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8일(한국 시간) 제60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월드스타’ 전도연(34)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마치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선수가 된 기분이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스포츠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꼭 이기고 돌아오라’고 해서 기분이 좀 이상하네요”라는 말도 덧붙였다.
전도연은 출국을 앞두고 이창동 감독에게 말했다. “사람들이 저한테 상을 탈 수 있겠느냐고 묻는데요?”
이 감독의 대답은 싸늘했다. “도연 씨의 기를 꺾으려는 게 아니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 도연 씨가 여기에서는 대배우지만, 국제무대에 가면 무명이나 다름없어. 칸영화제는 그렇게 단순한 영화제가 아닐 뿐 아니라, 상당히 정치적인 곳이기도 해. 그러니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마.”
못내 섭섭했을까. 전도연은 “피~, 누가 뭐라 그랬나요. 사람들이 그러더라는 거지”라고 받아쳤다.
칸영화제에 참석할 당시만 해도 전도연의 바람은 소박했다.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홍콩 배우 장만옥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정도. 그렇게 순진했던 전도연이 장만옥에 이어 아시아 배우로는 두 번째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됐다. 우리나라 배우로는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20년 만의 쾌거다.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엄청난’ 일은 어느 정도 예감됐다. 프랑스 칸 현지시사회 이후 각국 언론의 폭발적인 반응은 ‘밀양’팀에 좋은 조짐으로 여겨졌다. 해외 언론은 전도연을 인터뷰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 ‘뉴욕타임스’ 같은 유수 언론은 일찌감치 ‘여우주연상감’이라며 전도연의 연기를 극찬했다. 심지어 한 언론은 ‘밀양은 보통 영화지만 여배우 전도연의 연기는 최고’라는 평까지 내놓았다.
프랑스 국민배우 알랭 들롱에게 손등에 키스를 받은 전도연은 수상 소감에서 “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을 이창동 감독이 가능하게 했다”면서 “송강호 오빠가 영화 속 신애라는 인물을 완전하게 했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전도연은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로 감사드린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수상을 예감했을까. 시상식 전날 전도연은 아이 낳는 꿈을 꿨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도연에게 2007년은 잊을 수 없는 해가 됐다. 3월 반려자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고, 열 번째 영화 출연작인 ‘밀양’으로 ‘이보다 더할 수 없는’ 찬사를 국내외에서 받았으니 말이다.
탄탄한 연기력 세계가 극찬 ‘월드스타’ 발돋움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톱배우였던 그가 월드스타로 발돋움하는 데는 17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1990년 고등학생 시절 ‘존슨 앤 존슨’ CF 모델을 시작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서울예대에 입학했지만, 수차례 탤런트 시험에 낙방하는 등 아픔도 컸다. 전도연을 눈여겨본 한 방송국 PD에 의해 MBC 청춘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 출연하면서 비로소 ‘연기자 전도연’이 탄생할 수 있었다. 97년 영화 ‘접속’에서 한석규와 호흡 맞춘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밀양’ 이전에도 전도연은 영화 ‘해피엔드’를 통해 연기의 전환점을 맞았고, 이후 ‘스캔들’ ‘인어공주’ ‘너는 내 운명’으로 최고 배우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와 함께 연기했던 상대 남자 배우들은 현재 모두 최고 스타로 활동 중이다.
전도연은 ‘밀양’에서의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0년 연기 타성에 젖지 않고 우물물 퍼내는 것처럼 마르지 않는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원동력과 자신감을 준 영화여서 보람 있다.”
10년 넘게 연기한 배우들에게는 결코 자각하지 못하는 연기의 타성이 있지만, 그는 달랐다. 스스로의 굴레에 갇힐 무렵, 그는 몸부림치듯 ‘밀양’에서 신애를 연기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자신을 갈고닦아 줄, 안 쓴 연기 근육을 자극해 자신도 모르는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준 감독과 작품을 만났고, 마침내 열매를 맺은 것이다.
전도연의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은 대한민국 영화인들에게 큰 기쁨이다. 무엇보다 전도연을 통해 한국 영화가 세계시장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동안은 세계 영화계가 한국 영화의 작품성, 즉 연출과 스토리에 주로 관심을 가졌지만 이번에는 배우에 진지한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폭이 넓어졌음을 확인하는 기회도 됐다.
이제 세계무대에 얼굴을 알린 전도연.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그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행복해진다.
전도연은 출국을 앞두고 이창동 감독에게 말했다. “사람들이 저한테 상을 탈 수 있겠느냐고 묻는데요?”
이 감독의 대답은 싸늘했다. “도연 씨의 기를 꺾으려는 게 아니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 도연 씨가 여기에서는 대배우지만, 국제무대에 가면 무명이나 다름없어. 칸영화제는 그렇게 단순한 영화제가 아닐 뿐 아니라, 상당히 정치적인 곳이기도 해. 그러니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마.”
못내 섭섭했을까. 전도연은 “피~, 누가 뭐라 그랬나요. 사람들이 그러더라는 거지”라고 받아쳤다.
칸영화제에 참석할 당시만 해도 전도연의 바람은 소박했다.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홍콩 배우 장만옥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정도. 그렇게 순진했던 전도연이 장만옥에 이어 아시아 배우로는 두 번째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됐다. 우리나라 배우로는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20년 만의 쾌거다.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엄청난’ 일은 어느 정도 예감됐다. 프랑스 칸 현지시사회 이후 각국 언론의 폭발적인 반응은 ‘밀양’팀에 좋은 조짐으로 여겨졌다. 해외 언론은 전도연을 인터뷰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 ‘뉴욕타임스’ 같은 유수 언론은 일찌감치 ‘여우주연상감’이라며 전도연의 연기를 극찬했다. 심지어 한 언론은 ‘밀양은 보통 영화지만 여배우 전도연의 연기는 최고’라는 평까지 내놓았다.
프랑스 국민배우 알랭 들롱에게 손등에 키스를 받은 전도연은 수상 소감에서 “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을 이창동 감독이 가능하게 했다”면서 “송강호 오빠가 영화 속 신애라는 인물을 완전하게 했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전도연은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로 감사드린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수상을 예감했을까. 시상식 전날 전도연은 아이 낳는 꿈을 꿨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도연에게 2007년은 잊을 수 없는 해가 됐다. 3월 반려자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고, 열 번째 영화 출연작인 ‘밀양’으로 ‘이보다 더할 수 없는’ 찬사를 국내외에서 받았으니 말이다.
탄탄한 연기력 세계가 극찬 ‘월드스타’ 발돋움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톱배우였던 그가 월드스타로 발돋움하는 데는 17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1990년 고등학생 시절 ‘존슨 앤 존슨’ CF 모델을 시작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서울예대에 입학했지만, 수차례 탤런트 시험에 낙방하는 등 아픔도 컸다. 전도연을 눈여겨본 한 방송국 PD에 의해 MBC 청춘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 출연하면서 비로소 ‘연기자 전도연’이 탄생할 수 있었다. 97년 영화 ‘접속’에서 한석규와 호흡 맞춘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밀양’ 이전에도 전도연은 영화 ‘해피엔드’를 통해 연기의 전환점을 맞았고, 이후 ‘스캔들’ ‘인어공주’ ‘너는 내 운명’으로 최고 배우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와 함께 연기했던 상대 남자 배우들은 현재 모두 최고 스타로 활동 중이다.
전도연은 ‘밀양’에서의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0년 연기 타성에 젖지 않고 우물물 퍼내는 것처럼 마르지 않는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원동력과 자신감을 준 영화여서 보람 있다.”
10년 넘게 연기한 배우들에게는 결코 자각하지 못하는 연기의 타성이 있지만, 그는 달랐다. 스스로의 굴레에 갇힐 무렵, 그는 몸부림치듯 ‘밀양’에서 신애를 연기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자신을 갈고닦아 줄, 안 쓴 연기 근육을 자극해 자신도 모르는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준 감독과 작품을 만났고, 마침내 열매를 맺은 것이다.
전도연의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은 대한민국 영화인들에게 큰 기쁨이다. 무엇보다 전도연을 통해 한국 영화가 세계시장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동안은 세계 영화계가 한국 영화의 작품성, 즉 연출과 스토리에 주로 관심을 가졌지만 이번에는 배우에 진지한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폭이 넓어졌음을 확인하는 기회도 됐다.
이제 세계무대에 얼굴을 알린 전도연.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그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