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공재광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부천시
여당 아성 뚫으려는 야권 주자들의 거센 도전
부천 오정 선거구는 현역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후계 구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만수 전 부천시장과 서영석 전 경기도의원이 경합하고 있고, 한국당에선 안병도 당협위원장이, 정의당에선 구자호 지역위원장이 뛰고 있다. 소사 선거구에서는 현역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검사 출신 이건태 변호사와 민주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한규 변호사가 경선 참여를 선언하며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한국당에선 17·18대 의원을 지낸 차명진 당협위원장이 재기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최환식 전 도의원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정의당에선 신현자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원미갑에서는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경협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한국당 이음재 당협위원장이 리턴매치를 벼르고 있다.
원미을에선 5선에 도전하려는 설훈 민주당 의원에 맞서 서진웅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당에서는 임해규 전 의원, 정의당에선 이미숙 전 성모병원 노조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광명시
무주공산 차지하려는 용호상박 경쟁
광명에는 새로운 금배지 주인이 되기 위한 후보들이 난립해 있다. 민주당 강세지역인 광명에서 3선의 백재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재선의 이언주 의원이 사실상 지역구를 떠남에 따라 2개 선거구 모두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광명갑에서는 민주당에서 임혜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 국민소통특별위원과 심재만 한국종합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경표 전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심을 훑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광명시장을 지낸 이효선 당협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검사 출신인 이정만 변호사의 출마설도 돌고 있다.
광명을 선거구는 현역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선거구를 옮길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에선 강신성 지역위원장과 양기대 전 광명시장 간 치열한 당내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당에서는 김기윤 당협위원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하남시
신도시에 유입된 젊은 표심이 핵심 변수
위례·미사 신도시에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유입된 하남시는 젊은 표심이 이번 총선에 어떻게 표출될 지 관심이 높다. 역대 총선에 민주당과 한국당이 금배지를 한 번씩 주고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 어느 정당이 금배지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민주당에선 토박이 출신 최종윤 지역위원장과 강병덕 강릉 영동대 부총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현재 의원의 3선 도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 의원 외에 한국당에서는 오랫동안 지역을 다져온 유형욱 전 도의원과 이창근 한국지역발전센터 원장이 총선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윤완채 하남시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의 출마가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