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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국 관심 끌려는 김정은 5~7월 미사일 시위 개연성”

윤덕민 국립외교원 원장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미국 관심 끌려는 김정은 5~7월 미사일 시위 개연성”

“미국 관심 끌려는 김정은 5~7월 미사일 시위 개연성”
윤덕민 국립외교원 원장(55·사진)은 “장성택 숙청은 이복형 김정남과 그를 돕는 고모부(장성택), 이를 방조하는 중국이라는 ‘트라이앵글’이 자신을 갈아치우려 한다고 본 김정은이 분노해 발생한 일”이라며 “체제가 불안한 김정은은 5~7월경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려고 미국을 향해 미사일 시위를 할 개연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국립외교원은 과거 외교안보연구원이라고 부른 외교안보 싱크탱크. 윤 원장은 1991년부터 2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5월 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참모그룹인 국가안보자문단 위원으로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관련 조언을 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통일 과정은 중요한 성장동력

▼ 장성택이 숙청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 체제의 안정성을 어떻게 보나.

“아버지(김정일)가 죽기 전 젊은 아들 김정은이 3대 세습에 안착하게끔 후견그룹을 붙여줬다. 경륜과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사람이 숙청된 고모부(장성택)고, 이영호 전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멘토’였다.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도 붙여줬다. 그런데 2년도 안 돼 이영호와 장성택이 제거됐다. 장성택은 김일성 사위이자 김정일의 둘도 없는 매제였다. 3대 세습 최대 공신이기도 했다. 김정은 유일지배체제를 위해 언젠가는 제거되리라 봤지만 이렇게 전격 처형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김정은이 상당히 분노했기 때문이다. 외견상 김정은 체제가 북한을 장악한 듯 보이지만 불안한 게 사실이다.”



▼ 분노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발표된 장성택 처형 당시 판결문을 보면, 장성택은 북한의 후계 세습에 반기를 들고 김정은 권위에 도전했다고 나온다. 이복형 김정남과 그를 돕는 장성택, 방조하는 중국, 이 트라이앵글이 자신을 갈아치우려는 음모를 꾸민다고 생각한 거 같다. 최근 인사를 봐도 그렇다. 5, 6개월 단위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을 갈아치운다. 북한 지도부에 장성택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불안한 거다.”

▼ 장성택 측근에 대한 숙청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통일부는 분석한다.

“장성택과 연관된 사람을 어느 선까지 제거할지, 권력 핵심부까지 숙청 칼날을 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다만 앞으로는 김정은에게 충고해줄 사람은 없을 거다. 서른 살 김정은이 북한이라는 나라를 책임져야 하는 고독한 지도자가 될 거다.”

▼ 경제 실패도 장성택 책임으로 돌렸다. 북한 개방 속도도 늦춰질 거 같나.

“그렇다. 분명 화폐개혁과 경제 개선 실패를 장성택 책임으로 돌렸다(판결문은 장성택이 중요 건설 부문을 심복들에게 넘긴 뒤 돈벌이하게 해 평양 등의 국가적 건설사업을 방해하고 석탄 등 지하자원을 마구 파는가 하면, 나선(나진·선봉)경제특구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넘기는 ‘매국행위’도 일삼았다고 명시했다). 북한 경제를 살리려는 일련의 조치를 죄목 하나로 열거한 거다. 내각 경제일꾼들이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나갈지, 아니면 베트남 같은 개방경제로 갈지 현재로선 판단하긴 어렵다. 나선경제특구와 광산업을 통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외화도 스톱될 개연성이 높다.”

▼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며 정부 주도 통일론을 강조했다.

“현재 북한 정세는 롤러코스터와 비슷하다. 우리로선 북한이 안정적으로 변화해나가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신뢰를 쌓으면서 북한을 변화시켜나가는 게 가장 안정적인 루트다. 독일 통일처럼 언젠가는 통일이 찾아올 수 있다. 통일 과정은 우리에게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통일 준비가 매력적으로 돼 있다면 외국 자본이 들어올 개연성이 높고, 인구 8000만 명이 돼 규모 경제도 가능하다. 물론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안보 태세도 철저히 갖춰야 한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핵심도 튼튼한 안보 아닌가.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걸음을 내딛는다면’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 교류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간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진일보한 조건이다.”

▼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걸음’을 내딛는다고 보나.

“김정은 유일 지배체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경제와 핵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경제도 살리고 핵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일단 북한은 국내 정치가 우선적 과제이지만, 그와 동시에 남측에 회담을 제안할 수도 있다. 미국과 담판 지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려고 새로운 형태의 도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최신 미사일을 개발해 미국 본토를 타깃으로 쏘든지 하는. 이란 핵협상을 주목할 거다.”

‘샌드위치’ 아닌 꽃놀이패 쥔 것

▼ 핵문제 해결 방안으로 말인가.

“그렇다. 지난해 11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됐다. 이란과 주요 6개국(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6개월 동안 핵 활동을 축소 및 동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며, 이란의 동결된 국외 자산 일부를 해제해준다는 거다. 숙원인 핵의 전략적 타결을 이끌어내야 하는 북한으로선 고무적인 일이다. 미국 조지 W 부시 정부 2기 당시 대북정책에 큰 전환이 있었다. 현재 오바마 2기 정부에서도 기대할 거다. 따라서 미국의 관심을 끌려고 키리졸브 훈련 등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5~7월경 발사할 개연성이 높다.”

▼ 주변국 외교도 신경 쓸 일이 많은 거 같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화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다. 일본 우경화는 어떻게 보나.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패배감이 팽배했는데 최근에는 눈빛이 달라졌다. 활기를 띤다. 아베 총리의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일본 사람이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이유는 경제와 활력 때문이지, 역사에 대한 지지는 아니다. 우리도 수십 년간 일본이라는 우방이 큰 힘이 돼온 건 사실이다.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건강한 일본이 건강한 구실을 해줘야 한다. 일본의 역사 퇴행으로 한일관계가 어렵게 됐지만 접점을 찾아야 한다.”

▼ 아베 총리는 계속 한일정상회담을 제안하는데.

“화해하자는 제스처는 많았지만 실질적인 대화 제스처가 없어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사실 미국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일 간 중재 구실을 맡았는데 굉장히 곤혹스러워한다. 일본은 미국을 상대로 아웃복싱을 하는 거 같다.”

▼ 중국은 최근 동중국해 70%를 관할에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다. 심지어 남중국해 80%를 영해라고 주장하는데.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현재 중국은 한반도를 식민지로 하고 만주와 동남아로 뻗어간 1920년대 일본과 비슷한 듯하다. 국제정치 이론 중 공세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인데…. 부자는 지킬 게 많으니까 담을 만들고, 개를 기르며, 폐쇄회로(CC)TV를 단다. 중국도 지킬 게 많아졌지 않나. 방어영역이 확장되면서 ‘핵심 이익’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남중국해의 80% 이상을 자기 해역이라고 주장한다(중국 수입원유 80%는 남중국해를 지난다. ‘자원 안보’ 측면에서 남중국해를 지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중국은 한국이 중요하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팽창하려면 한반도를 지나야 한다. 그런데 한미동맹이 있어 간단치 않다. 오바마 정부에서 5년간 외국 정상 6명이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는데, 그중 2명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미국은 한국을 핵심축이라고 얘기한다. 그만큼 한미동맹은 중요하고, 이를 유지하는 게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포인트가 된다. 중국은 빨리 한국을 친중국화하는 발판을 만들고 싶어 하고…. 우리는 꽃놀이패를 쥔 거다. 미·중 관계에서 양자택일할 게 아니라 양국 협력을 최대한 얻어내도록 관계를 심화 발전해나가야 한다.”



주간동아 922호 (p12~13)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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