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My Job)을 하자는 것이 오늘 강연 주제입니다. 내 일, 나만의 천직을 찾는 다섯 가지 전략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영어 M Y J O B의 첫 글자에 맞춰봤습니다.
평생 일할 직장도 남 눈을 의식

제 책에 ‘내:일’이라는 타이틀을 쓴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이 남의 눈을 굉장히 많이 의식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저는 소비를 전공했습니다. 명품을 쓰는 이유는 남의 눈을 크게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핸드백을 살 때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생 일할 직장을 구할 때도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것은 문제죠. 과거 애널리스트들은 투자할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보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나, 앞으로 이 회사가 성장해서 주가가 오를 것인지만 봤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자신이 평생 일할 곳을 고르면서 왜 어떤 회사가 좋은지 한 번도 고민하지 않는지, 왜 지금 당장 좋아 보이는 회사에만 올인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스스로 애널리스트가 됐다고 생각해보세요. 방학 때마다 영어공부를 하고 공모전에 나가려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큼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지 생각했으면 합니다. 물론 이런 미스매치를 해결하려는 사회적 해결책도 필요하지만,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이 평생 몸을 담아야 할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애널리스트가 되라는 겁니다. 그래야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자신이 지원하는 회사 처지를 생각해 진정성을 담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Your Brand is Your Power, 즉 ‘당신의 브랜드가 힘’입니다. 저도 화가 나는 부분은 (회사가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스펙을 안 본다고 한다는 점인데, 그럼에도 말씀드리면 스펙이 아닌 브랜드를 만들라는 겁니다. 스펙은 단점을 없애줍니다. 한 학생과 대화하면서 여름방학에 뭘 할 거냐고 물었더니 부족한 스펙을 위해 영어에 올인한다더군요.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네가 떨어진 건 영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부족한 영어를 뛰어넘을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제가 다른 강연에서 오리가 되지 말자고 한 적이 있습니다. 오리는 뛰고 걷고 날 수도 있기에 스펙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사장이라면 날거나 헤엄치는 동물을 써야 할 때 오리를 선택하겠습니까. 독수리를 쓰고, 돌고래를 쓰겠죠.
특히 강하게 남아 있는 고3 마인드가 문제입니다. 배치표를 받고,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을 종합해 칸을 맞춥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갈 때는 단점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그 연장선에서 똑같이 생각하는 게 전형적인 고3 마인드이죠. 제가 대입 면접관으로 수시면접에 들어가 어떤 남학생을 봤는데, 정말 잘생겨서 눈에 확 띄었습니다. 제가 만약 그 학생을 외모만 보고 뽑는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징계를 받았을 겁니다. 대학은 일정 조건을 갖춰야 하니까요. 그런데 회사에서 제가 잘생긴 사람을 뽑은 뒤 여자들을 공략해 물건을 팔라고 하면 징계를 받을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단점을 덮으려 하지 말고 장점을 키우라는 겁니다. 여러분은 첫 직장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 스펙을 중시하지만 저는 여러분의 첫 직장에 관심이 없습니다. 마지막 직장에 관심이 있습니다. 최고가 된 여러분이 마지막 직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발현될지가 궁금합니다.
다음은 Joy of Learning, 즉 ‘삶은 배움의 연속’입니다. 우리나라 대학생은 미국 대학생과 비교하면 공부 양이 적습니다. 이해합니다. 중고생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거든요. 그래서 대한민국 중고생은 대학 가면 놀겠다는 생각을 먼저 합니다. 물론 대학도 학교니까 공부를 하긴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그게 끝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인생이 예전처럼 50~60대에 끝나는 게 아니라 80~90대까지 이어지는 요즘 같은 때는 더 그렇습니다.
학벌과 스펙으로 버틸 수 없는 시대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좋은 학벌과 좋은 스펙만으로 평생을 버틸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물론 배움은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생활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를 사귀면서 그의 좋은 점, 싫은 점을 적고 스스로 실천하면 자신의 성격을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많이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한 번 여쭤보세요. 지금 하시는 일이 전공을 살린 거냐고. 아마도 그런 분은 매우 드물 겁니다. 확률적으로 선택한 전공으로 자기 평생의 일을 고민하고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 계속 배우세요.
네 번째는 Over the Global Border, 즉 ‘글로벌로 나아가자’입니다. 요즘 한국 젊은이들은 영어도 굉장히 잘하고 외국에도 많이 나갑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으로만 가서 지식을 갖추고 한국에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안 될까요. 우리나라에 있는 걸 해외에 가서 적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시야를 넓게 가지면 할 일이 많을 겁니다. 작은 나라인 데다 자원이 없고 인구는 많은 상황에서 한국이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통을 우리 젊은이들이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은 Business for Happiness, 즉 ‘돈을 위해 일하지 마라’입니다. 행복을 위해 일하라는 겁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과 성장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가장 행복한 일이 뭘까요. 답은 성장할 수 있는 일입니다. 게이머들은 성장코드가 있는 게임을 할 때 재미를 느낀다고 합니다. 남성이 좋아하는 마라톤, 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점수와 기록이 있습니다. 남학생은 로봇 좋아하죠? 그중에서도 변신하고 합체하는 로봇을 좋아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10명이 정해지고 1명씩 떨어질 때 인기가 많아집니다. 여기서 본질은 탈락이 아니라, 응원하는 참가자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재미를 느낀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분이 성장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은 에스컬레이터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고교생 때는 좋은 대학이라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10대 기업에 들어간 사람의 3년 이내 이직률이 가장 높은 것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어떤 에스컬레이터가 자신을 성공으로 데려다줄 것인지가 아니라, 옆 계단을 이용해 나 자신을 얼마나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세상은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그만큼 에스컬레이터 위가 아니라 계단에 서 있는 것이 다른 길을 찾거나 가기에 더 유리합니다.
돈보다 자신의 성장 위해 일해야

김난도 교수는 강연에서 “자신의 성장을 위해 일하라”고 강조했다.
젊은 시절은 돈을 벌 때가 아니라 성장을 할 때입니다. 언젠가 여러분이 독수리가 됐을 때 벌 수 있는 돈의 액수는 차원이 다를 겁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내게 나무를 벨 8시간을 준다면 그중 6시간은 도끼를 가는 데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늘 급합니다. 중요한 것은 남보다 빨리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더 빨리 끝내는 게 중요하죠.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똑같은 실험을 반복하면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인생에선 다르게 생각합니다. 미래를 바꾸고 싶다면 오늘을 바꾸세요. 그래야 내일이 달라집니다. 게임이 좋지 않은 이유는 여러분이 성장하는 시간을 뺏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성장하는 데 중요한 것은 인생에서 성숙해지는 일인데, 게임이나 골프를 즐기고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의 성장 기쁨을 대리만족하면 정작 중요한 자신의 성장을 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성장한다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느린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멈추는 것을 걱정하세요. 성공은 최선의 나 자신이 되는 것이며, 최선의 나 자신이 되려면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오늘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주간동아 914호 (p6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