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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韓赤 임원 잇단 부적절 처신 ‘구설’

개인 행사에 직원 참석 독려 의혹·대강당에 MB 사진 걸기도 국민권익委에 ‘행동강령 위반’ 진정서 접수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韓赤 임원 잇단 부적절 처신 ‘구설’

韓赤 임원 잇단 부적절 처신 ‘구설’
대한적십자사(이하 한적) 이세웅(69) 총재와 일부 간부들이 구설에 휘말렸다.

한적 임원들이 이 총재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의 한 시상식에 한적 직원들의 참석을 독려한 사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임원들이 업무용 차량을 이용한 사실 때문이다. 이 문제는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등의 사유로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최근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한적 측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형 사진을 본사 강당에 내건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일부 임원들 업무용 차량 이용해 총재 행사에 참석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구설의 진원은 5월10일 학교법인 신일학원이 마련한 제7회 신일스승상 시상식. 한적 및 신일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신일학원은 이날 오전 서울 강북구 신일학원(신일중·고, 서울사이버대) 신일캠퍼스 기념관에서 제7회 신일스승상 시상식을 열고 수도권 학교 평교사 7명에게 시상했다. 행사장에는 내외빈과 학부모 등 600여 명이 참석했는데 김영철 사무총장, 이갑노 혈액관리본부장, 신창우 혈액기획국장 등 한적 관계자 30여 명도 참석했다. 이 총재는 신일학원과 서울 예술의전당 이사장, ㈜신일기업 대표 등을 함께 맡고 있다. 신일학원 측은 이날 출장뷔페로 점심식사도 준비했다.

문제는 한적 직원들의 자발적 참석 여부. 신일고 김기훈 교장은 “행사 당일에 안내 팸플릿이 나왔기 때문에 팸플릿이나 초청장을 사전 발송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행사 전 한적 본사와 혈액관리본부 임직원들은 행사 내용을 알고 있었고, 혈액관리본부 인사팀은 신일고 관할인 동부혈액원에 팩스로 팸플릿을 보내 한적 직원들의 참석을 독려한 사실이 확인됐다. 신 국장은 “(직원들에게) 점심밥도 준다니 별일 없으면 오라고 했다. 인사팀장을 통해 팩스를 보냈다”고 말했으며, 동부혈액원 신동인 원장은 “(혈액관리본부에서) 팸플릿을 보내오기도 했고, 관내 학교인 데다 이갑노 본부장도 오신다기에 회의시간에 직원들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총재가 (참석)하니까 구경할 겸 몇 명 온 것 같다”면서 “(이 문제가 거론되는 게) 굉장히 화가 난다. 혈압 오르는 얘기다. 손님에게 커피라도 한잔 줘야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상당수 직원들은 행사 참석을 의무사항으로 여기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직원은 “본사든, 관리본부든, 동부혈액원이든 행사 얘기를 간부에게 미리 들었고 총재와 본부장 등 ‘높은 분들’이 다 온다며 참석하라는데 안 갈 사람이 있겠느냐”며 “석가탄신일이 낀 연휴 첫날에 참석해 (학원 측이 준비한) 비누 선물세트를 받고 귀가하는데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상식장에 직원들이) 간다고 해도 임원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오지 말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이 짧았다”면서도 “참석한 직원들도 알아서 간 측면이 있다”며 양비론을 폈다.

이에 대해 이 총재와 김 사무총장은 “경조사가 있으면 초대하곤 하지 않느냐. 개인 차원의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권익위에 신고가 접수되기 전 진행한 취재 결과, 김 사무총장과 이 혈액관리본부장은 이날 회사 업무용 차량(다이너스티)을 타고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 경조사’에 회사 차량을 이용한 것.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행동강령 표준안 제14조는 “임직원은 차량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수익해서는 아니 된다”, 제20조는 “임직원은 직무 관련자에게 경조사를 통지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이 총재는 기자가 이 규정을 지적하자 “그건(업무용 차량 이용은) 조심해야 했다. 개인 문제니까 (공사를) 구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업무용 차량을 매각하고 개인 차량을 이용 중이다.

적십자 홍보대사의 콘서트 참석자 사전 파악도 뒷말 남겨

韓赤 임원 잇단 부적절 처신 ‘구설’

2005년 11월 북한 조선적십자회 백용호 단장을 맞이하며 인천공항을 나오는 대한적십자사 이세웅 총재(왼쪽 사진 오른쪽). 당시 그는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 내걸렸던 한적 본사 대강당. ‘주간동아’ 취재가 시작되자 사진은 떼어졌다.

6월1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신지화·박현재 듀오 콘서트’를 앞두고 한적 본사 총무팀에서 직원들에게 보낸 ‘참석자 파악 요청’ e메일을 놓고도 말이 많다. 적십자 홍보대사 신지화, 박현재 씨의 콘서트 공연 수익금은 한적에 기부된다. 문제는 e메일에 ‘총재님께서 특별히 적십자사 직원들과 봉사원님들을 초청하셨으니 관심과 참석을 부탁한다’는 내용과 함께 6월2일까지 참석자를 파악해 알려달라고 한 대목. 한 직원은 “초대권 배부를 위해서라지만 총재 운운하며 ‘안 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줄 필요까지 있느냐. 행사장도 총재가 이사장으로 있는 곳”이라면서 “이러니 직원들이 임원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것”이라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문제도 권익위에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6월12일 확인됐다.

권익위 관계자는 “신고인과 참고인 조사 등을 거쳐 소속기관장에게 조사 결과를 통보한다. 결과에 따라 다르지만 명예총재가 이 대통령이어서 대통령에게 통보될 수도 있다”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60~90일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를 떠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한적 임원들이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만으로도 자아성찰(自我省察)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적 중립기관 한적에 대통령 사진이?

‘주간동아’ 취재 직후 철거 소동


韓赤 임원 잇단 부적절 처신 ‘구설’

본사 대강당에 걸린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과 관련해 한적 직원이 회사 내부 게시판에 올린 비판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 국제적십자 창시자인 장 앙리 뒤낭(1828~1910) 사진과 함께 대한적십자사 본사 4층 대강당에 내걸리자 구설이 증폭되고 있다. 한적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는 “차라리 본사 앞에 (이 대통령) 동상을 세워라”는 비판글이 올랐다.

‘대통령 사진’을 대강당에 걸기로 한 것은 이세웅 총재 등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결정됐다. 이 총재와 김영철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적십자 명예총재라 대강당 환경개선 차원에서 걸었다. 깊이 생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적의 한 직원은 “취임 후 ‘간부 출퇴근 표시등’을 없애는 등 권위 타파에 앞장섰던 이 총재가 대통령 사진을 내건 것은 아이러니”라며 “지난해 (이 총재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인준받았을 땐 노 대통령 사진을 걸지 않았다. 한적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중립기관”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6월3일 오전 기자가 직접 확인한 이 대통령 사진은 이날 취재 이후 떼어졌다. 한적 임군빈 총무팀장은 “양면테이프를 사용해 액자를 벽에 붙였는데 접착력이 약해 떼버렸다”고 말했다. 기자가 재차 묻자 “(이 문제를 말하긴) 좀 그렇다. 앞으로 다시 (대통령 사진을) 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해해달라” 했고 직원들은 ‘난센스’ ‘오버액션’이라는 반응이다.




주간동아 2008.06.24 641호 (p28~29)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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