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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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진한 감동 눈길이 갈 수밖에…

사람보다 동물 모델

  • 정의선 광고평론가·(주)웰콤 기획국장 euisun@welcomm.co.kr

    입력2011-03-14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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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없이 진한 감동 눈길이 갈 수밖에…

    평온한 자태와 달리 수면 아래서 쉬지 않고 발놀림하는 백조의 습성을 강조한 KT 기업광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가재는 게 편이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호랑이 없는 곳에서 여우가 왕 노릇 한다’ 등 우리 속담엔 유난히 동물이 자주 등장한다.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숱한 이야기를 한마디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 강한 캐릭터와 독특한 습성을 지닌 동물에 빗대는 것. 광고 역시 속담처럼 쉽고 순식간에 강렬한 이미지를 전해야 한다. 그래서 때론 사람보다 동물이 등장하는 게 효과적이다.

    ‘DoDoDo’라는 슬로건 아래 “발로 뛰겠다”는 약속을 내세운 KT 기업광고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잔잔하고 아름다운 호숫가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백조 한 마리다. 평온한 모습과는 달리 수면 아래 백조의 발놀림은 쉴 틈이 없다. 고객을 위해 그처럼 쉼 없이 발로 뛰겠다는 약속을 전하는 것이다. 스타 모델보다 백조 한 마리가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우리 모두 백조의 수면 아래 습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포유류 중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 치타라는 것도 우리 모두가 아는 상식이다. 현대증권은 ‘누구보다 빨리 수수료를 인하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치타를 활용했다. 초원을 유유히 달리는 치타 옆을 한 사람이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치타는 깜짝 놀란 채 자신을 앞질러 간 사람을 쳐다본다. 금융권 광고에서 흔히 접하는 수수료 인하 메시지지만, 특성이 뚜렷한 동물 캐릭터로 새롭게 구성해 효과를 높였다.

    말없이 진한 감동 눈길이 갈 수밖에…
    가족 간 따뜻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도 동물 가족사진 한 장이 큰 울림을 준다. 동물의 가족사랑은 본능적이라 더욱 그렇다. 눈보라가 치는 겨울 들판에서 서로 기대며 체온을 유지하는 펭귄 가족, 엄마 아빠 기린과 얼굴을 비비며 평온한 표정을 짓는 꼬마 기린 등 교보생명의 기업광고는 동물 가족사진을 적극 활용한다. 그러면서 따뜻한 사랑이 ‘가족에게’ 필요할 때 교보생명이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현란한 백 마디 말 대신 묵묵한 행동이나 눈빛으로 감정을 전하는 동물이기에 진심이 더욱 강하게 전달된다. 어떤 스타 모델보다 동물 한 마리가 큰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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