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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보는 광고 세상

여행은 ‘비움의 미학’ 발견하는 것

  • 류진한 한컴 제작국장·광고칼럼니스트

여행은 ‘비움의 미학’ 발견하는 것

여행은 ‘비움의 미학’ 발견하는 것
서양이 ‘채움의 철학’이라면, 동양은 ‘비움의 철학’이다. ‘여백(餘白)의 미’ ‘행간(行間)의 의미’ ‘무소유(無所有)’….

그래서일까. “행복은 ‘얼마나 많이 소유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운가’에 있다”는 어느 스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다. 비수가 꽂히듯. 혹시 ‘비움의 참된 맛’을 알게 된 것은 아닐까.

오늘 소개할 광고, iExplore라는 온라인 여행사 광고는 바로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가격과 스케줄과 목적지로 빽빽한, 여백이라곤 거의 없는 여행사 광고에 익숙한 우리에게 ‘여행자가 정말 원하는 여행사 광고는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끔 만드는 광고.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자일을 매고 암벽을 오르는 등반가는 우리가 익히 봐온 그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벽의 틈 사이로 얼마나 큰 자연이 숨어 있는지, 그 아이디어 하나에 얼마나 큰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지 미처 몰랐다. 어느 산맥의 암벽 조각 하나를 오르는 이미지가 남아프리카를 종단으로 오르는 이미지로 바뀌면서 광고 아이디어의 크기와 임팩트는 뻥튀기처럼 커져버린다.

아래 광고 역시 마찬가지. 자전거를 타고 험한 산악을 오르는 석양이 이렇게도 자연스럽게 아프리카와 어울릴 수 있을까. 이렇게 장엄한 풍경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영업사원의 비즈니스보다 바쁜 여행 일정, 눈과 마음이 아닌 사진으로만 남았던 여행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감동. ‘비움’을 말하고 대자연을 보여주며 여행이 주는 참여유를 선사하는 이 사진 한 장을 보면, 나도 모르게 “아, 이것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크리에이티브구나”라는 감탄이 쏟아진다.



그곳에 내가 있고 싶다는 생각. 그 생각을 끌어냈다면 그 광고는 이미 자기 임무를 완수했다고 본다.



주간동아 2007.06.12 589호 (p41~41)

류진한 한컴 제작국장·광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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