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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의 책|‘새벽빛’

상경 소년이 그룹 회장으로 ‘인생역전’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상경 소년이 그룹 회장으로 ‘인생역전’

상경 소년이 그룹 회장으로 ‘인생역전’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걸어온 길을 자세히 아는 사람이라면 그의 삶을 자수성가란 말로 표현하기에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돈 벌러 집을 나간 어머니, 사정없이 매타작을 하는 아버지,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히던 새어머니, 결국 초등학교 5학년 때 집에서 쫓겨나기까지 그의 유년은 참으로 불우했다. 지금의 성공을 어떻게 이루었는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을 정도다. 매출액 2조원대 그룹의 회장, 장학재단을 통해 70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선행가, 그리고 경영학 명예박사 등이 지금 그의 모습이다.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인생역전을 이뤘는지 그는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성 회장 인생의 반전은 친어머니를 찾아 서울행을 결심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집에서 쫓겨나고 1년 뒤 그는 서산에서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서울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어머니를 찾았지만 어머니에게 짐이 될 수는 없었다. 그는 새벽에 신문배달을 하고, 낮에는 약국에서 심부름, 밤에는 교회 부설 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교회의 도움으로 잠자리도 이곳에서 해결했다.

그는 이때의 삶에 대해 고향을 떠나오기 전보다 더 각박한 일과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몸은 힘들었지만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 세 동생과 함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이런 생활이 약 7년. 성 회장과 어머니는 고향에 작은 집과 약간의 전답을 마련한 뒤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때 그의 나이 21세였고 집과 땅을 사고 남은 돈은 1000원에 불과했다.

이후 그는 몇 년 동안 날품팔이를 했고 화물중개업에도 손대 어느 정도 돈을 모았다. 결국 1977년 건설업에 뛰어들었고 30여 년간 한길을 걸어오며 지금의 기업을 일궈냈다.

성 회장의 성공 원칙은 한마디로 ‘정공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처음 따낸 도로포장 공사를 하청업체가 부실하게 해 어려움에 빠졌을 때도, 뒷돈과 담합 등 편법을 동원한 타 업체들과 경쟁할 때도, 뇌물을 주고 공사를 수주했다는 누명을 쓰고 검찰 수사를 받을 때도 정면돌파를 택했고 그 방법은 항상 통했다.



성 회장은 성공의 또 다른 이유로 사람을 꼽는다. 이 책에는 그에게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인간적으로, 사업적으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조력자 구실을 했다.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

어린 시절 상경했을 때 잠을 재워주고 어머니를 찾도록 도와준 화물영업소의 이름 모를 곰보아저씨, 교회에 잠자리를 마련해주고 공부할 수 있게 도와준 도병희 전도사, 사업 시작과 성장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최순기 농협조합장, 화물차에 들이받히는 사고 피해를 당하고도 그의 사정을 봐준 육군 중령 등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그의 마음속 보은 명단에 들어 있다.

이 책은 큰 부(富)를 이룬 한 사업가의 자서전이자 전기다. 동시에 사업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지침이 될 만한 경영서이고, 삶에 지친 소시민에게는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줄 에세이집이 된다.

성완종 지음/ 따뜻한손 펴냄/ 288쪽/ 1만2000원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주간동아 2007.04.03 579호 (p92~93)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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