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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따로 또 같은 국민연금 개혁안

  • 김 용 하(순천향대 교수·금융경영학)

따로 또 같은 국민연금 개혁안

따로 또 같은 국민연금 개혁안
4월2일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간에 격돌이 있었다. 그 결과 정부여당안과 한나라당안 모두 부결되고, 정부 여당이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부수 법안으로 내놓은 기초노령연금법만 통과됐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눈치보기를 일삼는다고 싸잡아 공격했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타결의 실마리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희망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3년 넘게 이어온 연금개혁 논쟁은 평행선을 달리는 철로처럼 지금까지 아무런 접점도 찾지 못했으나, 이번 표대결에 부쳐진 양당의 안은 상당히 근접해 있다.

먼저 열린우리당 등이 제출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2.9%로 매년 0.39%씩 단계별로 인상하고, 급여수준을 현행 소득대체율 60%에서 50%로 낮춰 2065년까지 재정안정화를 이루자는 것이 골자다. 부수 법안인 기초노령연금법안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국민연금 전 가입자 평균소득의 5%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도록 한 법안이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안은 연금보험료를 9%로 고정하되 연금 급여수준을 열린우리당안과 동일한 5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자는 내용이다. 또 연금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가입자 평균소득의 10%를 기초연금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대상자를 65세 이상 노인의 80%까지 확대하자는 안이다. 그리고 정부의 재정부담을 감안해 시행 초기에는 기초연금을 열린우리당의 기초노령연금법안과 동일한 5%에서 시작해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하도록 했다.

제도 논의를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해보면 양당간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연금 급여수준을 현재의 60%에서 50%로 낮추자는 의견은 여야가 동일하다. 또 장기적으로 보험료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고갈 위험에 놓인 재정문제를 정부 여당은 보험료를 더 올려 해결하려는 반면, 한나라당은 조세 부담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여야의 합의 지점은 어디쯤일까.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을 감안할 때, 2009년부터 당장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국민 저항감이 거셀 것이 예상돼 여야는 당분간 보험료를 9% 선에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여야 자존심 대결보다는 합의 통과가 바람직

정부 여당이 제안한 기초노령연금제는 한나라당의 기초연금제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이기 때문에 별 이견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가 나는 것은 급여율. 한나라당은 그동안 20% 급여율 수준의 기초연금제 도입을 주장하다가 10%로 낮추면서 초기에는 정부여당안과 마찬가지로 5%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급여율을 10%까지 올리느냐, 5%로 고정하느냐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기에 적용대상 범위를 노인인구 60%로 하느냐, 80%로 하느냐의 차이가 추가되는 정도다. 두 가지 모두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한편 국민연금법 개정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국민합의 도출이다. 4월 초 연금법 파동 전만 해도 정부여당안과 야당안 모두 국민합의 절차가 부족했다. 그런데 이번에 제출된 한나라당안은 민주노동당뿐만 아니라 한국노총, 민주노총, 참여연대, 여성연합, YMCA 등 여러 사회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인 합의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최근 양당은 비슷한 두 안을 가지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렇게 되면 어떤 당 안이 통과되더라도 상처가 남고, 둘 다 통과되지 않으면 양당 모두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당리당략을 떠나 우리 현실과 미래에 바람직한 합의안을 마련해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주간동아 2007.04.24 582호 (p100~100)

김 용 하(순천향대 교수·금융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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