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1

2008.06.24

기대된다! 드레스덴 필 낭만 선율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8-06-16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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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된다! 드레스덴 필 낭만 선율

    6월18~20일 내한공연을 갖는 드레스덴 필과 지휘자 라파엘 프뤼벡 데 부르고스.

    권투선수 가운데 ‘훅(hook)’을 잘 사용하는 이들은 특히 매섭다. ‘훅’이란 팔을 구부리고 짧게 끊어 치는 것을 말하는데, 파워가 대단하다. 짧은 목에 곰 같은 어깨를 한 마이크 타이슨이나 조지 포먼은 살인적인 ‘훅’ 한 방으로 상대방을 압도하곤 했다. 훅이란 말에는 권투용어 외에 ‘낚싯바늘’ ‘끌어들이는 것’의 의미도 있다.

    위대한 음악은 뛰어난 권투선수들처럼 매혹적인 ‘훅’을 갖고 있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멜로디, 화성, 음색 같은 것들이 변주되면서 마음을 낚아챈다. 훌륭한 오케스트라는 빼어난 연주를 통해 ‘훅’을 감상자들에게 잘 전달한다. 유럽의 명문 드레스덴 필하모니가 6월22일 저녁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 B단조, 베버 ‘오베론’ 서곡의 ‘훅’을 선보일 예정이다.

    근대 첼로협주곡의 ‘황제’로 칭송받는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은 아름다운 선율(훅)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미국에 거주하던 드보르자크가 신대륙의 웅장한 자연에서 받은 감동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작품이라고 한다. 브람스가 이 곡을 듣고 “나는 왜 첼로로 협주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까”라고 탄식했다는 일화도 있다. 브람스 교향곡 4번 역시 1악장부터 가슴을 훑어내리는 낭만적 선율로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악의 고도(古都) 독일 드레스덴을 대표하는 드레스덴 필하모니는 1870년 창단된 품격 있는 오케스트라로 베토벤, 브람스, 드보르자크 등 독일권 레퍼토리에 정통하다. 지휘는 스페인 출신 라파엘 프뤼벡 데 부르고스(75)가 맡고 있으며, 권위 있는 음악 해석과 절도 있는 리듬감을 선보이는 지휘자다. 첼로 협연자는 거장 미샤 마이스키(60). 그동안 수차례 내한 연주를 한 마이스키는 첼리스트 장한나를 세계무대에 진출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그리운 금강산’ 등 한국 가곡을 자신의 음반에 담기도 한 ‘친한파’ 연주가다. 6월18일 마산 3·15아트센터, 19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20일 고양 아람누리(브람스 교향곡 대신 베토벤 교향곡 5번) 공연. 문의 02-599-5743

    기대된다! 드레스덴 필 낭만 선율
    첼로 음악에 독특한 생명을 불어넣어 ‘첼로의 신’으로 추앙받았던 로스트로포비치 1주기를 맞아 ‘로스트로포비치 불멸의 첼로 명연집’(6CD, 워너클래식)이 나왔다.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 등 그의 원숙기 음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수록곡들이 눈길을 끈다.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을 사랑하지 않는 첼리스트가 있을까마는 로스트로포비치만큼 애착을 가진 이도 드물 것이다. 그는 당대의 명지휘자들인 탈리히, 아드리안 볼트, 하이킨, 카라얀, 줄리니, 오자와 등과 일곱 차례나 이 곡을 녹음했다. 그중 1987년 세이지 오자와가 이끄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이번 음반에서 들을 수 있다. 웅장한 스케일과 박력, 섬세한 연주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 밖에 쳄발로 연주자 헤르베르트 타헤치와 협연한 프레스코발디의 오르간 작품 ‘토카타’,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C단조 2악장을 편곡한 ‘아다지오’ 등은 애수 띤 선율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는 곡이다. ‘아디지오’는 영화 ‘베니스의 사랑’ 삽입곡으로 사랑받았다. 유명 레퍼토리 외에도 앙드레 졸리베, 모레, 미요의 첼로협주곡 등은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된 곡들로 그가 세계 초연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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