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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노동청은 점장에게 즉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조치했다. 조씨는 “주변에선 ‘오지랖’이라고 표현하지만 나는 ‘합리적인 이의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원선(21·동국대 2년) 씨는 얼마 전 한 세탁소가 신용카드를 받지 않고 현금을 내라고 하자 이 세탁소를 관할 세무서에 신고했다. 김씨는 “1000원짜리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시대에 따로 현금을 갖고 다니라고 하면 되겠느냐”면서 “영업장의 카드 결제 거부는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간접 증거일 수 있다”고 했다.
옳은 일이라면 못 본 척하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소위 ‘화이트불편러’가 곳곳에서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마음의 불편함을 참지 않고 작은 부조리에도 적극적으로 대항한다.
서울대 3학년 재학생 유모 씨에 따르면, 요즘 서울대 온라인 대자보엔 고발성 내용이 자주 출몰한다. ‘모 남학생들이 모 여학생을 성적 대화의 대상으로 삼는다’ ‘모 교수가 연구비를 횡령한 것 같다’ 등이다. 유씨는 “학교가 삭막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고, 잘못된 일은 알려 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화이트불편러의 확산은 젊은이의 의식 변화와 관련 있다. 국민대 전자공학과 2학년 유모(22) 씨는 “옛날엔 ‘참자’ 하고 넘어가던 일을 이젠 드러내놓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환경계획학과 재학생 박모(24) 씨도 “표현하고 주장할 수 있는 경로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고 했다.
“사소한 불편에 대해서도 의견 내야”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얼마 전 1984~2000년 출생자 900명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3%는 ‘소신대로 표현해봤다’고 답했다. 66%는 ‘사소한 불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야 한다’고 응답했다.손영민 강릉원주대 교육사회학과 교수는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항상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이트불편러의 등장은 사회에 어떤 변화를 줄까. 최모(26·성신여대 일어일문학과) 씨는 “과거에는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이 몇몇 개인의 목소리에 힘입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의 편협된 의견을 정의로 포장해 과도하게 주장하는 양상도 자주 나타난다.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 직원 박모(24) 씨는 “병원을 호텔처럼 생각하는지 병원 업무와 관련해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하는 환자와 보호자들 때문에 업무에 큰 지장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강릉원주대 교양과정 ‘미디어와 현대사회’ 과목 수강생이 홍권희 교수의 지도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