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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이명박 필승론 vs 필패론

어머니와 가난이 키운 ‘MB 리더십’

편애 속에서 강한 보상심리 싹트고 … 어릴 적부터 장사 통해 ‘실물경제’ 체득

  • 최진 고려대 연구교수·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어머니와 가난이 키운 ‘MB 리더십’

어머니와 가난이 키운 ‘MB 리더십’

서울시장 시절이던 2004년 청계천 공사현장을 시찰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오른쪽에서 두 번째).

거친 자갈밭을 불도저로 갈아엎듯, 험한 상황을 거침없이 헤쳐나가는 힘은 대세주도형(event-making) 리더십의 주요 특징이다. 이명박, 그는 한낱 중소기업 과장 시절에 불도저를 직접 몰아 청와대 ‘빽’을 대던 공영사의 진입로를 갈아엎을 정도로 대담함과 추진력을 지닌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07년 8월 숱한 의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자리를 점령했다. 가히 ‘불도저식 대세주도형’이라고 할 만하다.

후크(S. Hook)에 따르면 대세주도형은 큰 흐름을 앞장서서 주도해야 직성이 풀린다. 이 때문에 ‘조용한 안주’보다 ‘화끈한 발전’을 선호한다. 이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자마자 ‘당 개조론’을 거론한 것도 그의 체질적인 변화 지향성 때문이다. 대세주도형은 또 감성, 정열, 투쟁성이 강하다. 그의 이런 장단점은 앞으로 4개월 동안 본선에서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어머니에게서 신앙심과 근면성 물려받아

미국 ‘뉴욕 타임스’도 예측했듯, 이 후보는 50% 넘는 높은 선호도를 보이지만 삼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 세 가지를 꼽는다면 박 전 대표의 포용 여부, 김정일 변수, 그리고 불안한 지도자 이미지의 극복일 것이다. 이 가운데 박 전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집요하게 공격한 ‘리더십의 불안정성’은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이미 ‘경제지도자’ 이미지를 선점한 이 후보가 앞으로 ‘안정적 리더십’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여부가 대선 승패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특한 ‘이명박 리더십’은 그의 성장 과정을 보면 쉽게 수긍이 간다. 이 후보의 자서전이나 기고문, 인터뷰,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그의 리더십은 대략 5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째, 어머니 콤플렉스로 인한 상승욕구. 어머니는 가난 속에서도 수재(秀才)였던 둘째 아들 상득의 뒷바라지에 정성을 쏟는 대신, 명박에게는 어려운 집안살림을 돕도록 했다. 오죽 섭섭했으면 훗날 ‘나를 가로막은 장벽은 어머니’라고 했을까.

어머니와 가난이 키운 ‘MB 리더십’

생전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포즈를 취한 이명박 후보.

척박한 삶에서 익힌 도전정신 ‘탁월’

어머니는 이 후보가 대학에 입학해 학생운동으로 투옥된 이후에야 “네가 별볼일 없는 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단하구나”라고 인정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식들을 깨워 새벽기도를 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어머니에게서 신앙심과 함께, 지금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근면성과 메시아적 소명감을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머니의 편애→사회적 보상심리→현대신화→경선 승리로 이어졌으니, 오늘날 이 후보의 입신은 곧 어머니 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형제관계의 상처(trauma). 프로이트에 따르면 성장기의 형제관계는 성격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 이 후보의 7남매 역시 중요한 심리 요인이었다. 가뜩이나 궁핍한 형편에 형과 동생의 틈바구니에 낀 중간자(中間子)로서 겪어야 했던 고립감과 형에 대한 부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누이와 막내동생이 6·25전쟁 당시 미군 공군기의 폭격에 의해 참혹하게 죽은 충격적인 기억은, 훗날 현대건설 회장으로 소련과 북방을 억척스럽게 개척하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셋째, 극도의 궁핍에서 벗어나려는 경제적 성공 의지. 이 후보는 한창 공부할 나이에 엿장수, 아이스케키·풀빵·뻥튀기 장사, 과일행상, 쓰레기 청소에 이르기까지 숱한 하류생활을 체험했다. 지나친 가난 탈출심리 때문인지 그는 기업인→정치인→대권주자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강렬한 성공 욕구를 분출하고 있다. 라스웰(Lasswell)의 권력이론에 의거하면, 이 후보는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사적 동기를 훗날 대기업의 성공신화와 막대한 부(富) 형성이라는 공적 목표로 전환, 성공시켰다.

넷째, 유소년기의 밑바닥 생활을 통해 체득한 상인 기질, 즉 비즈니스 마인드도 리더십의 한 축을 형성한다. 5, 6세 때부터 시장에서 어머니의 잔심부름을 돕기 시작했던 이 후보는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때까지 시장에서 일했다.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에도 공사판을 누볐으니 거의 40여 년간 현장을 누빈 셈이다. 게다가 상고(商高)를 주야간 통틀어 수석 졸업했다. 자연히 이해득실과 계산, 순간적 판단력, 담판 실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끝으로, 척박한 삶에서 체득한 도전정신. 이 후보는 가난과 어머니의 반대로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고교와 대학 진학에 이어, 학생운동 전력으로 난관에 부딪혔던 현대건설에도 입사했다. 이후 모두 꺼리던 중동건설을 일으켰고, 반대에 부딪힌 청계천 복구사업에도 성공했다. 이어 한반도 대운하 카드를 빼들었다.

그의 도전은 많은 성공을 거뒀지만, 적잖은 후유증과 부작용도 수반한다. 이른바 ‘리더십의 양면성’이다. 바야흐로 ‘이명박 신드롬’이 본격적인 실험무대에 올라섰다.



주간동아 2007.09.04 601호 (p32~33)

최진 고려대 연구교수·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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