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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제4 이동통신사’ 불씨 안 꺼졌다

통신료 인하·과열 해소·구미 선진국 4사 대세…재무계획 확실 땐 허가

  • 정호재 채널A 편집1부 기자 demian@donga.com

‘제4 이동통신사’ 불씨 안 꺼졌다

‘제4 이동통신사’ 불씨 안 꺼졌다

SK텔레콤은 7월 24일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다양한 증강현실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 플랫폼 ‘T-AR’을 출시했다. KT는 7월 1일 광대역 LTE 전국 단일망 서비스를 개시했다. LG유플러스는 7월 1일부터 LTE보다 3배 빠른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왼쪽부터).

“지금도 3개 이동통신사가 0.1% 점유율 놓고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이는데…. 통신 사업은 1조~2조 원으로 가능한 애들 장난이 아닙니다.”(기존 통신 업계 관계자)

“3개 통신사가 같은 기술로 엇비슷한 가격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제대로 된 경쟁이라 볼 수 없습니다. 새로운 도전자를 필요로 하는 시점입니다.”(한국모바일인터넷 측 관계자)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2000년대 초반 ‘메이저 3사’로 재편된 이후 오랜 시간 가장 빈번히 제기된 이슈 가운데 하나가 ‘제4 이동통신사’ 문제다. 3개 이동통신사로는 경쟁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4번째 기간통신사를 허가해야 한다는 것이 논쟁의 요체다. 실제 일부 후진국을 제외한 선진국은 일반적으로 3~5개의 기간통신사를 갖고 있다. 이동통신 중심으로 재편된 국내 통신시장은 5(SK텔레콤) 대 3(KT) 대 2(LG유플러스) 비율로 나뉘어 신규 사업자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간통신 사업을 섣불리 시작하기 힘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정부의 인허가를 얻기 어렵고, 사업 초기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동통신 사업을 위해서는 사업 시작 전 전국에 10만 개 이상 기지국을 깔아야 한다. 이 비용만 적게 잡아도 1조 원 이상이다. 기지국만 깐다고 사업이 될 리 없다. 이동통신 3사가 매년 마케팅에 투자하는 비용은 6조~8조 원 안팎. 인지도가 부족한 신생 이동통신사 역시 1조 원 이상의 마케팅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사옥과 대리점을 내고 인건비를 포함하면 그야말로 금액은 천문학적 수준으로 올라간다.

이보다 더 어려운 점은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대여받고 이동통신 사업 허가를 받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주주를 구성하고 명확한 투자자와 사업 계획을 밝혀야 한다. 그런데 이동통신 사업은 기존 3사의 입김이 세다. 이들의 견제를 피해 1조 원이 넘는 투자금과 사업 파트너를 끌어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적으로 통신장비시장에 관심이 높은 삼성전자마저도 제4 이동통신사 후보자에게 현금이 아닌 현물 출자 약속에 그쳤다.



천문학적 투자비 필요

또 사업 승인을 받으려면 주파수를 확보해야 한다. 최근 경향을 보면 한정 재원인 주파수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가 주파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 수익원으로 삼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벌어진 1.8GHz(기가헤르츠), 이른바 ‘황금주파수’ 대역은 10~ 20MHz(메가헤르츠) 폭에 1조 원 안팎이라는 높은 경매가로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후발 사업자에게는 이보다 효율이 적은 2.4~2.7GHz 대역이 남았을 뿐인데 적어도 5000억 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이동통신 사업의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망을 한 번 깔기만 하면 추가 투자 없이도 상당 기간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지원도 상당하다. 게다가 최근 데이터통신시장이 활성화하고 기술 발전도 빨라져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인 투자로 빠른 시장 확보가 가능하리라는 기대도 높아졌다.

이 같은 이유로 2010년을 전후해 ‘제4 이동통신사 사업 승인’을 따내기 위한 도전이 시작됐다. 공종렬(58) 전 정보통신부(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을 중심으로 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양승택(75) 전 정통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대표적이다.

‘제4 이동통신사’ 불씨 안 꺼졌다

‘제4 이동통신사 사업 승인’을 따내기 위해 도전장을 냈던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공종렬 대표.

이들은 기존 이동통신사들과 ‘차별화한 기술’ ‘값싼 요금’이란 두 가지 공약을 내걸고 정부 측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먼저 기술 측면에서는 롱텀에볼루션(LTE)과 엇비슷한 4세대(4G) 기술이지만 순수 국산 기술인 와이브로(Wibro)가 첫 번째고, 최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시분할 LTE(LTE-TDD) 방식이 두 번째다.

그러나 이동통신 기술 시장은 단말기 시장과 달리 복잡한 국제 정치가 작용하는 영역이기에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와이브로 진영은 세계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만다. 결국 와이브로를 내세운 IST는 더는 투자자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꿈을 접게 된다.

반면 KMI는 2013년 이후 최근까지도 큰 주목을 받았다. 중국이 ‘대륙의 표준’으로 쓰는 LTE-TDD 기술의 국내 도입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는 LTE-FDD(주파수 분할방식)와는 다른 기술 표준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 방식이 점차 널리 쓰이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의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기에 이른 것이다.

실제 중국이 표준으로 내세운 기술을 도입할 경우 파장과 경제적 효과는 적잖을 것으로 예상됐다. 먼저 중국과 같은 기술을 쓰기 때문에 같은 단말기로 양국에서 쉽게 통신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국산 통신장비 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쉬워진다. 또 중국의 경제적인 스마트폰을 국내에 도입하는 길도 넓어진다. 단말기 가격이 내려가면 단말기 보조금 논란이나 과도한 마케팅 전쟁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게다가 후발주자의 이점을 활용한다면 운영 인력을 크게 줄여 통신비 절감도 가능해진다. 공종렬 KMI 대표가 줄곧 “제4 이동통신사 허가만이 가계통신비 인하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7월 25일 KMI의 기간통신사 신청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기준 미달’로 평가받았다. 재원 조달 방법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MI 측은 수차례 사업계획안을 보강하고 중국계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방안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것이다. IST와 KMI의 재도전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사업 구도와 인적 구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사업권 획득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략적인 관측이다.

그럼에도 ‘제4 이동통신사’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한국의 가계통신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을 뿐 아니라, 기존 이동통신 3사가 불법보조금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경쟁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인 물’ 기존 시장 새 도전자 필요

게다가 최근 미국(버라이존, 와이어리스, 스프린트, T모바일, AT·T), 영국(보다폰, O2, T모바일, 오렌지), 프랑스(오랑주, 부이그, SFR, 프리텔레콤), 스페인 등 대다수 선진국이 4개 이동통신사 체제를 도입, 시장 경쟁을 통해 통신요금 인하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우리와 인구구조가 비슷한 프랑스의 경우 2012년 제4 이동통신사인 프리모바일을 허가해 전체적으로 20% 안팎의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한 전문가는 “기간통신사의 수는 정해진 것이 아니고 시장 경쟁 환경과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후보자의 재무 계획만 확실하다면 정부도 허가를 내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진일보하고 아이디어로 무장한 새로운 도전자를 필요로 하는 영역이 바로 ‘고인 물’인 이동통신시장이라는 얘기다.



주간동아 2014.08.04 949호 (p44~45)

정호재 채널A 편집1부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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