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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円 안주에 한잔, 딱이야!

장기 불황 일본 단시간제 서비스 등장 … 빈 시간 이용 가격도 싸 인기

  • 도쿄 = 이종각 한일관계 전문 칼럼니스트 jonggak@hotmail.com

300円 안주에 한잔, 딱이야!

300円 안주에 한잔, 딱이야!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일본의 이자카야 체인점들이 일제히 가격 할인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15분에 394엔’짜리 술집도 등장했다.

‘버블경제’의 붕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1990년 초부터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따른 장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일본. 버블 붕괴 10년을 상징하던 용어인 ‘잃어버린 10년’이 어느새 ‘잃어버린 20년’으로 바뀌었다.

외식산업을 비롯한 거의 모든 업종에서 각 업체가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으로 살길을 모색하는 가운데 10분, 30분 등 짧은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서비스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술집, 피트니스클럽 등 업종도 다양하다. 불과 몇십 분 단위의 짧은 시간을 활용해 즐길 수 있고, 단시간인 만큼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만화 서비스 2만 명 고객 확보

일본에는 몇 년 전부터 도쿄 등 대도시 역 주변 대형 빌딩에 수영장, 운동기구 등을 설치한 헬스클럽이 성업 중이다. 주로 운동할 시간이 없는 샐러리맨들이 귀갓길에 이용한다. 회원제로 운영하고 한 달 회비는 1인당 1만 엔(약 14만 원) 내외다.

도쿄 우에노(上野) 공원 근처인 JR닛포리(日暮里) 역 앞에 2010년 봄 ‘콘비니 피트니스 닛포리’라는 이름의 미니 운동시설이 문을 열었다. ‘컨비니’는 편의점을 뜻하는 ‘컨비니언 스토어’를 줄인 말. 이곳은 늘 인근에 사는 주부와 회사원으로 붐빈다.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10분 500엔’(약 7000원)으로 스트레칭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다. 장을 보러 가거나 점심시간 등 회사의 휴식시간을 이용해 이곳에 들러 입고 있는 복장 그대로 10분 정도 몸을 푼다. 이곳에서는 입회금을 내고 회원에 가입하지 않아도 운동기구를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러닝머신은 ‘15분에 700엔’(약 9800원)이다. 이 업체 사장은 “고객들이 편의점에 들르는 기분으로 가볍게 운동을 하라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일본은 세계 유수의 만화대국이다. 차 안에서 만화를 즐겨 보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 등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만화팬이 많고, 종류도 아동만화부터 성인만화까지 다양하다. 만화 전문 4년제 대학도 있고, 인기 있는 만화 시리즈는 판매부수가 수천만 권에 이르기도 한다.

NTT그룹 NTT솔마레(오사카 시)의 전자서적 사이트는 만화를 좋아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시간제로 만화를 배송하는 사업을 올여름부터 시작했다. 인기 만화 약 6000점을 NTT도코모의 인터넷 접속 서비스 ‘i모드’를 통해 시간제로 받아 볼 수 있다. 서비스 이용 시간은 30분부터 선택할 수 있다. ‘30분에 105엔’(약 1470원)으로, 좋아하는 만화를 마음대로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철로 이동하는 도중이나 약속시간을 기다리며 휴대전화로 만화를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회원은 20, 30대가 대부분으로 서비스가 시작된 지 몇 달 만에 2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일본의 대중선술집인 ‘이자카야(居酒屋)’의 안주는 1000엔(약 1만4000원)을 넘어가는 것도 있지만 400~500엔(약 5600~7000원)짜리가 많은 편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더욱 심화돼 이자카야를 찾는 손님이 줄자 이듬해 ‘긴노구라(金の藏)’라는 체인점은 안주 전 품목 270엔 균일의 저가 작전으로 손님을 끌었다. 이에 ‘우오타미(魚民)’ ‘와타미(和民)’ 같은 다른 이자카야 대형 체인점도 어쩔 수 없이 일부 안주를 299엔, 280엔으로 내리는 등 가격 인하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체적으로 안주 하나에 300엔(약 4200원) 이하는 상당히 싸다는 느낌을 주어 고객을 끄는 효과가 있다.

300円 안주에 한잔, 딱이야!

(왼쪽) 지하철에서 만화를 보는 일본인. (오른쪽) ‘만화 왕국’ 일본에서도 책보다 모바일 서비스로 만화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NTT도코모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하면 ‘30분에 105엔’짜리 만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볍게 한잔 2시간에 2000엔

최근에는 시간제 서비스를 도입한 이자카야가 등장했다. 이자카야 체인점 ‘오다이도코 사카바(酒場)’의 세키우치(關內)점(요코하마 시 중구)은 2010년 10월부터 ‘15분 394엔’(약 5516원)에 술과 안주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어묵이나 꼬치 등 30여 종류의 음식은 뷔페식으로 제공한다.

맥주, 소주 등 주류는 셀프서비스. 15분 정도라면 생맥주 한 잔에 안주 한두 가지를 먹을 수 있다. 한 시간을 머물러도 1500엔(약 2만1000원)에 계산이 끝나므로 고객으로선 다른 이자카야보다 싸게 한잔할 수 있다. 보통 이자카야에서 2시간가량 술과 안주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코스 요금은 2000~3000엔(약 2만8000~4만2000원)대가 많다. 이 가게의 책임자는 “부담 없이 들러 가볍게 한잔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시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요금 합계가 얼마인지 알 수 있는 것도 호평”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간을 쪼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해 일본의 소비생활 전문가는 “소비자가 적은 경비로 만족을 얻을 수 있고, 참신해서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도 맞는 것 같다. 예산을 세우기도 쉽고, 계산도 간단명료하다. 앞으로 이런 서비스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에선 회전초밥집, 셀프서비스식 커피숍, ‘노판(여종업원이 노팬티로 일하는) 다방’ 등 불황과 호황에 따라 여러 형태의 새로운 영업방식이 고안돼, 노판 다방은 없어졌지만 셀프서비스식 커피숍 등은 성업 중이다. 장기불황에 선보인 단시간제 서비스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낼까?



주간동아 770호 (p52~53)

도쿄 = 이종각 한일관계 전문 칼럼니스트 jongga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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