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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과장의 처세 X파일

중요도 섞인 맞교환 ‘바게닝 믹스’ 시도하라

성공적인 협상법

  •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hskim@hsg.or.kr

중요도 섞인 맞교환 ‘바게닝 믹스’ 시도하라

중요도 섞인 맞교환 ‘바게닝 믹스’ 시도하라
방 과장은 몇 시간째 회의실에 갇혀 있다. 내일 있을 고객사와의 마케팅 프로젝트 조건에 대한 협상을 놓고 팀원이 모두 모여 전략을 짜는 중이다.

“절대 먼저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돼. 우리가 꼭 지켜야 하는 것을 한번 적어봐!”

팀장의 말이 떨어지자 ‘가격’ ‘프로젝트 일정’ ‘업무 범위’ 등 수많은 안건이 쏟아져 나왔다. 어느 정도 안건을 추린 후 각각의 안건에 대한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가격은 얼마를 받아야 되지?”

이상적인 가격과 마지노선을 합의하는 방 과장 팀. 일정과 업무 범위 등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정리했다.



“자, 협상 안건별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합의한 거지? 내일 협상할 때 딴소리하지 말고 잘해! 특히 가격 조건은 상대도 강하게 나올 테니까, 절대 밀리지 말고!”

팀장의 단호한 지시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방 과장 팀의 협상 전략회의, 괜찮은 걸까.

답부터 얘기하면, ‘절반의 성공’이다. 먼저 ‘협상 가능한 다양한 안건’을 꺼내고, 안건별로 ‘협상 가능 범위’를 정한 것까진 좋았다. 하지만 협상 이슈 간 ‘관계’를 고려치 않은 건 큰 잘못이다. 다양한 안건이 오가는 협상에선 이슈 사이의 중요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나에겐 별로 중요치 않지만 상대방에겐 중요할 만한 안건을 찾을 수 있을뿐더러, 그것이 협상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협상을 준비할 때 이 과정을 자주 빼먹는다. ‘나에게 중요한 문제는 상대에게도 중요하다’고 착각하기 때문. 성공적으로 협상하려면 이런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한다. 나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상대방에겐 중요한 조건이 분명 있다. 반대로 나에겐 정말 중요해 꼭 얻어내야 할 조건이 상대방에겐 아무것도 아닐 때도 있다.

그래서 이슈 하나하나에 대해 합의하는 것보다 여러 안건을 섞어 ‘맞교환’하는 식의 협상이 더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 이처럼 중요도가 서로 다른 안건을 활용해 협상을 진행하는 방법을 협상학에서는 ‘바게닝 믹스(Bargaining Mix)’라 한다. 협상 테이블에서 오가는 많은 안건을 섞은 뒤 내게 중요한 것은 갖고 덜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양보해 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는 협상법이다.

중요도 섞인 맞교환 ‘바게닝 믹스’ 시도하라
예를 들어보자.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데 주요 거래처에서 “이번 주까지 납품해달라”며 갑작스럽게 요청해왔다. 납기 일정이 너무 촉박한 상황. 빨리 원자재를 구해 납품해야 한다. 부품을 만드는 공장장에게 “내일까지 부품을 달라”고 요구해보지만, 상대는 “사흘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맞선다.

이때 프로 협상가는 내가 제안할 수 있는 또 다른 협상 조건이 뭐가 있을까를 생각한다. 이 사례에선 납품 일정 외에 납품 단가, 대금 지불 조건, 운송 조건 등을 추가할 수 있다. 그다음 나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상대방은 중요하게 여길 만한 안건을 제안해 양보를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내일까지 부품을 납품해주세요. 그 대신 대금은 현금으로 바로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식이다. 나에게 중요한 납기일을 지킬 수 있다면, 대금 지불 조건은 양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협상 상대가 당장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밤샘 작업을 해서라도 내일까지 부품을 납품해줄 것이다. 상대방에겐 ‘납기 일정’보다 ‘대금 지불 조건’을 바꿔 현금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협상 이슈 간 관계에서 중요도를 비교하는 게 핵심이다.

중요도 섞인 맞교환 ‘바게닝 믹스’ 시도하라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은 모두 다르다. 협상가도 마찬가지다.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다를 수 있다. 서로의 차이를 찾고 교환하는 것, 그게 성공적인 협상의 지름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



주간동아 2012.04.02 831호 (p37~37)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hskim@hs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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