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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너 죽고 나 살자” 이(齒:이 치) 상한 폭로전

치과업계 ‘과잉진료와 치료’ 놓고 집안 싸움…명분 없는 그들만의 밥그릇 다툼인가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너 죽고 나 살자” 이(齒:이 치) 상한 폭로전

“너 죽고 나 살자” 이(齒:이 치) 상한 폭로전

대한치과개원의협회는 불법진료를 거론하며 네트워크 치과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치과업계가 시끌벅적하다. 그동안 짐작은 했지만 확실한 물증을 찾지 못했던 과잉진료, 부실진료, 위임진료 같은 불법 진료 실태가 연일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주간동아’가 대한치과개원의협회(이하 치개협)로부터 입수한 ‘네트워크 치과의사들의 양심고백문’과 국내 제일의 네트워크 치과인 유디치과그룹(이하 유디치과)으로부터 입수한 ‘일반 치과개원의들의 불법 진료 동영상’은 그동안 가려진 치과업계의 치부를 그대로 담았다(표 참조).

치과업계의 부끄러운 ‘민낯’은 치과개원의가 중심을 이룬 치개협과 유디치과 간 폭로전이 가열하면서 외부로 드러났다. 치과업계는 불법 진료 실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집안싸움에 자칫 공멸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양측의 갈등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2~3년 전부터 심심치 않게 불거졌던 분란은 5월 22일 치개협이 ‘불법 네트워크 치과 척결’ 기치를 내걸고 출범하면서 본격화했다. 치개협은 네트워크 치과가 불법 진료로 시장을 어지럽히고 국민 보건도 위협한다며 강도 높은 ‘클린치과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불법 네트워크 치과 퇴출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도 치개협과의 공조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불법 네트워크 치과 논란 가열

치개협과 치협이 척결 대상으로 지목한 네트워크 치과는 일종의 프랜차이즈 병원이다. 본점이 각 지점의 시설투자와 경영을 맡는 대신, 지점 원장들은 진료를 전담하고 수익을 중앙과 나누는 시스템이다. 치개협은 네트워크 치과가 지닌 불법성의 근거로 탈세와 불법 진료를 거론한다. 치개협 이상훈 회장은 “네트워크 치과의 경우 실질적인 소유자는 1명이지만 형식적으로는 여러 지점으로 분산돼 탈세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증거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치개협은 “네트워크 치과에서 실시하는 인센티브제도 탓에 과잉진료가 기승을 부리고 결과적으로 국민이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치과는 의사나 치위생사에게 기본급 외에 환자 1명당 20%가량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의사나 치위생사 모두 많은 돈을 벌려고 필요 이상의 과잉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치협과 치개협이 공적으로 지목한 유디치과 측은 “불법 진료니 뭐니 해도 본질은 밥그릇 싸움”이라고 반박했다. 치개협 측이 제기하는 탈세 의혹에 대해선 “매년 최고 세율로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으며 세무조사도 받았다”고 일축했다.

“우리 중 일부에서 그런 일이 100% 없었다고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설사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일반 개원의 사이에서도 행해진 일종의 관행이다. 자체 인력을 활용해 1500개 개원의의 진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 1500건 이상의 불법 진료를 확인했다. 이런 부분은 분명히 잘못됐고 시정해야 한다. 불법 진료 척결에 대해선 우리도 치협이나 치개협과 함께할 용의가 있다. 치개협의 의도가 불법 진료 척결이 아니라, 네트워크 치과 퇴출에 있는 것이 문제다.”

현재 치개협이 불법 진료 척결을 주장하면서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은 곳은 유디치과다. 반면, 같은 형태의 네트워크 치과로 규모 면에서 업계 상위권의 다른 네트워크 치과는 이번 논란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다. 유디치과 관계자는 “이들 역시 인센티브제도를 두고 있으며, 우리와 동일한 형태로 진료한다. 굳이 차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임플란트 시술 가격을 싸게 받고, 그들은 비싸게 받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유디치과의 설명대로 네트워크 치과는 일반 개원의에 비해 임플란트 시술 가격이 30% 이상 싼 점이 특징이다. 이를 두고 치과업계 한편에선 덤핑이라고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네트워크 치과 측에선 “덤핑은 원가보다 싼 가격으로 팔 때 하는 얘기다. 원가에 수익을 붙여서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데 무슨 덤핑이냐”고 반박한다. 대량 구매를 통해 단가를 낮춘 것이지 출혈하면서까지 가격을 낮춘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너 죽고 나 살자” 이(齒:이 치) 상한 폭로전
감정 싸움 넘어 법정 소송 준비

‘주간동아’가 입수한 유디치과의 임플란트 원가는 국산 46만 원, 외국산 70만 원 남짓이다. 이는 임플란트 인공치아 재료비에 상부보철, 기공재료, 인상재, 기타 수술재료(멸균글러브, 멸균수술포, 봉합핀, 봉합사 등) 비용이 더해지고 엑스레이 촬영비가 추가돼 나온 금액이다. 여기에 인건비 기술료 수익 등을 더한 임플란트 시술 가격이 유디치과 강남점의 경우 국산은 최저 90만 원, 외국산은 최저 180만 원이다.

반면, 환자 치아 상태와 치료 정도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지만 같은 재료를 사용할 경우 강남 근처 일반 개원의가 받는 최저 가격은 국산 180만 원, 외국산 25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네트워크 치과와 일반 개원의의 임플란트 시술 가격이 적게는 70만 원에서 많게는 90만 원까지 차이가 있는 셈이다. 그동안 네트워크 치과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던 것도 이렇듯 싼 가격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개원의 사이에선 “유디치과 지점이 하나 생기면 근방 10km 내 치과병원이 쑥대밭이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최근 복지부가 “임플란트는 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할인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무료 스케일링 등을 내세워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는 의료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네트워크 치과 관계자는 “개원의들이 의료는 영리가 아니라고 하는데, 그럼 무슨 돈으로 외제차를 몰고 다니고 애들을 외국 유학 보냈느냐”며 “개원의들이 임플란트 시술에서 폭리를 취했던 결과 국민은 선뜻 치과를 찾지 못했다. 합리적 가격을 제시하는 네트워크 치과의 등장에 위기감을 느낀 개업의들이 네트워크 치과 죽이기에 혈안이 됐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치개협은 “이번 논란의 본질은 가격 논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치개협 이 회장은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양심적이고 소신을 가진 개원의가 시술 가격을 정하는 것을 두고 (외부에서 가타부타) 얘기할 수는 없다. 네트워크 치과의 불법 진료 실태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치과가 가격이 싸다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부실진료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 네트워크 치과가 10년씩 사후서비스(AS)를 보장해준다고 선전하는데, 이를 뒤집어보면 그만큼 부실진료로 사고가 많이 발생해 무마하는 데 급급하다는 얘기다.”

양측의 감정싸움이 격화하면서 전면전 양상까지 보인다. 치개협과 치협은 네트워크 치과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 중이며, 유디치과 역시 치개협과 치협에 “근거 없는 여론몰이와 협박, 인권유린 행위를 중단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치과업계의 폭로전을 접한 한 독자는 “양측 모두가 국민 보건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과연 그들의 머릿속에 진정한 국민 보건이 존재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주간동아 797호 (p42~43)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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