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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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장비로 암 진단 백발백중

EMR 시스템 구축 통해 신속·정확성 높여 … 일본·중국 병원 관계자들 벤치마킹 위해 방문

  • 양병하 프리랜서 md5945@naver.com

    입력2007-01-02 1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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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장비로 암 진단 백발백중

    좋은강안병원은 환자의 모든 정보를 전산화해 관리한다(왼쪽). 좋은강안병원 구정회 원장.

    교사 이정숙(가명·41·여) 씨는 좋은강안병원(부산 광안동)에서 건강검진을 받다가 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에 눈앞이 캄캄했지만 3일 만에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이다. 이씨는 건강검진 절차의 하나로 영상의학과에서 PET-CT(양전자단층촬영기) 검사를 받던 중 목 부위 오른쪽 아래에서 종기가 발견됐다. 같은 시각 이 화면을 관찰하고 있던 병리과에서 갑상선암이라는 소견을 개진, 조직검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암 선고를 받았다. 이틀 뒤 외과팀은 병원 내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된 이씨의 촬영화면을 꺼내 본 뒤 암덩어리를 제거했다.

    개업의사 박모(35) 씨도 목이 불편해 이 병원을 찾았다가 암 진단을 받았다. 이틀 만에 정밀검사와 조직검사를 마치고 갑상선암임을 확인했다. 이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받은 뒤 이 병원에서 다시 초음파로 혈종 재검사를 마치기까지 딱 2주일이 걸렸다. 지금은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재발 병변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암은 물론 간질·파킨슨병도 1회 검사로 찾아내

    좋은강안병원이 이처럼 빨리 암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것은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 덕이다. 이 시스템은 병원 내 모든 시설을 첨단 정보기술(IT)로 연결해 환자의 기초정보에서부터 병력, 약물 반응, 건강상태, 진찰 및 입·퇴원 기록, 방사선·화상 진찰결과, 기타 보조연구 결과들을 의사와 간호사가 컴퓨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도록 한 것. 이 병원의 김철민(41) 영상의학과장은 “위암이나 폐암 등 각종 암은 물론 뇌종양, 간질,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을 단 1회의 검사로 찾아내 병기(病期)를 판단하는 기기(PET-CT)에다 IT(EMR 시스템)가 결합돼 ‘디지털 병원’ 모델로서는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의사나 간호사들이 환자의 차트와 X-레이 시트 등 서류를 한 뭉치씩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일일이 뒤지던 불편이 말끔히 해소됐다고 한다. 실제로 이 병원 의료진은 회진 때 차트를 들고 다니지 않는다. 대신 간호사 창구에서 DB와 연결해 환자의 병력과 처방, 경과 등의 사항을 출력한 A4 크기의 프린트 용지를 갖고 다닌다. 회진 결과는 즉시 DB에 새로 입력된다.

    좋은강안병원의 최고경영자(CEO)는 구정회(59) 원장. 그는 좋은강안병원을 비롯해 좋은문화병원, 좋은삼선병원, 좋은삼선한방병원, 좋은애인병원(이상 부산 소재)과 좋은삼정병원(울산) 등 6개 병원을 거느린 은성의료재단의 이사장이다. 부산병원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네트워크병원 경영의 원칙으로 ‘3S’를 제시한다. “재단 산하 병원들의 업무를 표준화(Standard)하고, 시너지(Synergy)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며, 이를 바탕으로 병원경영 정상화를 통해 성공(Success)을 일궈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좋은강안병원의 디지털 시스템은 해외에까지 소문이 나서 외국 공관들과의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12월4일 중국 영사관과 중국으로 입국비자 발급을 신청하는 한국인의 건강검진 병원 지정에 합의한 데 이어, 러시아 영사관과도 조인했다.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도 줄을 잇는다. 지난 8월 중국 난퉁(南通)대학 총장과 병원장 등 5명이 이 병원의 EMR 시스템과 종합건강진단센터를 둘러봤다. 7월에는 일본 효고현 사립병원협회 고베 지부의 의료진 23명이 견학을 했다.

    좋은강안병원 김종택 기획총무과장은 “일본의 병원들이 대개 중소형이어서 의료 분야는 아직 첨단 디지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견학 온 일본 의료진은 우리 병원의 시스템을 보고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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