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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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로 포장한 도전정신에 반할 수밖에…

정정당당 스포츠 정신

  • 정의선 광고평론가·(주)웰콤 기획국장 euisun@welcomm.co.kr

    입력2011-03-28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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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트로 포장한 도전정신에 반할 수밖에…
    승리에 대한 염원 하나로 온 나라, 아니 세계를 하나 되게 하는 스포츠. 때론 승리의 감격으로, 때론 패배의 아쉬움으로 우리 모두는 울고 웃는다. 관객을 숨 막히게 하는 경쟁 과정도 아름답지만 스포츠맨의 도전정신과 페어플레이, 그리고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찬사를 보내는 아름다운 마무리 등도 스포츠의 묘미라 할 수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가장 친숙한 운동인 축구를 소재로 한 광고를 선보였다. 주요 내용은 ‘골잡이는 골로 말하듯 증권사는 수익으로 말한다’는 것. 축구선수가 현란한 발 기술로 멋진 슛을 날렸으나 결국 골대에 들어가지 않는다. 단지 슛이 빗나갔을 뿐인데 심판은 뜬금없이 레드카드를 내밀며 퇴장을 명령한다. “수익에 실망하셨다면 퇴장시키셔도 좋습니다. 하나 랩 수익으로 말하겠습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실제 축구경기에서야 골을 넣지 못했다고 퇴장시키진 않지만, 이 회사는 수익이 나지 않으면 레드카드를 받을 각오까지 하고 있다는 얘기. ‘과정에 대한 구구절절한 변명보다 수익이라는 결과 하나로 고객에게 평가받겠다’는 자신감을 위트 있게 전한다.

    기아자동차 ‘모닝’ 광고는 권투경기의 한 장면을 활용했다. 권투선수의 강한 자신감과 자동차의 강점을 같은 선상에 놓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것. 한 선수는 헤드기어로 머리를 보호하지만 다른 선수는 맨얼굴로 경기에 나선다. 안전장치를 착용했다면 상대의 어떤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 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을 터. 가볍게 펀치를 날리는 선수의 모습 위에 ‘준비된 자의 자신감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자막이 뜬다. 동급 최초 6개의 에어백 기본 장착으로 최고의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내용을, 준비된 스포츠맨에 비유해 참신하게 만들어낸 것.

    어떤 브랜드든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치열한 승부의 레이스를 경험한다. 냉정한 시장의 평가와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 반응 등이 한데 어우러진, 끝없는 순위 싸움이 시작된 것. 스포츠 경기처럼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영원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야말로 모든 브랜드가 꿈꾸는 진짜 승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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