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9

2007.06.12

자나 깨나 재활훈련 ‘두문불출’ 박지성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입력2007-06-07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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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돌아온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집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후원사 계약식과 공식 기자회견에 얼굴을 내비쳤을 뿐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는 것.

    미국 콜로라도에서 오른쪽 무릎 연골수술을 받고 잉글랜드에 머물 때만 해도 수원 인근의 한 재활센터에서 몸을 추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원에서 재활한다는 소식이 국내에 먼저 알려지면서 이곳저곳에서 전화가 쇄도했다. 재활센터는 팬들의 문의 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낭패였다. 박지성은 다른 곳을 조용히 알아보던 차에 맨유 구단으로부터 “특별히 재활센터에 가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 재활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 박지성이 집에만 머무는 까닭이다.

    내성적인 박지성은 두문불출하는 데는 이골이 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도 이을용 김남일과 더불어 ‘방콕 3총사’로 불렸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휴가를 줘도 숙소를 벗어나지 않아 붙은 별명이다. 맨체스터에서도 그는 집 외의 다른 곳에는 거의 가보지 않았다. 내심 걱정스러워 “바람이라도 쐬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면 “마음 놓고 밖을 돌아다녀 봤으면 좋겠어요”라고만 답한다.

    그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구단에서 가져온 재활기계가 그의 유일한 벗이다. 전기장치로 무릎을 아래위로 움직여주는 이 기계는 무릎의 연골이 잘 생성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잠잘 때만 기계를 빼놓는다”고 말했다. 오전엔 구단이 짜준 프로그램대로 2시간가량 재활훈련을 하는데, 이때는 다친 무릎이 아니라 다른 부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재활은 지겹고 짜증나는 외로운 사투다. 박지성도 “두렵고 정말 하기 싫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는 만족스러운 시즌(fruitful season)을 보내기 위해 길고 긴 자신과의 싸움을 버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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