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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의 ‘망달당달’(망가지느냐 달라지느냐, 당신에게 달려 있다)

칼로리가 웬수? 15~20%만 줄이세요

  •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칼로리가 웬수? 15~20%만 줄이세요

세 차례에 걸쳐 다이어트에서 칼로리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다이어트 승패는 칼로리 공급과 소비의 균형으로 결정된다. 즉 매일 소비하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면 살이 찌고, 반대로 매일 섭취하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면 살이 빠진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 가운데 이왕에 체중을 줄이기로 결심한 바에야 좀 더 짧은 시간 안에 눈에 띄는 결과를 얻고 싶어 하는 이가 많다. 그중 상당수는 육체적으로 힘들면서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 운동보다 단기간에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는 식이요법에 의존한다. 그리고 이들의 목표 자체가 화끈한(?) 체중 감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과감한 칼로리 섭취 감소 계획을 세우게 마련이다.

지나친 저칼로리 식이요법 금물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세상 모든 일은 지나치면 항상 문제가 생긴다. 그러면 이번에는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가 왜 좋지 않은지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굶주림 반응이라는 우리 몸의 생리적 방어기전을 활성화한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호에서 자세히 이야기했으므로 부연 설명을 하지 않겠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로 예를 들어보겠다. 만일 당신이 월급 400만 원을 받는 직장에서 일하다 정년퇴직해 앞으로 월 100만의 연금에 의지해 살아야 한다고 해보자. 물론 퇴직 후 얼마 동안은 과거 생활습관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비슷한 생활패턴을 반복하겠지만, 결국 생계를 위해 지출을 줄일 것이다.



그런데 생활에서는 이렇게 생계 적자를 피하는 것이 슬기롭지만, 칼로리 적자를 반드시 달성해야 할 다이어트에서는 이런 자연스러운 생존 본능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이런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은 저칼로리 다이어트 같은 급격한 변화에서 더욱 현저히 나타난다.

둘째,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근육 손실을 초래한다. 식이 섭취를 갑자기 급격하게 제한하면 에너지 결핍으로 절박해진 우리 몸은 칼로리를 찾아 근육을 포도당으로 바꿔 이용한다. 이 과정을 전문 용어로 글루코네오제네시스(gluconeogenesis)라 하는데, 이 때문에 체중 감소 과정이 원래 목표인 지방을 태워 이뤄지지 않고, 꼭 간직해야 할 귀한 근육 조직을 파괴하면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바람직하지 않는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식이요법과 근육운동을 병행해야 하는데, 이 또한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 상태에서는 힘이 떨어져 쉽지 않다.

셋째,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지방을 저장하는 효소 작용을 촉진한다. 우리 몸에서 지방을 저장하는 데 주된 구실을 하는 것으로 지단백 지질가수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라는 다소 복잡한 이름의 효소가 있다. 저칼로리 다이어트에서는 이 효소의 활동이 촉진돼 지방을 태우는 대신 오히려 더 많은 지방을 몸 안에 축적하는 방향으로 작동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넷째,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갑상샘호르몬 분비를 감소한다. 갑상샘호르몬은 우리 몸의 기초대사율 조절에 크게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만일 저칼로리 상태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면 갑상샘호르몬 분비의 감소를 초래해 기초대사율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다이어트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다섯째, 마지막이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것으로,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망가뜨릴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식이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누구나 심한 공복감과 함께 음식을 갈망하게 된다. 이는 본능에 의한 당연한 생체 반응이지만, 이 때문에 하루 종일 음식 생각만 한다면 제대로 된 생활이 가능하겠는가. 결국 이 때문에라도 다이어트 실패의 흔한 원인인 요요현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또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지속하면 에너지 결핍으로 공부나 업무에서 상당한 효율 감소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효율 감소가 전문 운동선수에게는 목표 달성을 위한 극기 훈련의 한 과정일 수 있겠지만, 일반인에게는 그야말로 본말이 전도된 건강 추구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이지, 우리가 다이어트를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지금까지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의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그렇다면 다이어트에서 적정 칼로리 감소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운동 병행은 필수

칼로리가 웬수? 15~20%만 줄이세요
다이어트를 하려면 현재 섭취하는 양에서 적어도 하루에 500Cal 이상은 줄여야 한다. 하지만 건강상 부작용을 피하려면 가급적 1000Cal 이상은 줄이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이 가장 보편적 기준이다.

우리 몸 안의 지방 1kg을 없애려면 약 7700Cal를 소비해야 하므로 이 기준에 맞춰 계산해보자. 만일 기준 하한선인 500Cal를 매일 줄인다고 가정할 경우 일주일이면 500×7=3500Cal가 되고, 이는 450g 정도의 지방을 태울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식으로 하루 750Cal를 줄인다고 생각하면 일주일에 약 680g의 지방을 태울 수 있고, 기준 상한선인 1000Cal를 매일 줄인다면 일주일에 909g 정도의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수치를 고정해 기준을 정하는 것은 각 개인의 체중이나 평소 칼로리 섭취량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더욱 합리적인 기준으로 제시되는 것이 소비해야 할 적정 칼로리를 %로 결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에 의하면 현재 섭취하는 칼로리의 15~20%를 감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평소 하루 2500Cal를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20%에 해당하는 500Cal를 줄여 앞으로 하루에 2000Cal씩 섭취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러한 기준들과 관계없이 하루 칼로리 섭취 하한선을 1800Cal 이상(여자는 1200Cal 이상)으로 설정해놓고 어떤 경우라도 이 이상은 섭취하는 것이 장기간 부작용 없는 다이어트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사실이다.

만일 필요에 의해 부득이하게 이 기준 이하로 다이어트를 할 수밖에 없다면 앞서 소개한 바 있는 지그재그 방식이 좋다. 그런데 어떤 기준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하든 중요한 전제조건은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지방 감소를 최대화하면서 근육 손실은 최소화하는 이상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바람직한 다이어트는 칼로리 섭취 제한은 적게 하고 운동으로 칼로리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지나친 저칼로리 다이어트로 실생활에서 마치 개의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형국은 피해야 할 것이다.



주간동아 2013.05.20 888호 (p72~73)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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