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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브랜드 업! 럭셔리 코리아 찜!

현재 가치 38개국 중 32위 …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을 위한 2009 무한도전 프로젝트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송화선 동아일보 여성동아 기자 spring@donga.com

국가 브랜드 업! 럭셔리 코리아 찜!

국가 브랜드 업!  럭셔리 코리아 찜!
“한국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정치·경제가 아니라 취약한 국가 브랜드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문화평론가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가 한 말이다. 지난 9월 내한한 그는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경제 규모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강력한 국가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브랜드란 소비자들이 특정 국가에 대해 갖는 인상을 종합적으로 가리키는 말. 프랑스 하면 패션, 독일 하면 자동차가 떠오르는 것은 이들 국가가 확고한 국가 브랜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브랜드 자산은 △Awareness(해당 국가를 아는 것) △Association(그 국가에 대한 특별한 인상을 갖는 것) △Perceived Quality(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 △Royalty(그 국가의 상품을 소비하는 것) 등 4단계로 평가된다. 브랜드 전문가인 황부영 브랜다임앤파트너즈 대표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 자산은 1단계와 2단계 사이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인이 한국을 알기는 하지만, 한국에 대해 특별한 인상을 갖고 있지는 않은 상태라는 의미에서다.

세계적인 국가 브랜드 평가기관 안홀트-GMI가 2007년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를 조사대상 38개국 중 32위로 발표한 것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한국은 이 조사에서 2005년 25위, 2006년 27위보다 더 떨어져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06년 발표한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도 국내총생산(GDP)의 29% 수준으로 일본 224%, 미국 143% 등과 비교할 때 턱없이 낮다. 11월 산업정책연구원이 전 세계 40개국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2006년 이후 3년째 10위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GDP 대비 국가 브랜드 가치 한국 29%, 일본 224%



국가 브랜드의 취약성은 수출상품의 국제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역시 산업정책연구원이 지난해 해외 21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100달러짜리 한국 제품에 ‘Made in Germany’ 브랜드를 붙여 판매할 경우 155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 동일 제품을 일본산이나 미국산으로 판매할 때도 예상 가격은 각각 148.7달러와 148.6달러로 나타났다. 우리 제품이 해외에서 ‘한국산’이라는 이유로 품질보다 낮게 평가받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 잭 트라웃 트라웃앤드파트너 대표는 이에 대해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브랜드는 해외에서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마케팅 측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왜 ‘한국’ 브랜드는 국제무대에서 이처럼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유경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얼마 전 미국에 1년간 머물렀는데, 현지인들에게 한국을 아느냐고 물으면 대개 김치나 불고기 정도를 언급했다. 그동안 한국을 세계에 알릴 때 이런 것만 강조해온 것이다. 한번 굳어진 국가 이미지는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호뿐인 ‘다이내믹 코리아’ ‘코리아 스파클링’

우리나라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국가 브랜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론칭한 국가 슬로건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6년간 정부는 여러 나라의 대도시에 입간판을 설치하고, 주요 해외 방송을 통해 TV 광고를 방영하는 등 한국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후퇴했다. 이에 대해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언론학)는 “모두 실체가 없는 구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인이 보기에는 일본이나 중국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다이내믹 코리아’는 한국이 이들 국가와 차별화된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다이내믹 코리아’란 말을 들으면 한국의 격렬한 노사분규나 위기일발의 남북 대치상황을 떠올린다. 외국인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미지를 내세웠어야 했다”(손대현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연구원 원장)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의 국가 슬로건은 한국의 브랜드 자산을 ‘Association’과 ‘Perceived Quality’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전 세계에서 4억명 이상이 다운로드해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 위성 영상지도 서비스 ‘구글어스(google earth)’만 접속해봐도 이런 현실을 실감할 수 있다. 구글어스는 유명 사진작가가 촬영한 국가별 사진자료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데, 이 코너에서 한국을 클릭하면 첫 화면에 군복 입은 병사가 처참하게 죽어 있는 사진, 전쟁 훈련 사진, DMZ 사진 등 하나같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뜬다. 반면 같은 사이트에서 일본이나 중국을 클릭하면 유명 관광지, 음식문화 같은 밝은 이미지가 등장한다. 사이버 민간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대표는 “해외 사진작가들의 눈에 인상적인 한국의 이미지는 아직까지 ‘전쟁’ ‘남북분단’ 등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른 사진 사이트를 검색해봐도 외국인들이 한국에 호감을 갖게 할 만한 사진은 크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세계에 성공적으로 알린 것으로 평가받는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성균관대 국가브랜드경영연구소가 11개국 출신 외국인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별면접 결과(복수응답)에서도 한국과 관련된 사항 중 이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은 한국전쟁(88.5%)과 남북분단(73.3%)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가 브랜딩 전략이 성공하려면 이처럼 세계인에게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우리나라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울 수 있는, 긍정적이고 실체가 분명한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 CI, 일관된 원칙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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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정부부처 CI. 무궁화 외형으로 통일성은 있지만 경직되고 획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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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부처 CI.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의 이미지가 통일성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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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왼쪽)와 참여 정부 부처 CI. 각 부처별 다양성은 살렸지만 일관성이 부족하다.



‘신일본양식’ 캠페인 눈여겨볼 만

이와 관련해 최근 ‘신일본양식(Neo Japanesque)’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다. 2005년 7월 경제산업성이 “일본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문화·감성·마음 등 고유 자산을 바탕으로 일본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제안하자 바로 민간이 나섰다. 파나소닉, 도요타자동차, 샤프, 캐논 같은 일본의 대표 기업들과 디자이너, 학자, 전문가 등이 모여 ‘신일본양식협의회’를 결성한 것.

이들은 세계무대에 ‘신일본양식’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제품 100가지를 선정, 발표했다. 일본 특유의 청결 의식을 담은 것으로 평가되는 토토의 변기부터 일본도(刀)의 선을 응용한 도요타의 크라운 자동차, 일본인이 개발한 컵라면까지 모든 제품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일본’. 제품 하나하나에 담긴 구체적인 ‘일본’의 모습을 통해 국가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다른 나라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가 브랜드 평가 작업을 처음 시작한 브랜드 전문가 사이먼 안홀트는 “한 나라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상품을 파는 데는 모두 국가 브랜드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긍정적인 한국’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인이 한국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한국 상품과 서비스를 신뢰하게 하려면 어떤 브랜드 전략이 필요할까.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주간동아 2008.12.30 667호 (p14~16)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송화선 동아일보 여성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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