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9

2002.06.20

전문가들도 “이롭다” “해롭다” 찬반 팽팽…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 최영철 기자

    입력2004-10-14 13:4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월드컵 개막전 프랑스 대 세네갈의 경기 후 사람들의 이목은 프랑스 선수들의 부인과 그 애인들에게 집중됐다. 전 대회 우승팀이자 FIFA랭킹 1위 팀인 프랑스가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세네갈에 패한 것이 혹 ‘경기 외적인 요소’에 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시각 때문. 특히 서귀포 전지훈련 당시 ‘동부인’을 허용할 만큼 선수들의 섹스 문제에 관대했던 히딩크 감독이 개막전을 지켜본 후 합숙훈련 숙소에서의 성인용 유료TV 시청 금지령까지 내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섹스와 경기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팬들의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사실 경기 전날 섹스에 대한 각 팀의 입장은 감독의 성향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경기 전 성관계를 전면 금지했다 3전 연패의 늪에 빠진 미국팀의 경우, 지난번의 잘못을 대오각성하고 이번에는 완전 ‘성해방’을 천명한 반면, 이탈리아의 브라파토니 감독과 브라질의 스콜라리 감독은 이번에도 ‘섹스 불허’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스콜라리 감독은 “경기중 성욕을 참지 못하면 동물”이라는 극렬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팀마다, 감독마다 이렇게 ‘섹스관’이 다르다면 실제 의학적으로는 어느 쪽이 옳은 것일까.

    의학적으로도 이 견해는 극단적으로 양분된다. 먼저 반대론자들의 근거는 성관계를 한 번 할 때 소모되는 운동량은 500m를 전력 질주하는 것과 같으며, 소모된 정액과 칼로리를 완전히 회복하려면 7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 더욱이 성관계 때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근육이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신체 리듬을 파괴하고 선수들의 집중력을 흩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찬성론자들은 오히려 이 테스토스테론이 심장박동수를 증가시켜 혈액순환을 돕고, 신경계통과 전립선을 자극해 온몸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반박한다. 또 이 호르몬은 국가대항전 성격을 띤 큰 대회를 앞두고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인 선수들의 심리를 진정시키고 긴장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경기 전날 금욕은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비뇨기과 전문의 하태준씨는 “‘과도하지 않는 한’이라는 전제가 붙으면 어느 쪽도 관계없다. 무분별한 음주와 함께 온몸을 불사르는 정열적인 성행위가 아니라면 경기력에는 별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적절한 긴장 해소도 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가 개막전에 패한 반면 브라질과 이탈리아팀은 무난히 1승을 치른 것을 보면 일단 ‘금욕’ 쪽이 우세해 보이지만 그 결과는 지켜볼 일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