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8

2008.03.25

‘뉴하트’ 그 이상과 현실 사이

  • 안태훈 가천의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

    입력2008-03-19 13: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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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하트’ 그 이상과 현실 사이

    드라마 ‘뉴하트’의 수술 장면.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MBC 의학드라마 ‘뉴하트’는 심장전문의들의 삶과 고뇌를 다뤘다. 드라마 성격상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의사들 사이의 갈등을 보여줬지만, 내과 및 외과적 치료법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결국 최선의 치료를 위한 선택에서 겪게 되는 불가피한 갈등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심혈관질환 치료에서 내과적 치료는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서양에서도 꾸준히 증가하는 관상동맥 질환과 대동맥 질환의 경우 스텐트, 약물 방출 스텐트, 그래프트 스텐트를 이용한 치료법이 수술을 대체할 만큼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치료법들은 수술을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는 내과적·수술적 치료의 적응증 여부와 중장기적인 임상 성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좌주간 관동맥 질환은 의학교과서에는 아직도 수술적 적응증으로 기술돼 있지만 좌심실 기능이 보존된 경우엔 스텐트 치료도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보고돼 많은 병원에서 활용하고 있다. 측부혈류로 인해 만성적으로 막힌 관동맥 질환도 경색이 없고 허혈성 증거가 있는 경우 수술적 요법 없이 내과적 시술이 가능하다. 유도철사 등의 기구와 시술법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혈류 방향으로 시술이 불가능했던 완전 폐색 병소와 관련, 측부혈관을 통한 역방향 치료법이 소개돼 국내 여러 병원이 이용하고 있다.

    국내 종합병원급 이상의 병원들이 참가해 전국적으로 시행했던 급성심근경색증 등록사업 결과, 카테터를 이용한 재관류 치료법의 사용 빈도나 성공률은 서구 어느 나라 못지않게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병원에서 심혈관 환자의 치료는 심장내과, 흉부외과, 혈관외과, 신경외과 및 영상진단의학과의 협진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대동맥 및 대혈관 질환의 경우 카테터를 이용한 치료법도 영상진단의학과뿐 아니라 심장내과, 혈관외과에까지 확대돼 사용되고 있다. 협진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뉴하트’ 그 이상과 현실 사이
    아쉽게도 심혈관질환 치료법이 날로 발전하는 현실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수련의가 크게 줄어(일부 대학에서는 최근 수년간 수련의 지원이 없는 경우도 있다)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심장내과 분과인 중재시술 분야에서도 임상전임의 지원이 줄고 있는 실정이다. 의학드라마가 보여준 역동적인 의사상(像)이 현실에서 외면받는 상황에 대해선 무엇보다 의료인의 각성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제도적인 문제점도 개선돼야 할 것이다.

    안태훈 가천의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

    Tip

    카테터_ 항암제, 항생물질 등을 주입하 거나 몸속을 검사할 때 사용되는 가늘고 긴 도관.

    스텐트_ 심장을 펌프질하는 심근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 삽입해 혈류를 회복시키는 원주 모양의 금속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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