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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ITARY

합동군사령부 뚝딱 신설 발상부터 위험하다

軍 골격 대수술 시기도 내용도 문제 … 2015년 전작권 이양에 심혈 기울여야

  •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 leehho7@hanmail.net

합동군사령부 뚝딱 신설 발상부터 위험하다

합동군사령부 뚝딱 신설 발상부터 위험하다

1 지난해 11월 29일 한미연합훈련을 지휘하는 육군 수뇌부. 2 북한의 서해 연평도 도발 직후 합동참모본부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

국방부는 새해 업무보고에서 “2012년까지 현재 합동참모본부의 일부 기능을 전담할 합동군사령부를 신설해 그 예하에 육·해·공군사령부를 두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군제개편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현재 군정 기능을 가진 육·해·공군본부와 육군의 3개 사령부, 해·공군 작전사령부를 모두 통합해 육·해·공군사령부를 각각 신설한다는 것. 국방부는 이를 통해 지휘구조가 단순해지고, 조직 통폐합으로 경제적인 군 운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군의 기본 골격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대수술이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다.

합동성보다는 획일성 강화 우려

전쟁을 치른 후 군사력을 재정비하거나 당장의 안보에 큰 위협이 없는 국가에서 군을 축소 조정하는 상황이라면 이 같은 대폭적인 군제개편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적이 코앞에서 핵으로 위협해오는 상황에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겪은 시점에서 군의 골격을 뜯어고치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개편안 자체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합동군사령관 예하에 육·해·공의 모든 조직과 부대를 소속시켜 1인 지휘체계 아래 두는 것은,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돼 각 군의 전문성과 조화를 훼손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육군과 해·공군의 규모가 현격히 차이 나기 때문에 결국 군사력 운영도 육군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도발 때 제기됐던 합동성 문제를 심화할 수 있다. 천안함 사건 당시 합참의장, 작전본부장, 작전부장, 작전처장 등 합참의 작전수행 라인은 모두 육군 장성이 맡고 있었다. 합참의 작전수행 라인이 육군으로만 구성돼 있으니 당연히 해군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보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대응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



육·해·공군의 합동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합참의 조직부터 3군이 균형을 이루도록 편성하고 각 군의 전문성을 융합해야 한다. 그런데 국방부가 이번에 제시한 안에는 합동군사령관 한 명에게 권한을 집중해 조화로운 합동성보다 획일성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합참의장과 합동군사령관 간의 직무 범위도 문제다. 개선안대로라면 전략 수립과 군사력 소요 등은 합참에서 담당할 것인데, 사령부의 요구와 합참의 조정통제가 상충할 경우 군의 최고 실권자인 합동사령관과 명목상 선임자인 합참의장 간에 혼선과 마찰이 예상된다. 합동군사령관과 각 군사령관의 지휘통솔 범위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합동군사령관은 군령권만 가진다고 하지만, 3군 사령관이 직속상관인 합동사령관을 배제하고 군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합동군사령관 한 사람이 군의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될 것이다.

또한 1인의 독단으로 모든 일이 처리될 위험이 높아지고 부담도 커진다. 개편안대로라면 육군사령관은 현재의 육군총장, 1군사령관, 3군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등 4명의 4성 장군이 수행하던 임무를 혼자 떠맡게 된다. 해·공군의 경우도 각 사령관이 참모총장과 작전사령관의 임무를 혼자서 해야 한다. 전시 상황에서 각 군사령관은 미군과의 연합작전 사이클에 따라 정보와 작전 분석, 작전 수행, 단기 및 장기 작전방책 수립 등 24시간 작전에만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한 사령관들에게 인사, 군수, 동원, 시설, 교육훈련 등 모든 군정 업무까지 수행하라는 것은 너무도 막중한 임무다.

2012년까지 완료 사실상 불가능

국방부는 개편안을 ‘단기과제’로 분류해 2012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이 가능하려면 우선 ‘국군조직법’ 개정을 올 상반기까지 완료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 군의 골격을 바꾸는 법률 개정안을 졸속으로 처리해서도 안 되고,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국회에서 단기간에 통과시켜주지도 않을 것이다. 설령 법률 개정이 이뤄진다 해도 남은 1년 반 정도의 기간에 각 군 본부와 사령부를 통합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공간 확보 역시 어렵다. 합동군사령부는 현 합참 자리에 수용한다 하더라도 각 군사령부는 새로 설치해야 한다. 공군의 경우 미 7공군과 연합작전을 해야 하는 특성상 전구항공통제본부(HTACC)가 있는 오산기지에 군사령부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오산기지는 공군 본부를 수용할 공간이 없다. 또한 기존의 각 군 본부와 사령부 간에 분리돼 있던 각종 통신 및 전산망을 비롯한 지휘통제 체제를 갖추는 것도 시스템 검토부터 설계 시공까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법률도 개정되지 않고 예산도 한 푼 없는 상황에서 당장 이 일에 착수한다는 발상이라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혁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2012년 시행하려던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이양’은 아직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우리 군의 준비가 부족해 2015년으로 미뤄놓았다. 하지만 5년도 결코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정보수집 능력을 보강하고 한-미 간 협조관계를 정립하고 지휘통제 체계를 확립하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렇게 변화된 상황에서 차질 없이 연합작전을 수행하려면 적어도 2~3년의 ‘숙달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우리 군의 구조가 안정된 상황에서도 전작권 이양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텐데, 우리 군의 구조 자체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전작권 이양까지 추진한다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합동군사령부 뚝딱 신설 발상부터 위험하다
개편안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혼란을 낳을 수 있다. 전작권 전환 이후에는 한-미 공군은 연합공군사령부를 구성해 미국 측이 사령관을, 한국 측이 부사령관을 맡는다. 아마 3성 장군인 미 7공군사령관이 연합공군사령부의 사령관이 될 텐데 부사령관을 한국 공군 4성 장군이 맡을 수는 없다. 그럼 별도로 3성 장군급의 연합공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임명해야 할 것이고, 연합항공 작전은 연합공군사령관과 부사령관 선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공군사령관은 ‘작전지휘 수단이 없는 허수아비’가 될 것이고 공군의 지휘체계에 혼란이 올 것이다.

합동군사령부를 신설해 군의 골격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1~2년 만에 해치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북이 핵무기까지 들먹이며 각종 도발을 자행하는 이 시점에 군의 골격을 바꾼다는 것은 너무도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은 군을 안정시키고 북의 도발에 대비하면서 2015년 전작권을 순조롭게 이양받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주간동아 770호 (p16~17)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 leehho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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