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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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부동산 공약’ 서울 수혜지는 서남권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여당,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선거공약에 공들여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2024-03-2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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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프롭테크(부동산+기술)의 발전으로 부동산시장에 심리가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동산심리지수 흐름을 통해 집값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2월 발표된 한국은행의 주택가격전망CSI지수는 92pt로 지난해 말 93pt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서울 주택가격전망CSI지수는 지난해 말 91pt에서 올해 2월 93pt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심리 외 집값 선행지수로는 지역 평판을 대표하는 리딩 단지의 시세 추이가 있다. ‘KB시세총액 TOP20단지’의 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은 지난해 12월 이후 낙폭을 축소해 올해 2월 -0.09%를 기록했다. 강남구 TOP20단지 집값은 2월 0.01%를 기록해 플러스로 전환됐다. 주요 지역이 소폭 회복했으나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은 호재를 기다리고 있다. 마침 4년 만의 빅 이벤트인 총선이 단비가 돼줄 전망이다.

    부동산 공약 전쟁 시작

    스윙보터 지역인 서울 ‘강서을’은 김포국제공항과 방화뉴타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스1]

    스윙보터 지역인 서울 ‘강서을’은 김포국제공항과 방화뉴타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스1]

    역대 최저 대통령 지지율은 오히려 여당으로 하여금 이번 선거공약에 더욱 공들이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부동산시장에도 온기가 감돌 것이다. 부동산 공약 전쟁은 이미 1월부터 시작됐다. 새해 벽두부터 1·10 부동산대책을 통해 안전진단 완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추진, 다주택자 세제 완화를 발표했으며 이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GTX-D·E·F 등 2기 GTX 노선 윤곽이 나왔다. 또다시 한 달이 채 안 돼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발표했다. 그야말로 부동산정책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20대 대선에서 보수 진영에 신승을 안겨준 부동산 심판론은 당시 대비 약발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놓을 수 없는 끈이다. 한국갤럽의 3월 첫째 주 연령별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60대와 70대 이상만큼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있다(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그래프 참조).

    40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하고, 50대는비슷하다. 60~70대만큼 압도적 격차는 아니다. 40, 50대의 자가 보유율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상승해 각각 59.7%, 64.2%에 달한다. 부동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수 진영 입장에서는 40, 50대 유주택자의 부동산표 공략을 통한 진보와의 격차 줄이기가 여전히 유효한 전략인 것이다. 2023년 결산된 연령별 아파트 매입 비중 통계에 따르면 30대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이는 2019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다. 특히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에서도 30대는 다른 연령대를 제치고 33%를 기록해 매입 비중 1위를 기록했다. 과거 5년간 30대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불황기에 두드러진 30대의 부동산 진격은 두 가지 점을 시사한다. 첫째는 40, 50대의 자산 증식을 보면서 부동산 사이클과 상관없이 “좋은 입지는 결국 오른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둘째는 서울에 주택을 보유한 30대와 그렇지 못한 30대의 부동산 감정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부동산 민감도가 높은 30대의 정당 지지도는 현재 보수나 진보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660만 명에 달하는 30대 유권자의 표심을 잡고자 부동산 공약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일례로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여당을 압도하며 당선한 진교훈 강서구청장의 취임 후 1호 결재가 ‘가양동 CJ 공장부지 개발사업 허가’였다. 1년 넘게 끌어오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 규제 또한 총선을 약 한 달 앞두고 여야 간 타협점을 찾으며 3년 유예가 확정됐다.

    청주, 대표 스윙보터 지역

    그렇다면 부동산 공약의 핵심 수혜 지역은 어디일까. 여야 입장에선 공약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스윙보터 지역의 부동산 공약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은 충북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치른 대선 8번에서 모두 지역 최다 득표자와 당선인이 일치했다. 특히 충북 대장 도시인 청주, 그중에서도 흥덕구의 20대 대선 득표율은 전국 득표율과 거의 일치하며 여야 모두 무시 못 할 ‘공약도시’임을 증명했다. 마침 총선을 약 한 달 앞둔 현재 여당과 국토교통부는 지방권 광역급행철도(x-TX) 선도사업으로 충청권을 낙점하며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청사진을 내놓았다. 충청권 광역급행철도는 80㎞/h 이상 광역급행철도로, 정부대전청사-정부세종청사-충북도청-청주국제공항 등 주요 거점을 빠르게 연결할 뿐 아니라, 추후 수도권과도 연결돼 서울 접근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그림 참조).

    그런데 수도권 유권자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GTX의 지방 버전을 왜 충북에 내놓게 됐을까. CTX 노선은 왜 청주로 향하게 설계됐을까. 바로 ‘선거공학’ 때문이다. 이외에 충북 관련 총선 공약 사업을 살펴보면 중부내륙특별법 개정 추진, 의대 정원 확대 및 충북대 치과대 신설, K-바이오스퀘어(KAIST 오송 바이오메디컬캠퍼스타운 포함) 조성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청주교도소 이전,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등이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를 보유한 서울 스윙보터 지역은 ‘강서을’ ‘양천을’ ‘동작을’이다. 이 지역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진보, 19대와 20대 총선에서는 보수의 손을 들어줬다. 좀 더 범위를 넓혀 17~21대 총선에서 보수와 진보를 넘나든 스윙보터 지역을 살펴보면 양천갑, 영등포갑, 영등포을, 관악갑도 있다. 이 지역들은 서남권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마침 총선을 약 한 달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도시 대개조 신호탄으로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산업혁신, 주거혁신, 녹색매력’ 등 3개 개발 축으로 구성된 서남권 대개조 구상은 준공업 지역 위주의 서남권을 ‘직(職)·주(住)·락(樂)’ 미래첨단도시로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남권 개발 핫스폿은 스윙보터 지역인 강서구와 양천구 노후계획도시 지역, 영등포구 준공업 지역, 여의도·관악·동작의 거점 공원 조성 지역으로 이 역시 ‘선거공학’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강서을은 김포국제공항 개발과 더불어 방화뉴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마곡지구의 리스크였던 태영건설 시공, 46만㎡ 복합시설인 ‘원웨스트’에 긴급 자금이 수혈되면서 도시 발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스윙보터 지역은 경기 구리·하남·남양주·평택·광주와 인천 서구·남동구다. 이 지역들은 13~19대 대선에서 모두 대통령을 맞힌 지역으로 이미 GTX 노선이 이 지역을 향해 정확히 뻗어 있다. 1기 GTX에 포함되지 못했던 평택과 광주가 2기 GTX에 추가됐다. 또한 강원 춘천·원주도 2기 GTX에 포함됐다. 강원 지역은 19, 20대 총선 모두 보수 텃밭이었으나 21대 총선에서 춘천과 원주만 진보에 빼앗긴 이력을 감안하면 역시 ‘선거공학’이 2기 GTX에서 작동됐음을 알 수 있다.

    남양주·김포 부동산 상승 전환

    GTX에 이어 수도권 부동산을 달구고 있는 ‘서울 편입’ 이슈 지역을 살펴보자. 역시 스윙보터 지역에 구리·하남·남양주가 포함돼 있다. 또한 보수 텃밭이었다가 21대 총선에서 진보가 승기를 잡은 김포도 있다. 현재 이 지역의 2월 KB시세총액 TOP20단지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남양주는 0.41%, 김포는 0.15%로 상승 전환하며 서울 편입 이슈의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4·10 총선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부동산 공약 전쟁이 확전될수록 공약에 따라 마음을 움직였던 스윙보터 지역의 집값 상승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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