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46

2010.07.19

‘정은’이 아니라 ‘정훈’입네다?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10-07-19 13:3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요즘 북한은 9월 초로 예정된 ‘당 대표자회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정통한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7월 10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정도 북한 전역에서 동시에 ‘당 세포총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당 세포를 이끄는 세포비서들은 이날 당원들에게 “모든 당원은 대표자회의를 성공적으로 맞이하기 위해 생활을 바르게 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지침을 시달했다고 합니다.

    당 세포는 당원 5명부터 30명까지의 단위로 조직된 북한 노동당의 최하 기층조직입니다. 세포총회는 많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적으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립니다. 이번 세포총회는 44년 만에 열리는 당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중앙당에서부터 세포조직까지 만전을 기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로 보입니다.

    당원들은 당 대표자회의를 사실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를 공식화하는 자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날 세포총회가 끝난 뒤 삼삼오오 모인 당원들끼리 “새로운 주석을 선출할 것”이라느니 “김정일 위원장의 뒤를 이어 후계자가 최고 당 대표에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북한 함경북도 무산시에서 열린 한 세포총회에 참석했던 당원이 ‘한 다리 걸쳐’ 전해온 이야기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셋째 아들의 이름에 대해 당원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한에서는 ‘정은’이라는 이름이 기정사실처럼 돼 있지만 북한에서는 오히려 ‘정훈’이라는 이름이 대세랍니다. 한때 남한에서 유력하게 나돌았던 구름 운(雲)자를 쓴 ‘정운’이라는 이름은 북한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답니다.

    ‘정은’이 아니라 ‘정훈’입네다?
    김일성-김정일에 이은 3자 세습이 구체화돼가는 상황에서 당원들 사이에서조차 후계자의 이름에 혼선을 빚는 현실이야말로 북한사회가 여전히 폐쇄적인 곳임을 말해주는 것 아닐까요?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