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09

2011.10.24

“5년 폐암 투병…감사와 사랑 배웠다”

‘눈물 많은 남자’ 펴낸 김영술 변호사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1-10-24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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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폐암 투병…감사와 사랑 배웠다”
    김영술 변호사는 2000년과 2004년 두 번의 총선에서 서울 송파구에 출마했다가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세상을 바꾸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소망이 좌절된 뒤 그에게 병마가 찾아왔다. 2006년 12월 9일 그는 폐암 4기 판정에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그로부터 5년이 다 돼가는 2011년 10월에도 건강하게 생활한다. 의료계에서는 암 판정 이후 5년 넘게 건강을 유지하면 암세포가 활동을 멈추고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봐 완치로 간주한다.

    김 변호사는 5년간 암과 싸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쓴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제목이 ‘눈물 많은 남자’다. 그런데 책 제목과 달리 10월 18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서 만난 그는 미소와 웃음이 많은, ‘희망’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암 투병생활 동안 그는 자신처럼 “난치병을 앓는 환자와 가족을 위해 일하겠다”고 결심했다. 특히 그는 보험약관 피해로 제때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해 고통받는 암 환자를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의 책 맨 뒤에는 ‘암입원급여금 청구소송의 사례와 해법’이 부록으로 수록돼 있다.

    “보험회사의 보험금지급 기준이 제각각이고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심각합니다. 암 환자가 진단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회사가 약관의 해석상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 환자는 금융감독원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재판을 요청할 수 밖에 없습니다. 건강한 일반인도 소송하는 것이 힘든데, 독한 항암치료에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환자에게는 두말할 나위가 없겠죠.”

    투병생활 동안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며 수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던 그는 오히려 섬김과 나눔의 삶을 소명으로 여기며 몸소 실천하고 있다. 입원한 병원에서 만난 환자와 직원, 그리고 그가 요양하는 강원도 홍천읍내의 가족상담소에서 무료법률상담을 하며 변호사로서의 전문지식을 주민과 나누는 것.

    “세상은 고난의 연속이며 끊임없이 인내를 요구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 때문에 슬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난 뒤에는 반드시 축복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를 앓는 그의 아들이 ‘존경하는 사람을 인터뷰해 오라’는 학교 숙제로 암 투병 중인 아버지를 취재한 뒤 쓴 글이다. 그 말마따나 고난 뒤에 축복이 찾아올지 궁금하다. 김 변호사는 책 말미에 암을 이겨낸 자신의 새 삶을 이렇게 규정했다.

    “내 삶의 목적은 감사와 사랑이다. 내 삶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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