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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윙크 세리머니 부탁해!

2008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이어 남자복식 금메달 도전

  •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donga.com

이용대, 윙크 세리머니 부탁해!

이용대, 윙크 세리머니 부탁해!
5월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 배드민턴 2012 세계 단체선수권대회 남자부문 한국과 덴마크의 준결승이 시작되기에 앞서 각국 코칭스태프와 조사연구원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이용대(24·삼성전기)가 김사랑(23·삼성전기)과 함께 코트에 들어서자 모두 시선을 두 사람에게 고정했다. 세계적 복식 선수인 덴마크의 노장 요나스 라스무센(35)은 이날 경기 후 “이용대는 오늘 정말 대단했다”며 “원래 세계 최고 선수지만 수비 능력이 더 향상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4년 만에 도전 만반의 준비

한국 대표팀이 남녀 동반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을 기록한 이번 대회는 ‘미리 보는 런던올림픽’이었다. 올림픽을 2개월가량 앞두고 세계 상위 랭킹 선수가 모두 모여 기량을 겨뤘기 때문이다.

이용대는 올림픽 파트너 정재성(삼성전기) 없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고성현(김천시청)과 팀을 이뤄 조별 예선에서 독일을 이겼고, 김사랑과는 준결승에서 팀을 이뤄 승리해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차이윈(32)와 후하이펑(28)에게 패했지만, 이용대는 이번 대회에서 공격과 수비 그리고 체력까지 모두 완벽했다. 유연성(수원시청)과 함께 남자복식 세계랭킹 4위인 고성현은 오랜만에 이용대와 호흡을 맞춘 후 “네트플레이부터 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최고다”라고 말했다.

이용대를 상대한 외국 선수는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들은 한목소리로 “이용대는 지금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용대는 수영의 박태환과 함께 올림픽 2연패가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꼽힌다. 대한체육회도 이용대가 있는 배드민턴 남자복식을 금메달 유력 종목으로 꼽는다.



그러나 이용대는 복식 선수다. 특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용대는 남자복식이 아닌 혼합복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아쉽게도 베이징에서 함께 금메달에 입맞춤한 이효정(삼성전기)은 대표팀에 없다.

한국 선수 중 누구도 역대 올림픽에서 개인전 동일 종목 2연패를 달성하지 못했다. 레슬링 심권호가 1996년 애틀랜타와 2000년 시드니에서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체급이 달랐다. 그만큼 한 선수가 4년 동안 세계 최정상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이용대도 지난 4년 동안 팔꿈치 부상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고통스러운 재활을 이겨냈고 원숙함마저 더해져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용대의 윙크 세리머니를 4년 만에 다시 런던에서 볼 수 있을까.

관건은 파트너와 어떻게 힘을 모으느냐다. 이용대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이효정과 함께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정재성과 함께한 남자복식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용대는 정재성과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3년간 호흡을 맞추며 금메달 1순위 후보로 꼽혔다. 이 때문에 1회전에서의 탈락은 큰 충격이었다. 그만큼 올림픽 무대는 변수가 많다. 정재성은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실패 이후 상무에 입대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면 병역 혜택을 누렸을 텐데 빈손으로 돌아와 정식으로 병역을 마쳐야 했다.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이용대는 활짝 웃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정재성에게 미안함이 있었다.

이용대는 “베이징에서 아쉬움이 컸다”며 “런던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올림픽은 이용대와 정재성이 함께 뛰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재성은 1982년생으로 다음 올림픽 때는 서른네 살이 된다. 이번 대회에서 외신 취재진은 이 점에 특히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은 이용대가 정재성 이후 누구와 손잡고 어떤 수준의 호흡을 보여줄지에 관심을 보였다. 이용대는 쏟아지는 질문에 “재성이 형과 함께하는 이번 올림픽만 생각한다”면서 “그 이후에 누구와 어떻게 뛸지는 지금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재성과 함께 정상에 서겠다는 의지가 크다는 의미일 터.

정재성도 각오가 남다르다. 늘 최고 자리에 있었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품어보지 못해 그만큼 아쉬움이 클 것이다. 4월에 허리 통증이 생기자 세계단체선수권대회까지 포기하고 재활에 전념한 것도 올림픽에 대한 꿈 때문이다. 정재성은 “용대와 7년을 함께했다”며 “최고의 파트너와 최고의 결실을 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3세트 가면 한국이 유리”

배드민턴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차이윈과 후하이펑은 이번 대회에서 더 탄탄한 조직력을 보여줬다. 노련한 차이윈과 패기의 후하이펑은 가장 이상적인 복식 조합으로 꼽힌다. 이용대는 정재성이 아닌 김사랑과 함께 2세트에서 듀스 접전을 벌이며 분전했다. 차이윈과 후하이펑은 이용대를 상대로 다양한 공격 전술 변화를 시험하기도 했다. 3월 전영오픈에서 이용대·정재성에게 패한 뒤 올림픽에 대비해 혹독한 훈련을 계속해왔다.

세계랭킹 2위 이용대·정재성과 1위 차이윈·후하이펑의 맞대결은 당일 컨디션과 경기 흐름이 가장 큰 변수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32세가 된 차이윈의 체력을 주요 변수로 꼽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취재진은 “차이윈의 체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3세트까지 가면 한국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영오픈에서도 차이윈은 체력이 달려 이용대·정재성에게 역전패를 허용했다. 차이윈은 큰 키와 강력한 공격이 강점이지만, 그물망 수비로 막아내고 랠리를 오래 끌고 가면 이용대·정재성이 유리해질 수 있다.

또 다른 다크호스는 세계랭킹 3위 덴마크 카르스텐 모겐센(29)과 마티아스 보에(32)다. 모겐센의 강력한 파워와 보에의 영리한 네트플레이가 시너지효과를 보이는 팀이다. 한번 말려들기 시작하면 차이윈·후하이펑보다 오히려 상대하기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이용대에겐 이효정이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네트플레이와 수비에 능한 이효정은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남자 파트너를 다독였다. 후배에게 길을 내주고 싶다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소속팀 삼성전기에서 뛰고 있다. 성한국 대표팀 감독은 고심 끝에 2011년 초 이용대의 새로운 파트너로 하정은(대교눈높이)을 택했다. 김민정(전북은행)과 여자복식 세계랭킹 3위를 지키는 하정은은 발이 빠르고 힘 있는 공격이 강점이다.



주간동아 2012.06.04 840호 (p60~61)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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