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소니픽처스코리아, IMDB]
이 영화는 두 가지 점이 매력적이다. 스릴러 내용은 신예의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표현하는 형식에선 창의력이 돋보인다. ‘서치’의 거의 모든 장면은 컴퓨터 화면, 스마트폰 화면, 폐쇄회로(CC)TV 화면으로 표현된다. 미국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인 데이비드(존 조 분)는 실종된 딸의 친구들 연락처를 알아내려고 페이스북을 뒤진다. 페이스북 화면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그것을 보는 데이비드의 모습은 CCTV 화면을 통해 그려진다. 이러면 관객은 마치 ‘관찰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기분에 빠진다. 데이비드의 일거수일투족이 관객 시선의 대상으로 전시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소셜미디어 시대’의 특징, 즉 우리 모두가 프로그램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이 영화의 형식이 됐다. 유튜브 진행자의 ‘1인 방송’을 보듯 영화를 보게 된다. 데이비드는 증거를 찾고자 텀블러, 유캐스트, 인스타그램 같은 수많은 소셜미디어에 들어간다. ‘관음증’을 우려먹는 게 관찰 프로그램인데, ‘서치’는 그런 대중적 호소력을 영화 형식으로 치환한다.
또 다른 흥밋거리는 주인공이 아시아인이라는 점이다. 할리우드에 데뷔하는 아시아 감독은 대개 백인 주인공의 백인 세계를 다룬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2013) 같은 경우다. 그게 산업의 힘일 테다. ‘서치’의 주인공은 산업적으론 아직 미지수인 한국계 인물들이다. 인도계 감독이 한국계 주인공을 내세운 것은 대담한 도전이다. 앞으로 아시아인 주도의 ‘종족 장르’가 계속 만들어질지 관심거리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가장, 공부 잘하고 피아노도 잘 치는 딸, 하지만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는 딸 같은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이야기 소재가 됐다. ‘정보기술(IT) 시대’가 전개되면서 아시아인의 존재가 부각될 때, ‘서치’는 그런 변화를 영화 소재로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