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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연평도 포격 그 후 ③

“연평도의 허술한 전력 고정간첩 통해 알고 있었고 치밀하게 준비해 쐈다”

對北 정보전문가 백동일 예비역 해군 대령 “수도권 겨눈 240mm 방사포 대응태세 점검 차원일 수도”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연평도의 허술한 전력 고정간첩 통해 알고 있었고 치밀하게 준비해 쐈다”

“연평도의 허술한 전력 고정간첩 통해 알고 있었고 치밀하게 준비해 쐈다”

대북특수공작원 양성을 주도하고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 등을 지낸 백동일 예비역 해군 대령은 “고정간첩과 휴대전화 도청으로 연평도의 우리 군 대응태세가 허술하다는 것을 북한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백동일(61) 예비역 해군 대령((사)해룡 회장·국가정보원 초빙교수)은 연평도 포격 사건은 “고정간첩과 통신 도·감청을 통해 허술한 한국군 방어태세를 간파한 뒤 일으킨 도발”이라며 “방사포의 능력을 테스트하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조지워싱턴함을 앞세운 한미연합훈련으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지만, 향후 북한의 도발을 감안하면 군미필 정치인들에 한해 1개월 전방입소 훈련을 시켜 안보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김 사건’으로 잘 알려진 백 대령은 32년의 군 생활 동안 대북 특수공작원 양성을 주도하고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 등을 지낸 ‘대북정보통’. 그는 현역에서 퇴임했지만 여전히 신문 등 공개정보(OSINT)와 인적 네트워크(HUMINT)를 통해 대북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 연평도 포격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여러 정보를 종합해보면, 북한은 초조한 대내외적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한미 우방관계가 과거 어느 정권보다 돈독해졌고, 서울 G20 정상회의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은 한 단계 올라갔다. 반면에 북한은 김정일의 건강 문제로 김정은 체제 구축과 인민의 내부 결속이 시급했다. 여기에 리영호(총참모장), 김격식(서해와 황해도 총괄하는 4군단장) 같은 군부 강경파들이 김정일과 김정은에게 충성의 발로로 연평도 포격을 구상했을 것이다. 북한은 포격을 김정은 업적으로 치켜세우며 ‘김정은 띄우기’와 체제 단속을 하고 있다는 게 외신과 국내 대북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강경파 충성의 발로로 포격 구상 ‘밀대 전략’ 실험



▼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과거 김정일이 김일성에게 ‘진상(進上)하는 차원에서 아웅산 묘소 암살 폭파사건과 KAL858 폭파사건 등을 획책한 것처럼, 김정은도 주위 충성파들의 사주를 받아 김정일에게 상납하는 차원에서 도발 행위를 자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4군단 지역을 방문해 ‘장차전은 포병전이며, 일격에 적의 심장부를 초토화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소위 ‘밀대 전략’이라고 하는, 한 번에 남한 전역을 싹쓸이하듯 무력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탈북 북한군 고위 관계자의 미확인 첩보에 따르면, 북은 남한 전역을 20c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폭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남한이 북한에 퍼준 것(대북지원)으로 미사일을 샀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왜 연평도였을까.

“연평도의 K-9 자주포와 대포병 탐지 레이더가 정상 작동되지 않는다는 첩보를 미리 갖고 있었을 것으로 본다. 고첩(고정간첩)을 통해서, 또는 장병들의 휴대전화 내용을 도청해 알았을 수 있다. 통신 보안 문제는 심각하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방사포의 위력을 테스트했을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가 240mm 방사포다. 유사시 수도 서울 공격의 주무기다. 이번 포격에는 122mm 방사포가 사용됐다. 방사포의 성능과 한국의 대응을 확인하려 했을 것이다. 일련의 사건을 보면 북한에는 우리보다 뛰어난 군 전략가가 많다는 생각이다. 간교하고 치밀한 준비와 계획 하에 추진한 공격이지만 우리는 대북 전문가가 부족하다. 심각한 문제다.”

▼ 고정간첩?

“직접 침투해 고첩 활동을 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과거 서해 5도 주민은 북 영해로 어로활동을 나가 납북되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북한을 드나드는 사람도 있었다. 국내에 남아 있는 친인척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동아일보’가 연평도 해안의 90mm 해안포의 허술한 관리 실태를 보도하지 않았나. 이것도 북한이 먼저 알고 있었을 것이다.”

▼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보나.

“적어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는 어떤 형태의 도발이 있을 때 곧바로 응징보복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즉응 태세를 구비했어야 했다. 그래야 북에는 도발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우리 국민에게 만연한 ‘맞고만 있나’는 체념과 군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주변국에는 디사이시브(decisive·결단력 있는)한 의지를 표명할 수 있는 것이다. 자유 대한민국을 유린토록 방치해야만 하는가? 청와대와 정부, 국회 등 이 나라를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자들 중 상당수가 군미필자다. 싱가포르의 경우 군미필자는 공무원으로 채용하지 않는다. 지구상 마지막 화약고이며 항재전장(恒在戰場)과 같은 한반도에서 군미필자들이 나라의 안보를 운운하는 자리에 있다니….”

▼ 그렇다고 지금 군대에 갈 수도 없지 않나.

“최소 1개월이라도 화약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교육훈련은 시킬 수 있다. 정신교육까지 겸해서 말이다. 생명에 둘이 없듯이 안보에는 결코 2등이 있을 수 없다. 안보 문제를 가지고 정치적 흥정을 해서는 안 된다. 정권은 한시적이지만 이 나라는 영원하다. 이스라엘 군 정보참모부장은 현역 시절 내게 ‘한국과 이스라엘 두 나라는 민족성, 안보상황 등 유사성이 많으니 서로 돕자’고 했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의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한국은 (군사대응 측면에서) 절대 피해야 할 모델’이라고 했다. 참담하다.”

미필자들이 안보 운운 “1개월 입소 훈련이라도 해라”

▼ 서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조지워싱턴함이 우리 서해에서 대공방어훈련, 공중침투 대응훈련, 기동군수훈련, 항모호송훈련을 하는 모습은 북한에 대한 분명한 경고 메시지였다. 대량살상무기(WMD) 이송을 염두에 두고 북한 선박을 차단하고 검색하는 ‘해양차단작전’도 벌였다. 이 작전은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 우라늄 농축시설을 겨냥한 훈련이었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합훈련을 통해 또 다른 도발을 대비해야 한다.”

▼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최근 미국의 국방·외교 문서를 연일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정보도 꽤 있는데.

“사실 걱정스럽다. 외교 전문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미국 등 자유진영의 정보만 폭로된다. 25만여 건에 달하는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이 샜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 북한 기밀은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이들 자료가 100% 맞다고 할 수 없지만, 정보전문가로서 볼 때 위키리크스 내부에 적색분자가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이런 식의 오픈(폭로)이면 우리에게 굉장히 불리하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이 미국 특사와 북한 고위관리의 망명에 대한 얘기를 나눈 것이나 천영우 외교부 차관(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우다웨이(武大偉)의 무능과 오만’을 지적한 게 공개되면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이 수집한 정보 접근도 어려워진다.”

▼ 북한에 대한 정보 접근은 어떤가.

“정보 수집에는 HUMINT(휴민트·인간 정보), TECHINT(테킨트·기술 정보), OSINT(오신트·공개출처정보)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폐쇄국가인 북한에서는 한계가 있다. 첩보위성이 있어도 지하 요새화된 북한군 관련 시설 정보를 수집하기는 어렵다. 가장 정확한 정보는 HUMINT인데, 고도의 훈련을 받은 미국 정보요원은 피부색이 달라 침투가 어렵다. 우리 요원이나 중국인을 침투시키거나, 돈을 주고 북한 반체제 인사를 포섭해야 한다.”

▼ 우리도 요원을 침투시키나.

“그건 국정원에서 하는데…. 어려운 거 같더라.”



주간동아 2010.12.06 765호 (p24~25)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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