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9

2007.04.03

노 대통령 친서 갖고문성근 씨도 평양 갔다

김정일 위원장에게는 전달 안 된 듯 이화영 의원 방북 때 “답장 왜 안 보냈나” 항의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t

    입력2007-03-30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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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대통령 친서 갖고문성근 씨도 평양 갔다
    “내본심이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확인하라. 개인적으로는 문성근을 통해 보낸 편지가 잘 전달됐는지 확인하고 싶다.”

    지난해 12월16일 평양을 방문한 이화영 의원은 평양측 인사들에게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이렇게 전했다. 이 의원은 수첩을 앞에 놓고 또박또박 노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했다. 그는 “문성근의 평양 방문 때 그를 통해 보낸 친서의 답장을 받지 못해 대통령이 화가 났다”고도 했다.

    문성근 씨가 휴대한 노 대통령의 친필 서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친서를 받은 북한 인사가 김 위원장에게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노 대통령이 평양에 보낸 다른 메시지들도 온전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화낼 만한 사안이다.

    문씨가 전달한 편지 외에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노무현 정부의 비화는 적지 않다. 김대중 정부 말기와 노무현 정부 초기에 연이어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공동의장은 최근 참여정부 초기 북한이 제3국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초기 2차 정상회담이 성사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고 말했으며,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북한이 제3국 개최를 제안했다”고 확인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러시아 중국 등 제3국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지난해 3월부터 설(說)만 무성하던 DJ 방북은 6월 말까지 계속 추진됐지만 알맹이는 없었다고 한다. 고(故) 림동옥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곧 (정상회담이) 될 거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수사는 통일부-통전부 체제에서 나온 레토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이 가장 근접한 때는 2005년 6월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직후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2005년 말부터 평양은 정 전 의장에 대한 호감을 버렸다고 한다. 정 전 의장은 당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돌아갈 사람에게 선물을 줄 만큼 평양이 느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드라이브로 이뤄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이 다자포럼의 형태로 곧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 장관은 “북핵문제 해결의 진전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하나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6자회담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노 대통령, 임기 내 김 위원장과 포옹할 수 있을까

    2·13 합의의 비핵화 일정대로 북한이 4월13일까지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완료한 뒤 모든 핵프로그램의 핵불능화에 착수한다면, 캠프데이비드협정(이스라엘-이집트 간 맺어진 협정) 때처럼 미국이나 판문점 혹은 한반도에서 남-북-미 3국 정상이 종전선언에 서명할 수도 있다.

    북-미 두 나라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이 7월 전후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까지 포함한 4자 정상회담이 대안으로 채택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기 전에 김 위원장과 포옹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남북정상회담은 차기 대통령의 몫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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