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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화가들 의식할 수 없는 의식 포착

  • 최광진 미술평론가·理美知연구소장

포스트모던 화가들 의식할 수 없는 의식 포착

포스트모던 화가들 의식할 수 없는 의식 포착

클레의 작품 ‘붉은 풍선’.

칸딘스키와 함께 추상회화에 선구적 역할을 한 클레(Paul Klee)는 “미술은 보이는 것을 재창조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베른심포니 관현악단 단원으로 활동한 그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색의 이미지를 보았고, 그것을 조형으로 옮겨 독창적인 추상화를 선보였다.

사실 모던 시대는 클레의 말대로 눈으로 볼 수 없으면서 존재하는 것들을 드러내고자 했다. 예컨대 인간 내면의 감정이나 수학적 정신처럼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존재하는 것들을 포착하려 했고, 이러한 의지는 표현주의를 거쳐 점차 기하추상이나 미니멀리즘 양식을 낳았다. 그렇게 그림의 대상은 외부에 존재하는 시각적인 것에서 그리는 주체 내부의 감정과 정신구조로 변환하게 됐다. 이런 변환은 과거의 재현 미술에서 벗어나게 했지만 작품의 조형성만 추구하는 형식주의의 편협한 이데올로기를 만들면서 사멸의 길로 나아갔다.

오늘날 포스트모던 화가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을 붙잡으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을 의식하게 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들은 모던 시대처럼 초월적이고 숭고한 대상을 붙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너무 평범하고 작아서 놓쳐버리고 있는 그 무엇을 포착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거대한 것도 지각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작은 것도 의식할 수 없다. 모던에서 포스트모던으로 이어지는 현대미술은 이처럼 의식할 수 없는 것을 의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일관된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현대미술은 바로 그런 과정을 통해 잠들어버린 우리 감각을 일깨우고, 평범한 것들을 새롭게 대하게 한다.



주간동아 2008.02.19 623호 (p103~103)

최광진 미술평론가·理美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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