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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월래스와 그로밋’

사랑스런 명콤비의 패러디 향연

  • 듀나/ 영화평론가 djuna01@hanmail.net

사랑스런 명콤비의 패러디 향연

사랑스런 명콤비의 패러디 향연
월래스와 그로밋이 돌아왔다. 그것도 장편으로. 애니메이션 팬들은 예의 차리지 않고 고함을 질러대도 된다.

월래스와 그로밋이 누군지 모르는 일반인들을 위해 그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덧붙이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월래스는 웨스트 월러비 가(街) 62번지에 사는 치즈 애호가 겸 발명가이고, 그로밋은 그가 키우는 말 없는 개다. 이들은 아드만 스튜디오의 닉 파크에 의해 탄생되었다. 닉 파크는 1989년부터 95년까지 이들이 주연하는 세 편의 단편 클레이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중 두 편이 아카데미 단편상을 받았다. 이후 파크는 드림웍스를 위해 장편 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는 그의 두 번째 장편(스티브 박스와 공동 감독했다)이고 이 전설적인 콤비가 등장하는 첫 번째 장편이다.

이 작품에서 월래스와 그로밋은 거대 채소 경연대회를 앞둔 마을사람들의 채소를 먹성 좋은 야생 토끼들로부터 지키는 일을 한다. 하지만 월래스가 토끼의 본성을 돌리기 위해 한 실험이 잘못되어 거대한 괴물 토끼가 마을을 누비며 채소밭을 엉망으로 만든다. 마을의 지주 레이디 토팅턴은 안전하게 토끼를 사로잡기 위해 월래스를 고용하지만, 레이디 토팅턴의 끈질긴 구애자이며 사냥광인 빅터 쿼터메인은 좀더 과격한 해결책을 선택한다.

다른 ‘월래스와 그로밋’ 영화들이 그렇듯, 이 작품은 전통적인 장르물의 패러디다.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에서 본격적으로 패러디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고전적인 해머 공포 영화들, 특히 늑대인간 영화들이다. 국내 개봉 제목에 사용된 거대 토끼라는 이름은 원제에 사용된 Were-Rabbit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명칭(wererabbit은 늑대인간이라는 뜻임)을 잘 살리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전의 단편들처럼 수많은 고유명사들이 ‘월래스와 그로밋’ 식으로 변형되어 배치되는데, 이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눈을 부릅뜨고 배경을 살피거나 가지고 있는 서구 교양을 총동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그로밋이 졸업한 개 훈련소 이름은 도그와트 유니버시티다. 월래스의 책장에는 ‘East of Edam’, ‘Fromage to Eternity’, ‘Waiting for Gouda’, ‘Grated Expectations’라는 책들이 꽂혀 있고. 빅터 쿼터메인은 물론 해거드가 쓴 모험 소설의 주인공 앨런 쿼터메인에서 이름을 따왔고, 클라이맥스에는 ‘킹콩’과 ‘닥터 후’ 시리즈의 영향이 보인다.

그러나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는 단순한 패러디로만 일관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는 풍부한 로맨스와 과학기술과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 그리고 두 대의 오락실 비행기들이 벌이는 멋들어진 추적전이 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우리의 사랑스러운 두 주인공인 월래스와 그로밋은 완벽한 콤비 플레이를 과시한다. 그들이 이전처럼 존재하고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이 장편 영화는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근사한 성찬을 제공해준다.







주간동아 2005.11.08 509호 (p74~74)

듀나/ 영화평론가 djuna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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