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6

2004.08.05

호세아 선지자는 순결서약의 선구자

B.C750년경 여호와 명 따라 음란한 여자와 결혼 … 아내 외도 후에도 용서한 뒤 함께 서약

  • 조성기/소설가

    입력2004-07-30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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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아 선지자는 순결서약의 선구자
    한때 교회와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순결서약 의식이 유행한 적이 있다. 남녀 청소년들이 결혼 전까지 순결을 지키겠다는 서약을 문서와 말로 선포하는 의식이다. 한국 십대선교회(YFC)가 1994년부터 벌이고 있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원래 93년 4월 미국 내슈빌의 로즈 튤립 그로브 침례교회의 청소년 59명이 결혼 전까지 순결을 지키겠다고 서약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청소년들에게 다음과 같은 서약 사항을 주지시키고 있다.

    1. 가정은 거룩한 결합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2. 가정의 가치는 순결을 지켜가며 이루어가는 데 있다. 3. 상대를 소유하기보다 존중하고 인정하는 법을 배워 인격적인 숭고한 사랑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한다. 4. 건강한 가정을 가꿔나가야 한다. 5. 우리 삶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고, 우리는 다만 관리자요, 청지기일 뿐이다. 6. 그러므로 무분별한 성적 타락에 빠지지 않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소중히 다루고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청소년 순결 지키기 운동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하여 미국 자료를 근거로 한 ‘순결 서약 교재’와 ‘순결 카드’ ,그리고 ‘순결 배지(badge)’ 등을 제작하여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순결 서약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 순결 서약을 지켜나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고 성교육이라 할 수 있는 순결 교육도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순결 서약만 해놓고 지키지 못한다면 차라리 순결 서약을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성경에서는 함부로 맹세하거나 서약하지 말라고 했다. 이유는 맹세와 서약을 지키지 못하면 오히려 깊은 죄의식과 좌절에 빠지기 때문이다.

    성경은 순결을 강조하면서도 순결을 잃었을 경우에 대처할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어쩌면 순결 서약보다 순결 상실 대처법이 더욱 필요한지도 모른다. 순결을 잃었을 때 잘 대처하지 못하면 영영 헤어나올 수 없는 타락의 늪에 빠지기 쉽다. 타락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 대신 감당 더 나아가 청소년들에게만 순결 서약을 받을 것이 아니라 이미 결혼한 부부들도 순결 서약을 하는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다.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가정이 흔들릴 때 외도한 배우자가 잘못을 뉘우치고 가정을 지키겠다고 하면 부부가 다시금 결혼하는 마음으로 순결 서약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부부의 순결 서약에 꼭 들어가야 할 내용은 남편과 아내가 바깥에서 이성(異性)을 만날 때 상대방이 오해할 수 있는 일대일 만남은 절대로 피한다는 조항이다. 아무리 신령한 목사라도 이성을 한적한 곳에서 일대일로 만나면 어느새 음탕한 남성으로 전락하게 되어 있다.

    미국의 부흥사 빌리 그레이엄은 점심식사일지라도 여성과 일대일로 만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남녀칠세부동석’은 폐기해야 할 고리타분한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지켜야 할 미덕이라는 사실은 어지러운 남녀의 만남으로 인하여 수많은 가정들이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더욱 분명해진다. 그러한 부부의 순결 서약이 B.C 750년 무렵에 북이스라엘의 선지자 호세아에 의해 세워졌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이 다른 신을 섬기고 건포도 떡을 즐길지라도 여호와가 저희를 사랑하나니 너는 또 가서 타인에게 연애를 받아 음부 된 그 여인을 사랑하라 하시기로 내가 은 열다섯 개와 보리 한 호멜 반으로 나를 위하여 저를 사고 저에게 이르기를 너는 많은 날 동안 나와 함께 지내고 행음하지 말며 다른 남자를 좇지 말라, 나도 네게 그리하리라 하였노라.’(호세아 3:1-3) 여기에 ‘너는 또 가서 타인에게 연애를 받아 음부 된 그 여인을 사랑하라’는 구절이 나온다. ‘또 가서’라고 한 것을 보면 호세아의 아내에게 문제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다.

    남자라면 누구나 순결한 여자를 아내로 맞고 싶어할 것이다. 하긴 요즈음은 처녀성을 지닌 여자를 천연기념물 보듯 하는 시대니 그러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리라는 기대를 남자들은 애초부터 가지지 않는 듯하다. 그래도 한두 명 정도의 남자가 스치고 간 여자라면 모를까 수많은 남자와 상대한 여자라면 아무리 마음이 넓은 남자라도 결혼을 하는 데 꺼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호세아 선지자에게는 여호와로부터 이상한 명령이 내려졌다. ‘너는 가서 음란한 아내를 취하여 음란한 자식들을 낳으라!’ 여기서 음란한 여자는 몸을 파는 여자라고 할 수 있다.

    호세아 선지자는 순결서약의 선구자

    순결 서약운동에 나선 국내외 청소년들.

    여호와의 말씀을 선포하는 거룩한 주의 종에게 이런 더러운 여자를 아내로 삼으라고 하다니 반발할 법도 하건만 호세아는 여호와의 명령에 순종하여 음란한 여자인 디블라임의 딸 고멜을 취하여 아내로 삼았다. 이와 같이 여호와께서 당신의 종에게 감당하기 곤란한 일을 시키신 이유는 ‘이 나라가 여호와를 떠나 크게 행음함이니라’ 하는 구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몸을 파는 여자처럼 타락해버린 이스라엘을 그래도 사랑하고 품어야 하는 여호와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란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호세아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대신 감당하는 짐을 진 셈이다. 이스라엘이 이렇게까지 타락하지 않았다면 호세아가 거북하기 그지없는 그런 결혼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녀 이름 통해 이스라엘에 심판 경고 ‘호세아’라는 이름은 원래 여호수아가 줄어든 말이고, 호세아는 신약으로 넘어오면 예수라는 이름으로 줄어든다. 세 이름 다 ‘구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호세아는 고멜이라는 한 여자를 구원하였고, 타락한 이스라엘을 그래도 사랑하며 품고 있는 여호와의 마음을 전함으로써 이스라엘을 회개시키고 구원하려고 했다. 이러한 여호와 하나님의 사랑을 거부하고 계속 우상을 숭배하며 타락의 길을 가면 어떠한 멸망이 기다리고 있는가도 경고했다. 그런 경고의 차원으로 호세아는 아내 고멜이 아들을 낳았을 때 여호와의 지시를 따라 이스르엘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스라엘이 여호와의 말씀을 무시하면 이스르엘 골짜기에서 심판하시겠다는 뜻이 호세아 아들의 이름에 담겨 있다.

    그리고 첫째 딸이 태어났을 때는 ‘로루하마’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로’는 영어 ‘노(no)’의 뜻이고, ‘루하마’는 긍휼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로루하마라는 이름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둘째 딸이 태어났을 때는 ‘로아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미’는 백성을 뜻하는 말이므로 ‘로아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더 이상 당신의 백성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아들과 딸들의 성명에까지 심판과 경고의 의미가 담긴 뜻으로 하였으나 이스라엘은 끝내 호세아 선지자의 선포를 귀담아듣지 않고 순종하지 않다가 B.C 722년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당하고 만다.

    그런데 호세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다니느라 아내를 소홀히 대했는지 아내 고멜이 다른 남자와 연애질을 하여 그 남자에게로 도망을 간 모양이다. 그런 여자를 또 데리고 와서 같이 살라고 하니 호세아는 여호와 하나님이 원망스러울 법도 하다. 그러나 호세아는 이번에도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하여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고멜을 데리고 와서 함께 부부의 순결 서약을 한 것이다. 호세아여, 호세아여, 타락한 시대의 진정한 성자(聖者)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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