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0

2007.08.28

2차 남북 정상회담 궁금증 해소에 다소 미흡

  •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입력2007-08-22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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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9호는 남북 정상회담 발표와 맞물린 커버스토리 기사에 ‘왜 이 시점에?’라는 의문을 제시했다. 그러나 독자들의 관심은 휴가철 가족 맞춤여행 ‘전남 담양’편에 더 쏠린 듯하다. 정상회담이 북한의 필요에 의한 ‘일회성 쇼’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과 회담 예상의제, 대선주자들의 득실 계산 기사들은 상투적이었다. 정상회담이 왜 이 시점에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도 미흡했다.

    스페셜 리포트 ‘애국주의’ 관련 기사는 세계화 폐해와 관련된 국수주의 문제를 다룰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화 대척점에 있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의 위험성과 한계를 언급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정작 좋은 애국주의와 나쁜 애국주의 구분은 더 큰 혼란을 야기했다. 세계화와 연계된 민족주의의 정체가 우리 생활 속에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를 세계화와 지역화를 동시에 추구한 유럽연합의 실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면에 실린 전·현직 대통령 4인의 대권 영향력에 관한 기사는 적절했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의 카리스마 부재가 ‘그들’을 불렀다는 진단은 상투적이었다. 필자는 왜 국민이 카리스마 있는 후보를 원한다고 판단했을까. 재임 기간에 좋은 평가를 받지도 못했고, 국민에게도 그다지 존경받지 못하는 전·현직 대통령들이 임기 후에도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는 욕심을 좀더 탐색했으면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정열적 투자, 라틴펀드가 뜬다’는 투자신탁 운용회사의 펀드투자 홍보성 기사였다. 제목이나 내용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베트남 인도 중국 등으로 바꾼다 해도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이에 비해 ‘눈먼 관광기금 러브호텔 양성’ 기사는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만든 관광진흥 개발기금이 엉뚱하게 사용되는 상황을 잘 지적했다. 관광기금이 외국 관광객 유치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확실히 평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른 영역에서도 정부의 정책 효과에 대한 심층기사가 기대된다.

    소프트웨어 올림픽격인 2007년 이매진컵의 아시아팀 선전을 알리는 기사와 유아들의 인터넷 이용에 관한 기사는 세상의 변화를 다른 방식으로 알려줬다. 이런 변화는 우리 신화를 인류의 원형적 심성이 담긴 보고(寶庫)로 인식하면서 정리하는 이윤기 선생의 인터뷰 기사에서도 확인됐다. ‘꿈은 개인의 신화요, 신화는 모둠살이의 꿈’이라는 화두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감동을 준다.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힘들어하던 독자들이 드넓은 세계에 대해 생각하고, 한 번쯤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2007년 핀란드 주택박람회에 관한 기사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내용임에도,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에 대해 또 다른 관점을 찾을 수 있게 했다.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2차 남북 정상회담 궁금증 해소에 다소 미흡
    · 서울대 심리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 석·박사(심리학)

    ·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 소장

    · 한국심리학회, HCI학회, 색채학회, 주관성학회 이사

    · 저서 : ‘대한민국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 ‘너 지금 컴퓨터로 뭐하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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