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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인터뷰

난, 철이 없다 그래서 꿈을 좇는다

영화 ‘우리 이웃의…’ 형사 역할 신현준 “벌써 연기 20년 … 가족 소중함 확인”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난, 철이 없다 그래서 꿈을 좇는다

난, 철이 없다 그래서 꿈을 좇는다
영화배우 신현준이 이번엔 형사로 스크린 앞에 섰다. 4월 7일 개봉하는 민병진 감독의 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에서 다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인간적인 조창식 형사로 분했다. 대장군, 소방관에서 천재음악가, 조폭, 킬러, 살인무기수, 심지어 지체장애인 역할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형사라는 배역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 그것도 살인사건을 쫓는 강력반 형사다.

항상 젊음이 넘치는 외모 때문에 어리게 보는 사람이 많지만 그는 벌써 연기 생활 20년이 넘은 중견 배우. 1990년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이 그의 데뷔작이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이번 영화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이번 영화를 ‘자신의 얼굴’이라 말했다. “이번 영화를 찍으며 지난 20년의 연기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연기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것. 3월 21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이 영화를 연출한 민병진 감독과 함께 신현준을 만났다.

▼ 처음으로 형사 역할을 맡았다.

“형사라는 역할은 기존 영화에 많이 등장했고, 연기한 배우도 많아 무척 고민했다. 결국 영화 속 조 형사는 고정된 형사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그런 형사를 만나 한 달 동안 함께 지내면서 그분 성격을 많이 ‘카피’했다. 극에서의 조 형사는 갈수록 진지해지는 묘한 캐릭터다.”

▼ 연기 인생 20년을 넘은 시점에 왜 이 영화를 선택했나.



“시나리오가 매우 좋았다. 민 감독님은 알지도 못했다. 시나리오가 영화판에서 이미 소문이 났었다.”

신현준은 이 대목에서 “정말 외부에서 ‘콜’은 오랜만이다”라면서 민 감독에게 왜 자신을 택했는지 물었다. 이에 민 감독은 “신현준 씨의 항상 도전하는 모습이 좋았다”면서 “이번 영화가 현준 씨가 촬영한 영화 중 가장 힘든 수준이었는데도 완벽한 연기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우리 이웃의 범죄’는 제천 청풍호 주변에서 남자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다룬다. 민 감독은 2004년 한 방송에서 다룬 무연고자 변사체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영화 속 조 형사는 자기 자신이 가정문제를 안고 있지만 숨진 아이의 주변을 탐문 수사하는 과정에서 아이를 둘러싼 비극적 가족사를 알아내고 혼란을 겪다 끝내 가족의 소중함, 사랑을 확인한다.

▼ 조 형사는 이혼한 뒤 아들을 혼자 키우는 형사다. 느낌이 어땠나.

“대리경험을 한 것 같다. 부자간에는 사랑이 가장 우선 아닌가. 영화에서 조 형사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아들과 함께 다니며 갈등에서 벗어난다. 실제 생활에서도 그래야 하는데…. 그런데 만약 애가 생기고 초등학생이 되면 난 백발의 노인이다(웃음).”

난, 철이 없다 그래서 꿈을 좇는다

이번 영화에서 환상의 궁합을 선보인 민병진 감독(왼쪽)과 신현준.

▼ 변사체로 발견된 아이는 자폐아다. 장애인 역을 해 본 게 도움이 됐을 것 같다.

“그동안 영화에서 늘 영웅, 대장이었다. 그런데 ‘맨발의 기봉이’를 찍으면서 장애인이 처한 현실을 알게 됐다. 이번에도 자폐아가 등장하는데 주변을 보니, 내 지인 분 따님도 같은 증세가 있었다. 친한 친구의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곁에 있는 분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았다. 그런 감정을 이입해 촬영에 임했다. 자폐아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식을 죽이는 부모,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겠나. 정말 자폐아를 가진 부모의 처지에서 연기에 임했다.”

옆에서 듣던 민 감독은 “조 형사가 수사 대상 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 그것이 이번 영화의 메시지”라고 거들었다. 이에 신씨는 “조 형사의 파트너인 이 형사(이기우 분)와 치매 아버지의 이발관 신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잘하게, 자네 아버지에게 잘하게’라고 하면 아들이 ‘예. 그런데 늘 말썽만 피우고…’라고 하는 대목인데 그 대사가 정말 좋았다”라며 민 감독에게 “실제 이야기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사실 영화 찍는 동안 어머니에게 치매가 왔다. 원래 대본에 없던 장면인데,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시면서 극중 이 형사가 아버님과 화해하는 신을 넣었다. 추석 때 어머님이 머리를 깎고 싶다고 하셔서 그 장면도 넣었다. 급조한 신인데, 표현이 잘됐다. 나도 그 장면 보면 뭉클하다.”(민병진 감독)

▼ 20년 연기 인생, 다양하게 방송활동을 하면서도 연기 변신에 능한 것 같다.

“지난해 인덕대학의 연기 교수로 임용됐다. 개그 전공하는 한 학생이 ‘교수님 저는 개그가 전공인데, 교수님 수업 들으니까 연기가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런 경우 나는 ‘무슨 말이 그래, 배우는 모든 걸 다해야지’라고 말해준다. 그게 배우의 ‘티켓 파워’라는 게 내 소신이다. 예능프로에도 나가고 MC에 도전한 것도 그 때문이다.”

▼ 얼마 전 방송에서 하차했는데 이유가 뭔가.

“영화에 집중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는 내가 작업한 첫 저예산 영화지만 느낀 게 많다. ‘아, 영화를 이렇게만 찍으면 쓸데없이 돈 낭비 안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 영화는 매우 행복한 작업이었다.”

▼ 이 영화 주제가 가족과 사랑인데 ‘절친’ 배우 정준호가 공교롭게도 개봉 시사회 날(3월 25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 부럽지 않나.

“정말 그렇다. 그러나 정준호 결혼은 탁재훈 씨(신현준과 결혼식 공동사회를 볼 예정)가 화장품을 론칭하는데 홍보비가 없어서 당겨서 하는 거다. 홍보엔 결혼식만 한 게 없다. 하하. 신현준과 탁재훈이 사회를 보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기 때문에 이벤트로 결혼하는 거다. 정준호 예비 신부가 아기를 가져 결혼을 서두른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화장품 때문이다.”

▼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꿈을 계속 좇는 배우이고 싶다. 현실에 너무 발을 붙이면 꿈이 없어질 것 같다. 관객의 사랑 때문에 내가 아직 철이 없다. 그래서 편안하고, 그 감정이 연기로 이어진다. 연기 생활 20년이 되다 보니 내 모든 삶이 곧 나의 연기고, 영향력이고, 존재감이더라. 나는 스캔들을 조심한다고 했는데 항상 주변에서 사건이 생기고 얘깃거리가 됐다. 이것도 배우의 한 단면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배우에 다 포함돼 있다.”

신씨는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관객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말로 안 해도 팬들은 내 맘을 알 것이다. 정말 감동이 있는 영화다”라고 답했다. 민 감독도 “‘신현준이 나온다’는 사실만 알고 영화관에 와도 의외로 많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이 영화의 여운이 5월 가정의 달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아무런 편견 없이 영화를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780호 (p74~75)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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