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언론은 도끼로 장작 패는 일과 비슷했다. 선(善)과 악(惡)의 구분이 비교적 뚜렷했으니 언론이 가야 할 길도 명쾌했다. 하지만 민주화된 지금은 모자이크처럼 선과 악이 교직(交織)된 사안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을 구분하는 일이 그만큼 어려워졌다. 언론이 도끼를 잘못 휘두르다간 도끼날만 상한다.”
예전에 존경하는 어느 선배에게서 들은 말입니다. 600호를 내기까지 ‘주간동아’가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책임과 의무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되돌아보는 중에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따지는 언론의 기본 임무는 시대가 변화할수록 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입니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저희는 대세를 올바로 읽어내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서의 균형감각과,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로서의 예리함을 갈고닦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주간동아’는 600호를 맞이해 지면을 대폭 개편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전체 지면을 4개 섹션으로 구분한 점입니다. 첫 번째 섹션 ‘Current Issue’는 뉴스의 이면(裏面)을 살펴보고 신문 방송 등 1차 뉴스를 재가공, 재해석하는 내용으로 꾸려집니다. 두 번째 섹션 ‘News Deep · Wide’에선 시사 현안에 대한 심층보도물, 실용적 가치가 높은 특별기획 등을 다룹니다. 세 번째 섹션 ‘Trend · Life’는 문화와 유행의 흐름을 짚어내는 트렌디한 기사와 스포츠, 건강 등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지식욕에 부응하는 내용으로 채워집니다. 네 번째 섹션은 기존의 ‘Special’ 지면입니다.
이번 기회에 제호(題號) 및 편집 디자인도 바꿨습니다. 기존 연재물도 일부 교체했습니다. 이런 변화의 목표가 독자 여러분의 더 큰 신뢰와 사랑을 얻기 위한 것임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번 호 커버스토리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인 우주인 후보 고산 씨는 어린 학생들에게 강연하던 중 ‘사람이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하지’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앞줄의 한 아이가 외쳤답니다. “꿈이요!”

편집장 송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