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8

2007.03.27

한국 경제 봄은 멀었나

  • 입력2007-03-21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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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제 봄은 멀었나

    손님이 없어 썰렁한 지방의 한 재래시장.

    3월 들어 들려오는 경제뉴스가 심상찮다. 국내 소비는 꽁꽁 얼어붙고 환율 탓인지 해외 소비는 봇물 터지듯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기업의 설비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하나 기업인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도 최근 경제 브리핑에서 소비와 투자의 동력이 갈수록 약화된다고 우려했다. 그래도 수출이 예상 밖으로 선전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런데 해외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예사롭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현직 의장들의 경기 논쟁으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 기대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거침없는 질주를 가뜩이나 불안하게 쳐다보던 투자자들이 이에 기다렸다는 듯 중국 관련 주식을 내던지며 야기된 주식폭락이 일파만파로 세계 증시를 강타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일본은행이 단행한 콜금리 인상 여파도 만만치 않다. 미국 경제의 침체로 세계 경제가 활력을 잃게 되면 해외투자에 대한 기대수익이 떨어질 것은 불문가지. 이런 우려 때문에 발빠른 투자자들이 엔캐리 자금 청산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불안한’ 예상이 세계 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경기국면 예측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7개월 연속 하락

    연초부터 불어닥친 거센 외풍에 한국 경제의 항해는 과연 어떤 여정을 보여줄 것인가. 매서운 꽃샘추위를 이겨내고 예정된 꽃망울을 터뜨릴 것인가.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일인지 모른다. 예상을 뛰어넘는 갖가지 사건이 수시로 일어나며 항로를 어지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험적인 시각으로 길게 보면 결국 같은 항로를 따라 항해하게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안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의 지표를 통해 앞날을 예측한다.



    경기진단에 사용되는 지표엔 두 가지가 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측하는 데 쓰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현재 경기국면을 확인하는 데 쓰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그것이다.

    이 지표를 해석하는 규칙은 이렇다. 먼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의미를 가지려면 5개월 이상 연속해서 상승이나 하강을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경기가 회복되거나 수축되고 있다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 일단 신호가 감지되면 과거의 경험치를 통해 지수가 처음 방향을 전환한 시점으로부터 경기회복의 경우 5.4개월, 경기수축은 12.8개월 후에 경기가 전환된다. 반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경우엔 6개월을 지켜봐야 한다. 6개월 동안 상승이나 하강을 지속하면 지수가 처음 방향을 전환한 시점을 경기 전환기로 판단한다.

    요약하면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경기국면을 예측하는 자료인 반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이를 확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경기전환 신호를 보낸다고 반드시 경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은 지난해 2월 우리 경제가 2002년 12월을 정점으로 수축기로 들어갔다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 후 별다른 언급이 없다. 과거와는 달리 수치 변화가 극심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지난해 2월부터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7개월 연속해서, 또 최근에도 2개월 연속 하락하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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