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누구에게나 분주한 달이지만, Z세대의 연말은 유독 다채롭다. 친구·연인과 작은 파티를 열고, 솔로라면 새로운 인연을 찾는 자리에도 기꺼이 나선다. 이미 익숙한 공간에서도 색다른 경험을 찾는 것은 물론,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과 또 다른 형태의 모임도 꾸린다. 연말을 낭만 가득하게 만들 Z세대의 콘텐츠를 살펴보자.
#서촌만의 겨울 낭만

서울 종로구 필운동 일대에 있는 ‘뜨개옷’을 입은 가로수들. 인스타그램 ‘댄싱그랜마’ 계정 캡처
가을부터 서촌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단풍 가득한 초가을도 좋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서촌은 다른 어떤 동네보다 겨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중에서도 매해 빠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바로 인스타그램을 가득 채우는 ‘옷 입은 나무’ 인증숏이다. 예술단체 시네코 스튜디오와 패션 브랜드 댄싱그랜마가 진행하는 ‘2025~2026 서촌 얀바밍’ 프로젝트 덕분이다. 종로구 필운동 일대 가로수 78그루가 각기 다른 뜨개 작품을 입었다. 작가마다 뜨개 색감과 짜임이 달라, 길을 걷다 보면 마치 작은 야외 전시회를 보는 듯하다.
뜨개 옷은 장식에 그치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으로 생기는 냉해를 막고, 해충도 일부 방지한다. 작품은 11월 29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전시된다. 뜨개가 유행인 요즘, 겨울 산책지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서촌길을 걷다가 자신보다 스타일 좋은 나무를 만나도 놀라지 말자.
#해파리가 듣는 음악

아이돌그룹 투어스(TWS) 멤버 지훈이 자주 듣는다고 언급해 화제가 된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 ‘FM61.6’ 캡처
Z세대에게 플레이리스트는 필수다. 일이 바쁠 때 듣는 음악, 집 청소할 때 듣는 음악 등 상황에 따른 무드 설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최근 아이돌그룹 투어스(TWS) 멤버 지훈이 팬 플랫폼에서 언급한 플레이리스트가 화제다. 바로 ‘해파리가 듣는 음악’이라는 영상이다. 영상을 재생하면 어두운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해파리들이 화면을 채운다. 음악 역시 몽환적이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래만 들어도 마음이 잠잠해지는 느낌이 든다. “해파리 좋은 음악 듣고 다니네”라는 베스트 댓글도 재밌다.
지훈이 언급한 이후 조회수가 급증하자 채널 운영자는 고맙다는 고정댓글을 남겼다. 소란한 연말에 마음의 평화가 필요한 사람은 해파리가 듣는 음악을 틀어보자. 정말 해파리가 된 듯 자유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면 지는 게임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음식을 말하는 송년회 게임. X(옛 트위터) 캡처
연말이 다가올 때면 어떤 콘텐츠로 한 해를 마무리할까 고민이 깊어진다. 걸스나이트(음악·패션·일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특별한 밤)와 모닝 레이브(아침에 술이 아닌 커피나 차를 마시며 즐기는 댄스파티)를 즐겨온 Z세대는 특별한 연말을 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것이다. 친구들끼리 모이는 송년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또는 영화 덕질 발표회를 하거나, 배우 황정민·조승우·지진희의 여행 짤처럼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최근까지는 쓸모없는 선물 주고받기가 유행했듯이 매년 새로운 연말 게임이 유행을 탄다.
올해는 챗GPT 활용도가 높아진 만큼 커피 내기, 워크숍 등에도 디지털 툴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중 입소문이 난 것은 ‘실제로 존재하면 지는 음식 게임’이다. 먼저, 절대 없을 것 같은 음식을 떠올린다. 이를 구글에서 검색한 후 사진이 나오면 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밥 위에 딸기’라는 음식은 세상에 없을 것 같지만 검색해보면 사진이 나온다. ‘파인애플 냉면 돈가스’는 어떨까. 그것 역시 있다. 당신의 상상력을 시험하고 싶은가. 이 게임을 시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